의약품으로 퍼지는 일본 불매 운동‥'대체 약제'를 찾아라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으로 의견 엇갈려‥불매 하더라도 건강과 '직접 연관'있는 약제는 배려 필요
박으뜸·조운 기자 acepark@medipana.com 2019-08-07 06:06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조운 기자]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한 반발로 `일본 불매 운동`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가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되자, 이는 `의약품`까지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다.
 
국내에 진출한 일본계 제약사의 법인으로는 ▲아스텔라스제약 ▲다케다제약 ▲다이이찌산쿄 ▲오츠카제약 ▲에자이 ▲산텐제약 ▲미쓰비시다나베파마 ▲쿄와하코기린 ▲오노약품공업 ▲코와 등이 있다.
 
이들 일본계 제약사들은 불매 운동이 번지기 전까지 국내에서 상당한 이익률을 보였다.
 
이에 따라 약사회 차원에서는 일반의약품을 위주로 불매 운동에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다.
 
국내에서 감기약, 소화불량 치료제, 구내염 치료제, 비타민 등 많은 일본산 일반의약품이 존재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들이 상당수 존재한다는 설명이 덧붙여졌다.
 
그런데 의사회를 중심으로는 의약품 불매와 관련해 '국민의 건강권을 생각해서라도 신중해야한다'는 의견이 상당수 존재한다. 전문의약품의 경우 환자의 생명과 직접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일본 불매 운동 사이트에서 검색되는 일본 제약사들
 
그럼에도 일본 불매 운동의 움직임은 쉽사리 꺼지지 않을 전망이다. 일본 제품을 쓰지말자는 의도로 생겨난 '노노재팬' 등의 사이트에서는 지금도 일반약과 전문약의 구분없이 다양한 일본산 치료제들의 목록이 업데이트되고 있다.

◆ '일본 불매 운동'에는 같은 의견‥하지만 의약품은 '신중히' 접근
 

현재까지 메디파나뉴스가 살펴본 바,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을 놓고 일본 불매 운동은 조금 의견을 달리한다.
 
일반의약품의 경우 우리나라가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고 있기에, 약사들이 '가능하다'는 기조를 만들었다. '일본 제품 구매를 원하지 않는다면 알맞은 대체품을 찾아주겠다'는 포스터까지 등장했을 정도.
 
이미 지역 약사회들은 발빠르게 일본 제품의 불매 운동에 동참했다.
 
지난 7월 말부터 전북·전남·경남·강원도·대전·서울시약사회 등이 일본약 불매 운동의 뜻을 밝혔고, 부산시약사회와 광주시약사회는 따로 불매 운동을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일본 수출규제를 규탄하는 내용이 담긴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렇지만 일반의약품은 소비자가 직접 불매 운동을 할 수 있으나, 전문의약품의 경우 의사들의 권한이다. 
 
실제로 국내에 진출한 일본계 제약사들이 주로 전문의약품을 공급하고 있는 실정에서, 처방권을 가진 의사들이 불매 운동에 동참해야 타격을 입힐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대표적으로 아스텔라스제약의 경우 과민성 방광치료제 '베시케어(솔리페나신숙신산염)', 전립선암 치료제 '엑스탄디(엔잘루타마이드)'가 대표 품목이다.
 
다케다제약은 최근 샤이어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상위제약사로 도약했다. 그리고 DPP-4 당뇨병 치료제 '네시나(알로글립틴)', '네시나액트(알로글립틴/피오글리타존)', '네시나메트(알로글립틴/메트포르민)' 패밀리를 비롯 TZD 계열 당뇨약 '액토스(피오글리타존)', '액토스메트(피오글리타존/메트포르민)'로 국내 시장에서 판매를 올리고 있다.
 
다이이찌산쿄는 높은 성장제를 보이고 있는 NOAC '릭시아나(에독사반)'과  고혈압 치료제 '세비카(암로디핀/올메사르탄)', '세비카에이치씨티(암로디핀/올메사르탄/히드로클로티아지드)' 등이 주요 매출 품목이다.
 
에자이는 치매치료제인 '아리셉트(도네페질)'를 시작으로 '렌비마(렌바티닙)', '심벤다(벤다무스틴)', '할라벤(에리불린메실산염)' 등의 항암제가 주요 치료제다.
 
오노약품공업은 BMS와 손을 잡고 면역항암제인 '옵디보(니볼루맙)'와 '여보이(이필리무맙)'로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전문의약품에 있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 강하다. 전문의약품은 약의 특성과 환자 상태 등에 따라 처방되는 약이기 때문이다. 의학적인 판단이 아닌 국적에 따라 약을 변경하면, 오히려 환자를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신중함은 대학병원에서 더욱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일본계 제약사가 내놓은 전문의약품은 항암제도 대거 포함되는데, 상식적으로 쓰고 있는 항암제를 단번에 다른 타사 항암제로 바꾸기에는 위험이 따른다. 최근에 등장한 신약일 경우 더더욱 대체할 품목이 없는 상황.
 
또한 일본 제약사 치료제를 국내 제약사가 판권을 도입해 판매하고 있는 케이스도 있기에, 굉장히 애매모호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만약 전문의약품이라도 국산의약품 및 일본을 제외한 다국적제약사 제품으로 바꿀 수 있는 상황이라면, 의사들도 동참해달라는 요청이 있다. 약사 회장들 중에서는 각 지역 의사회를 설득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성남시약사회는 성명서를 통해 "대한의사협회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주권 국민으로서의 당연한 권리 행사인 일본의약품 불매 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같은 맥락에서 환자의 치료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타 제품으로 처방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중소병원들도 점차 늘어났다. 게다가 이미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가 갑자기 약을 바꾸는 것은 어렵지만, 신규 환자의 경우 타 제약사 제품으로 처방을 시작해도 괜찮다고.
 
한 병원계 관계자는 "신규 환자의 경우 큰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 일본 의약품을 대체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중소병원이나 개원가의 경우 환자 풀이 넓지 않다보니 이러한 시도가 가능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한 정신건강의학과 개원의는 "의사들 사이에서도 일본 불매 운동이 뜨거운 감자이기는 하나, 전문의약품에 있어서 만큼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 우세하다"며 "다만 기존 환자의 경우 약을 바꾸기는 어렵지만, 신환에 대해서는 일본산 처방약이 아닌 국내산이나 타국 제품으로 대체가 가능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일본약을 대체할 수 있는 국산 치료제의 부재에 대한 안타까움도 들려왔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일본 불매 운동이 중요한 이슈이기에 내 스스로도 현재 처방하고 있는 일본약 중 대체할 수 있는 국산약이 얼마나 있나 살펴봤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전문약은 불리한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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