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특별법 핵심 '수련환경평가'‥"명단 공개해야 바뀐다"

규정 위반한 수련병원, '과태료' 보다 무서운 건 '이미지 타격'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19-08-07 12:22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전공의 특별법 시행에도 전공의의 수련환경이 쉽사리 개선되지 않으면서, 매년 진행되는 수련환경평가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가천대학교 길 병원에서 당직 중 사망한 故 신형록 전공의가 업무상 과로에 따른 산업 재해로 인정받았다.

지난 2016년 12월 23일부터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이하 전공의 특별법)이 본격 시행됐음에도, 수련병원이 이를 지키지 않아 해당 전공의가 과도한 근무를 해야해 결국 목숨을 잃었다는 것이 인정된 것이다.

전공의 특별법이 시행된 지 2년 반이 넘었지만 가천대 길 병원과 같은 유수한 대학병원에서조차 규정을 지키지 않는다는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수련병원들이 편법을 이용해 해당 법을 우회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근무표에 표기된 당직자 외에 다른 전공의도 함께 당직을 서고 있으며, 이를 숨기기 위해 실제 당직자의 ID를 공유해 처방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겉으로는 법을 준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은 수련병원들이 많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사실 전공의 특별법의 핵심은 전공의 수련관련 정책, 수련병원 지정기준, 연차별 수련과정 등을 심의하는 기구인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있다.

전공의 특별법 전까지만 해도 수련병원의 이익을 대변한다 할 수 있는 대한병원협회 하 병원신임위원회가 해당 역할을 하여, 사실상 올바른 수련환경 마련에 기여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보건복지부 주도로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운영됨으로써 의료계는 보다 객관적으로 수련병원을 평가해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보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린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그 구성원부터 전공의보다는 수련병원의 입김이 더 센 상황이다. 실제로 교수가 9명, 병원장이 2명이고, 전공의는 단 2명만이 위원으로 위촉된 상황이다.

더 문제시 되는 것은 수련환경평가위원회의 평가 결과가 일반에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로 복지부는 올해 2월 법이 시행된 지 2년여 만에 첫 정규 수련환경평가 결과를 공개하면서, 전국 94개 병원에서 법령 미준수가 확인돼 법에 따라 과태료 및 시정명령 처분을 내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복지부는 해당 명단은 공개하지 않은 채 단순히 수련환경평가 미준수 병원의 개수, 수련규칙 항목별 미준수 비율 등을 발표하는 데 그쳤다.

물론 전공의법을 위반한 수련병원에 100~500만 원 수준의 과태료와 시정명령 등 행정처분을 내리고, 정당한 사유 없이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경우 수련기관 지정 취소를 예고하며 전수 점검 계획을 밝혔지만 여태까지 수련기관 지정 취소 사례는 없다.

이에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위원 구성 개편을 통해 피교육자인 전공의 참여를 높이고 매년 수련환경 평가를 공개하여 결과에 따라 우수 수련병원을 지정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래야만 전공의 특별법이 실효성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모 대학병원 전공의 A씨는 "아무리 규정을 많이 어겨도 수련병원은 최대 500만 원에 불과한 과태료 처분에 그친다. 사실 수련병원 입장에서 500만 원의 과태료는 큰 문제가 도지 않는다. 수련기관 지정 취소가 가장 큰 채찍이지만, 수련병원들은 복지부도 그 파장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복지부가 이를 실제로 이행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병원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이미지 타격이며, 따라서 수련환경평가의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 얼마나 개선됐는 지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이 수련환경평가의 공표를 가능하도록 하는 전공의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지만, 병원들의 반대를 받은 바 있다.

그는 "병원들이 법을 운운하며, 평가 결과 공개를 막고 있다. 두렵기 때문일 것이다"라며, "병원들의 실질적 이행을 담보하기 위해 수련환경 평가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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