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웃는 `임상데이터`‥이렇게 돼야 신약 가능성 보인다

신뢰 축적된 기존 치료제 뛰어넘는 데이터 필요‥허가 획득했어도 상업적 성공은 불투명
박으뜸기자 acepark@medipana.com 2019-08-12 12:02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글로벌 주요 학회에서 신약 후보물질의 데이터가 공개가 되면, 저마다 임상결과 해석을 놓고 의견을 달리한다. 이 해석은 기업의 주가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곤 한다.
 
가치있는 신약 후보물질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해석이 필요한 것이 사실. 특히 신약 개발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성공 및 실패에 대해 가늠할 수 있는 시각이 요구된다.
 
한국투자증권의 진홍국 애널리스트는 "신약이 출시되고 판매되기 위해서는 이미 데이터를 통한 신뢰가 축적된 기존 치료제를 뛰어넘을 수 있는 확실한 강점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판매 허가를 획득할 수는 있어도 상업적 성공은 불투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ASCO(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미국임상종양학회)에서 임상결과 해석의 유형은 다양했다.
 
임상결과는 해석의 유형을 크게 ①경쟁약물과의 비교(피어 비교형) ②지난 데이터와의 비교(YoY 비교형) ③새로운 기전의 성공과 예상치 못한 부작용등 돌발상황 발생(서프라이즈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 피어 비교형 – 경쟁제품보다 좋아야 한다 = 임상결과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성이며 그 다음은 효능이다. 특히 항암제의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없다는 가정 하에, 임상성공을 가늠할 수 있는 효능의 기준은 경쟁약물 대비 비열등한 것이다. 혹은 성공적 상업을 위해서는 경쟁약물 대비 효능이 우월해야 한다.
 
임상결과가 점차 개선되고 있거나 절대적 관점에서 뛰어나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결과들은 많다. 그렇지만 이러한 결과들이 통계적 유의성을 갖추지 못했거나 경쟁약물의 결과가 더 뛰어날 경우 임상을 통과하거나 판매허가를 얻기에는 어려울 수 있다.
 
올해 ASCO에서 발표된 신약 후보물질 중 인사이트 테파퓨틱스의 '캡마티닙(Capmatinib)'은 피어 비교형에 속한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중 TKI(Tyrosine Kinase Inhibitor) 계열 약물에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가 시장을 선두하고 있다. 그러나 출시 3년이 지난 현재 타그리소를 처방받은 일부 환자들에서 내성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
 
이는 종양에서 cMET유전자가 과발현하기 때문임이 확인됐고, 이에 따라 글로벌 제약사들은 앞다퉈 cMET 저해제를 개발하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후보물질은 머크의 '테포티닙(Tepotinib)'과 인사이트의 '캡마티닙'이 있다.
 
두 약물 모두 임상 2상에서 우수한 효능을 보였고, 현재 출시된 cMET 저해제가 전무한 상황에서 개발 단계가 가장 앞서 있어 기대감도 높다.
 
이번 ASCO에서 두 약물의 데이터 공개는 투자자들에게 두 후보물질을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1차 치료제로서 캡마티닙의 ORR(객관적반응률)은 68%로 테포티닙(59%)보다 높게 나왔으나 2차 치료제로서는 41%로 테포티닙(45%)을 소폭 하회했다.
 
1차 치료제에서는 캡마티닙의 효능이 우위로 나타났으나 4등급 이상의 부작용 발생률과 치료중단 환자 발생의 비율은 각각 4.5%와 11.4%로 테포티닙(0%, 4.6%)보다 약간 높았다.
 
하지만 이는 효능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투자자들은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인사이트의 주가는 ASCO 기간 동안 6% 상승했으며 기업 가치는 약 12억달러 상승했다.
 
◆ YoY 비교형 – 데이터의 개선이 있어야 한다 = 임상결과 해석에 있어 지난 데이터와의 비교는 중요하다. 기업의 실적증가 여부가 투자 판단에 중요한 것처럼 임상데이터도 지난 번 결과와 비교했을 때 안정적으로 유지 혹은 개선돼야 한다.
 
경쟁제품보다 좋았다 하더라도 하향세를 나타내고 있다면, 향후 발표될 결과에서는 경쟁제품보다 효능이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임상실패에 대한 우려가 발생하면 주가는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다.
 
아이오반스(Iovance Therapeutics)의 'LN-144'은 정확히 YoY 비교로 투자자를 획득한 케이스다.
 
LN-144(Lifileuce)는 지난해 미국 Washington DC에서 열린 SITC(Societyfor Immunotherapy of Cancer)에서 47명의 환자에게서 38%의 ORR을 기록했다.
 
2019년 ASCO에서 발표된 임상 2상 중간결과에는 환자수가 55명으로 증가했고, 관찰기간이 늘어났음에도 ORR은 여전히 38%를 유지했다.
 
'LN-144'은 현재 진행성 흑색종의 경쟁약물로 1차 치료제인 BMS의 옵디보+여보이, 머크의 키트루다, 2차 치료제는 암젠의 임리직이 있어 이들과의 비교도 중요하다.
 
옵디보+여보이 병용투여는 임상 3상에서 ORR 58%, 키트루다는 33.7%, 임리직은 26%를 기록한 반면 LN-144는 이미 면역관문억제제나 BRAF 억제제를 투여받은 적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38%의 ORR를 유지했다.
 
또한 2015년 ASCO에서 발표했던 여보이 또는 BRAF 저해제로 치료받았던 환자를 대상으로 한 키트루다 임상은 ORR이 22%에 불과했다.
 
LN-144가 현재까지 SAE(Serious Adverse event, 심각한 부작용)도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 수준의 데이터가 향후에도 유지된다면 2차 치료제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
 
◆ 서프라이즈형 –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타났다 = 신약 개발에 있어 새로운 기전의 성공 가능성 부각, 예상치 못한 치명적인 부작용 발생 등이 서프라이즈형에 해당한다.
 
암젠의 'AMG-510'은 KRAS G12C 변이가 일어난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후보물질이다.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약 15%에서 KRAS G12C 변이가 일어나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크다. 미국에서는 매년 약 5만명의 신규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KRAS 억제제는 지난 30년간 제약사들이 개발 실패를 거듭해 왔다.
 
그러나 암젠이 이번 임상 1상에서 질병 조절률(DCR) 90%라는 높은 효능을 보여주며 서프라이즈를 시현했다. 발표 당일 암젠의 주가는 5.5%, 기업가치는 29.6억달러가 상승했다.
 
흥미로운 점은 유사한 기전의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던 미라티(Mirati Therapeutics, MRTX US)의 주가도 덩달아 32%, 기업가치는12.4억달러 증가했다는 것이다. 미라티는 KRAS 저해제가 주목받게 되면서 ASCO가 끝난지 한달 뒤인 7월 노바티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SHP2 저해제 TNO-155와 미라티의 MRTX-849를 병용투여해 고형암을 타깃하는 임상 1상을 진행하게 됐다.
 
우리나라 기업들 중 에이치엘비의 위암치료제 '리보세라닙'의 경우에는 피어와의 비교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다. 현재 출시된 위암 3차 치료제인 론서프, 옵디보와의 효능을 비교해 임상 성공 여부와 상업성을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메지온의 '유데나필'과 헬릭스미스의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VM-202x'는 임상 2상 대비 효능의 통계적 유의성을 향상 및 유지해야 성공하는 YoY 비교형이다.
 
서프라이즈형에는 무용성 평가에서 미국 DMC(Data Monitoring Committee,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로부터 예상치 못한 임상 중단을 권고받은 신라젠의 간암 치료제 '펙사벡'이 해당한다.
 
진홍국 애널리스트는 "임상결과 해석의 유형들을 임상결과 발표가 임박한 우리나라 기업에도 적용해 볼 수 있다. 임상의 성공을 예측하는 것은 어려우나 임상결과 해석의 결을 숙지한다면 결과가 발표됐을 때 성공 및 실패에 대해 가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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