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케어에 원격의료" 전국의사대표자 350명 투쟁 '공감대'

문재인 케어 이어 원격의료에 위기감 높아진 의사들
투쟁 방식에 대한 내부 불만들도 제기
박민욱기자 hopewe@medipana.com 2019-08-19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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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골자로 한 문재인 케어가 발표된 지 2년이 지났다.

그동안 의사들의 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상·하복부 초음파, 뇌·뇌혈관 MRI 급여화 등 정부의 타임테이블로 진행됐다.

이런 상황에서 강원도 규제자유특구 지정, 전북 완주와 충남 서천군 등에서의 원격의료 시범사업이 추진되면서 의사들의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지난 18일 서울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롬에서 전국 의사대표자 350명이 모여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열어 투쟁의 당위성과 방법론 등의 의견을 교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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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케어 이어 원격의료까지…"이러다간 의료가 망가진다"

이 자리에서는 현재 의사들이 처한 현실에 대한 한탄과 더불어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 이하 의협)가 투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토로가 나왔다.

의협 대의원회 이철호 의장은 "그동안 정부의 무차별 삭감과 저수가 상황에서 건강보험 재정을 소진하는 문재인 케어를 진행하고 있다. 이것은 바로 의사의 의견을 묵살한 일방적 독재정책이다"며 의협 창립 이후 지금이 가장 큰 위기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건강을 위해, 후배 의사의 생존을 담보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 결정해야 할 순간이다. 이제라도 의사들은 목소리를 내고 뭉쳐야 한다"며 "집행부는 투쟁 열기가 약하다고 변명하지 말고, 대표자 협력을 바탕으로 위기의식 공유하고 투쟁의 불 지펴야 한다. 투쟁 역량이 극대화되면 우리의 요구를 관철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문재인 케어에 이어 지자체에 원격의료의 단초가 될 수 있는 시범사업을 추진하자, 지역의사회의 우려감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강원도를 국제 자유특구로 지정해 원격모니터링을 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변경해 진단 처방까지 확대하는 원격의료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와 동시에 8월 14일, 전북 완주군은 "운주면, 화산면 지역 주민들 40명을 대상으로 원격의료지원 시범사업을 보건지소를 이용하는 환자에게 공보의와 방문간호사를 활용하며 적용하겠다"고 발표해 공분을 사고 있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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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단 백진현 단장(전북의사회장, 사진)은 "원격의료에 대해 이제 복지부는 자신들의 업무를 중소벤쳐기업부로 우회하는 꼼수를 부리며 시행하려고 한다"며 "시도의사회나 시군구의사회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정책을 독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런 정부의 정책기조에 여자의사들도 분함을 느끼며, 의료계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의협 의쟁투와 함께 투쟁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여자의사회 이향애 회장은 "의협 지도부가 단식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저항에 나섰지만, 정부는 정책 변화를 시도하기보다 굴종을 요구하듯 문 케어를 밀어붙이고 있다"며 정부가 의료계의 요구를 무작정 외면한다면 의사들도 분연히 일어설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에 화답해 젊은 의사들도 향후 의료계의 투쟁 방향에 동조하며, 앞서 선언한대로 대한의사협회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위원장 최대집, 이하 의쟁투)의 합법적이고 대승적인 투쟁 로드맵을 지지하고 투쟁의 길에 참여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이승우 회장은 "지금 정부는 재정적 지원이나 보상 없이 의사들에게 과중한 노동과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으며, 왜곡된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하지 못한채 원격진료를 추진하고 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이런 정부의 비겁한 행태에 모든 방법을 강구하여 대응할 것이다. 기형적인 의료체계에서 묵묵히 희생을 감내하며 수련 받고 있는 전공의들은 앞으로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젊은 의사로서 의료변혁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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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쟁투 구성에도 변한 것 없어…투쟁 한계점 여실히

반면 일각에서는 제40대 집행부와 의쟁투의 투쟁방식이 한계가 있다는 따끔한 지적도 제기했다.

대개협 좌훈정 보험부회장은 "문재인 케어를 발표한지 2년이 되었다. 그동안 의료계 내부에서는 강경한 투쟁을 외쳤던 최대집 회장이 당선되어 세 차례 전국 집회를 여는 등 반대했지만, 결국 달리진 것이 없었다"며 돌아봤다.

그는 이어 "최대집 회장의 진정성을 믿고 지지하고 있다. 아울러 의협 집행부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좋은 결과는 또 다른 것이다"며 "과거 실패한 투쟁의 역사를 반복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의협이 의쟁투를 구성하면서까지 행동력을 높이고자 하고 있지만, 일반 의사들의 참여가 미진해 투쟁이 '찻잔 속에 태풍'처럼 미완에 머물고 있다는 것.

또한 의료계 내부에서는 매번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핑계'로 총파업 등의 카드를 주저하고 있는 형국이다.

좌 보험부회장은 "과거 역사를 돌아보면 모든 거사에는 때가 중요하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병원, 전공의, 봉직의들이 움직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다 준비되어 투쟁한 적이 없었다"며 "준비라는 것은 투쟁을 하면서 진행되고 열기가 올라온다. 이 과정에서 지도자들의 솔선수범과 희생이 필요하다"고 외쳤다.

이어 "만약 투쟁을 하다가 회장, 부회장이 잡혀가면 이사가 대신하고 이사가 잡혀가면 시도의사회장단, 이어 전공의 등등 바통을 이어받으며 더욱 커진다. 투쟁을 주저할 것이 아니라, 의사들 각각이 내일이라고 생각하며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동시에 18일 발표된 결의문을 들고 청와대 앞으로 분수대로 찾아가 낭독해보자는 긴급제안을 했다.

아울러 봉직의 단체에서는 의협이 투쟁과 총선기획단 참여를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있다며, 이는 정부가 의사단체를 패싱했던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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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병원의사협의회(이하 병의협) 주신구 회장<사진>은 "의쟁투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병원의사협의회 위원을 추천했지만, 들어가지 못했다. 아울러 총선기획단 구성에서도 비토당했다"며 "실제 투쟁을 위해서는 봉직의가 참여하지 않으면 안되는데 왜 패싱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의사단체의 투쟁의 핵심기구인 의쟁투가 의도적으로 직역을 배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시각.

또한 투쟁을 외치는 의협이 물밑에서는 정부와 접촉을 하는 방식도 이해하기 힘들며 원격의료의 단초가 되는 각종 정책에 찬성을 했던 집행부가 이를 반대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개진했다.

주 회장은 "의협이 투쟁을 통해 문재인 케어 정책변경을 달성했다면서 최근 단식과 동시에 또 정책변경을 요구했다. 그렇다면 두 개의 발표 중 하나는 잘못했다는 것이다"며 "지난 7월 26일 의협은 복부·MRI 급여화 협상, 7월 30일 비뇨기· 생식기 관련 보험 협상테이블에 나갔다. 앞으로는 파업을 말하면서 이렇게 협상을 해주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투쟁의 파괴력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앞서 원격의료가 처음 대두된 2014년에는 의사 총파업을 통해 막았다. 지금 다시 원격의료 시범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 이것이 갑자기 나온 정책인 것이 아니라, 커뮤니티케어와 방문진료와 연계돼 자연스럽게 추진된 것이다. 그런데 의협은 이 두 사업에 협조해 놓고 이제 와서 반대를 하고 있어 앞뒤가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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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과적인 투쟁 위한 고심 "의협 중심 뭉쳐, 국민 눈높이 맞춰야"

현재 의사들이 닥친 상황에 대한 고찰과 더불어 이기는 싸움, 투쟁을 위해서는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대한의학회 장성구 회장은 "우리는 20년 간을 거리에서 투쟁했다. 얻은것이 무엇이고, 잃은것이 무엇인지 냉철히 생각해봐야 한다"며 "거리로 나서는 것, 파업에 대한 언급 등이 과연 효과가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우리의 의지가 담겨있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의료계 내부 목소리에만 들을 것이 아니다. 먼저 국회의원과 시민단체의 시선을 잡는 것이 필요하며, 사회적으로 타 이슈가 없을 시기를 잘 포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국회와 시민단체가 의사들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은 찾아야 한다는 것. 따라서 의협의 주장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서 이뤄져야 한다는 메시지이다.

나아가 의료계 한 원로는 의료계 내 비판적 태도에 대한 질타를 하며, "감옥이라도 가겠다"고 선언한 최대집 의협 회장을 믿고 따라줘야 한다고 독려해 참석한 의사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2000년 의약분업 당시 투쟁에 나섰던 의협 김인호 고문은 "최대집 의협회장이 당선돼 지금까지 그동안 명분을 쌓아왔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가시적인 투쟁의 길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 '감옥에 갈 각오로 투쟁하겠다'는 지도자를 만나는 일은 쉽지 않다. 이런 각오를 가진 지도자 아래 모여서 마지막 전투를 해보자"고 강조했다.

앞서 최대집 의협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이번 투쟁에 모든 것을 걸었다. 그 과정에서 감옥에 가야한다면 2년이든 3년이든 옥중에서도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회장을 믿고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모두 참여해 투쟁에 나서자고 독려를 한 것이다.

한편 이날 대표자들은 "의료를 살리려는 의사들의 피맺힌 절규를 똑똑히 들어라. 진료실이 아닌 투쟁의 거리에서 의사들과 마주하게 되는 날, 의료는 멈추고, 의사들의 손에 다시 살게 될 것이다"며 결의문을 채택했다.

구체적으로 ▲대책없는 문재인 케어 전면 폐기 ▲진료수가 정상화 ▲한의사 의과영역 침탈행위 근절 ▲원격의료 도입 즉각 중단 ▲의료전달체계 확립 ▲의료에 대한 국가재정 투입 정상화 ▲의료분쟁특례법 제정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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