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소한 '급성요폐'…전립선비대증 환자 대다수"

"치료 지연 시 신장 기능 손성 우려"
박민욱기자 hopewe@medipana.com 2019-08-22 09:07
50대 남성 김 씨. 변의를 느껴 화장실로 갔지만 갑자기 소변이 한 방울도 나오지 않았다. 그로부터 1시간 반 쯤 지났을 무렵, 다시 화장실로 갔지만 이번에도 실패였다. 얼마 후 아랫배가 실실 아리더니 참을 수 없이 아프기 시작했다.

'오줌보'는 터질 것 같은데, 화장실을 아무리 들락날락거려도 소변이 나오지 않았다. 계속되는 통증에 견디지 못한 김 씨는 급기야 응급실을 찾았고, '급성요폐'라는 진단을 받았다.
 
급성요폐는 소변이 마려운데 화장실에 가서 소변을 보려 해도 소변이 한 방울도 나오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보통 중년 및 노년 남성에서 관찰되는데, 이는 해당 연령대에 흔한 전립선비대증과도 연관이 있다.

실제로 대한비뇨기과학회 자료에 따르면, 남성 급성요폐 환자의 70% 가량이 전립선비대증 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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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선처럼 빵빵… 방광 크기 3배 이상 부풀어

을지대병원 비뇨의학과 유대선 교수에 따르면 급성요폐는 소변을 보려고 해도 요도가 막혀 소변을 볼 수 없는 상태다.

방광이 수축하는 힘이 일시적으로 장애를 일으켜 아무리 힘을 줘도 소변이 나오지 않게 되고, 그로 인해 방광에는 소변이 점차 차오른다. 보통 남성의 방광은 400~500cc의 소변을 담는데, 요폐가 오면 부풀어 올라 심한 경우 1500cc 이상까지 부풀어 오르기도 한다. 이렇게 방광의 크기가 정상보다 3배 이상 부풀면 아랫배가 볼록하고 탱탱하게 만져지며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전립선비대증도 등이 급성요폐의 흔한 원인이 된다. 전립선비대증은 말 그대로 전립선의 크기가 정상보다 커지는 질환이다. 커진 전립선이 요도를 압박하면 소변 줄기가 약해지고, 소변 횟수가 평상시보다 증가하거나, 자는 도중에 깨 화장실을 가거나, 소변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는 등의 증상이 생긴다. 특히 전립선에 의해 압박된 요도가 제대로 이완되지 않아 갑작스럽게 급성요폐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전립선비대증 환자가 감기약을 복용했을 경우에도 급성요폐가 나타날 수 있다. 감기약에 든 항히스타민제와 교감신경흥분제가 방광근육의 수축력을 저하시키고 소변이 나오는 길인 방광입구와 전립선의 평활근을 수축시켜 입구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전립선암이나 요도협착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하고, 복용 중이던 전립선비대증 약물을 중단한 경우나 전립선 수술 후 일시적으로 경험하는 경우가 있다. 심한 변비나 당뇨 등도 급성요폐의 원인이 될 수 있다.
 
◆ 치료 지연 시 신장 기능 손상될 수도

급성요폐는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방광근육의 수축력이 소실돼 본래의 방광기능이 더욱 악화 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방광내 압력의 상승을 유발한다. 방광내 압력 상승은 방광내 혈류량을 감소시켜 산소가 부족한 허혈상태 및 조직의 손상을 유발한다.

결과적으로 방광기능 저하 및 변성이 올 수 있다. 또한 신장의 요배출을 악화시켜 요관이나 신장이 늘어나는 수신증을 유발하고, 지속될 경우 영구적인 신장기능 손실을 유발할 수 있다. 이밖에도 요로감염이나 방광결석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우선 급성요폐가 발생하면 통증 경감을 위해 응급처치로 소변을 뽑아준다. 이후 요도로 도뇨관을 밀어 넣어 인위적으로 소변을 배출시킨다. 대개 급성요폐가 일어나면 방광근육이나 점막이 손상된 상태이므로 약 1~2주정도 도뇨관을 삽입한 채 방광에 휴식을 주고 정상적인 소변보기가 가능해질때까지 기다린다.

전립선비대증 환자의 경우 전립선비대증 약을 함께 복용하면 도뇨관을 제거한 후 정상적인 배뇨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방광의 수축력이 저하된 경우에는 방광의 수축력을 향상시키는 약 등을 전립선비대증 약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전립선암, 방광결석, 요도협착 등 치료 가능한 원인 질환이 있는 경우는 해당 질환에 대한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 소변, 참지말고 그때그때 보내버려야

급성요폐는 매우 당황스럽고 고통스러운 경험이다. 따라서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전부터 '소변을 오래 참으면 병이 된다'는 소리가 있다. 급성요폐를 예방하려면 소변을 억지로 참는 것은 금물이다. 귀찮더라도 요의를 느끼면 바로 소변을 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소변을 오랫동안 참다가 정작 소변을 보려고 하면 요도를 압박하고 있는 방광근육이 잘 풀리지 않아 급성요폐를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 교수는 "단, 소변을 참지 않는 것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과민성 방광 등의 질환으로 소변이 얼마 없음에도 방광이 예민해 자주 화장실을 찾는 경우에는 소변을 참았다가 보는 것이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이런 증상을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으므로, 비뇨의학과 전문의와 상담해볼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과음도 급성요폐의 주요 위험인자가 될 수 있다. 유 교수는 "보통 술을 많이 마신 상태에서 잠들게 되면 소변양이 증가해 방광이 갑자기 심하게 팽창, 새벽에 아랫배가 아파서 깨어도 소변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적절한 음주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립선비대증 환자의 경우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는 것이 급성요폐 예방의 지름길이라 할 수 있다. 감기약을 먹을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감기약을 처방받기 전 반드시 전립선비대증 치료 중에 있음을 알려야 한다. 감기약을 먹는다 하더라도 전립선비대증 약도 지속적으로 복용할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이뇨작용이 있는 커피나 홍차, 콜라 등의 카페인 음료도 급성요폐에는 좋지 않으므로 자제해야 한다. 평소 다양한 채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등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 온수 좌욕은 전립선과 회음부의 근육을 이완시켜 주고 혈액순환을 촉진하기에 급성요폐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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