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심사 선도사업, 관치의료 시스템 더욱 강화 우려"


과소진료와 제네릭 약제 사용 유도하는 심사
박민욱기자 hopewe@medipana.com 2019-08-22 09:31

[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분석심사 선도사업이 결국 의료비를 통제하고, 관치의료 시스템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회장 주신구, 이하 병의협)는 22일 성명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병의협은 "분석심사는 경향심사를 이름만 바꾼 것에 불과할 뿐, 경향심사의 내용과는 다를 것이 전혀 없다"며 "지표 모니터링 중심의 심사 방향, 전문가평가제로 이름만 바꾼 동료평가제 등 기존에 경향심사에서 추진하고자 했던 내용들이 분석심사에도 그대로 포함되어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부의 이런 기만행위에 대해서 의료계에서는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지만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았고, 지난 8월 1일부터 분석심사 선도사업을 강행했다"고 돌아봤다.

2018년 뇌-뇌혈관 MRI 급여화가 논란이 되는 과정에서 경향심사를 핵심으로 하는 심사체계 개편안이 공개된 바 있다.

이에 의료계 내부에서는 경향심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이는 의료비 통제의 수단이며, 오히려 의료 질이 하락하고 의료의 자율성이 저해될 것이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단지 이름만 바꾼채 해당 사업을 그대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

병의협이 정부가 배포한 분석심사 책자를 분석한 결과, 결국 과소진료와 제네릭 약제 사용을 유도하는 비용영역 지표들이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분석심사 선도사업 지침의 후반부 별첨에 있는 '주제별 분석심사 대상 및 분석지표' 항목에 따르면 선도사업에 포함된 질환이나 수술은 총 5개로 고혈압, 당뇨병, 만성폐쇄성폐질환, 천식, 슬관절치환술이다.

이 중에서 슬관절치환술은 종별에 관계없이 모두 분석심사의 대상이 되었으며, 나머지 4개의 질환들은 의원급 의료기관들에 한해서만 분석심사의 대상이 되었다.

병의협은 "각 항목에 나와 있는 분석지표들은 의료의 현실을 반영하기도 어려울뿐더러 의료의 왜곡과 질 저하를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높아 우려스럽다"며 "또한 이 지표들로 인해서 일어날 현상을 예측해보면 분석심사를 통해서 정부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보인다"고 선을 그었다.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총진료비를 구성하는 것이 바로 원내진료비와 원외약제비 임을 감안했을 때, 총진료비도 낮게 유지해야 하지만 의료기관들은 지표값 관리를 위해서 원내진료비와 원외약제비도 각각 낮추는 방향으로 진료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

원내진료비를 낮춘다는 의미는 과소진료를 의미한다.

따라서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가 정부에서 정해진 항목 이외에 추가적인 검사를 더 하고 싶다고 요구하여도 의사는 원내진료비 증가의 부담 때문에 이를 쉽게 응하기 힘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병의협은 "이런 문제들은 의료현장에서 의사와 환자의 신뢰관계 형성을 어렵게 하고, 환자들의 의료에 대한 만족도를 저하시키며 결국 의료의 질이 저하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전했다.

나아가 "같은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라고 하더라도 비교적 검사를 자주 해보아야 하는 초고령 환자나 합병증 우려가 높은 복합 질환자들은 의원급 의료기관들의 기피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러한 환자들이 종병이나 상급종병으로 몰리게 되면 의료전달체계도 무너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원외약제비를 낮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비교적 약가가 낮은 제네릭 약제를 처방해야 하고, 약제의 종류도 최소화해야 한다.

이런 이유에서 분석심사 해당 질환을 진료할 때는 약제 종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환자의 다른 증상에 대한 처방을 기피하게 될 것이다고 관측했다.

병의협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출시되는 제네릭 약제들의 효과와 안전성은 신뢰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전부터 국내 생동성 시험의 신뢰성은 꾸준히 지적되어 왔으며, 최근 중국산 원료를 사용하여 안전성에 문제가 되었던 발사르탄 사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의사뿐만 아니라 환자들도 국내 제네릭 약제를 신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최대한 싼 약을 처방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원외약제비 지표는 환자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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