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일회용기저귀, 감염 위험 有 연구 발표‥논란 예고

의료폐기물공제조합 의뢰 요양병원 기저귀 연구 최종결과‥141곳 중 28곳 '폐렴구균'검출
의료계 '감염성 없는' 일회용 기저귀 일반폐기물로 전환 주장‥연구 신뢰성에 의문 제기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19-08-26 12:09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정부의 의료폐기물 저감 정책의 하나로 추진되고 있는 일회용기저귀의 일반폐기물 전환이 의료폐기물 처리업계의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의료폐기물 처리업계는 환경공학, 미생물학 등 전문가에 의뢰해 일회용기저귀 감염성균 및 위해균에 대한 위해성 조사연구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입법 타당성 부족을 주장했다.
 
▲ 김성환 단국대 미생물학과 교수(위탁연구책임자)

한국의료폐기물공제조합이 26일 조선웨스턴호텔에서 지난해 12월 서울녹색환경지원센터에 의뢰한 '전국 150개 요양병원 대상 일회용기저귀에 대한 감염성균 및 위해균에 대한 조사연구'(연구책임자 서울녹색환경지원센터는 이재영 서울시립대 환경공학과 교수, 위탁연구책임자 김성환 단국대 미생물학과 교수)의 최종 결과 보고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지난 6월 환경부는 감염 우려가 낮은 치매, 만성질환 등의 환자가 배출하는 기저귀를 일반폐기물로 전환하는 내용의 '폐기물관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일부개정 입법예고(안)'을 공개한 바 있다.

해당 입법예고가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의료폐기물의 발생량이 급등하는 데 반해 이를 처리하기 어려워지면서,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감염성 및 위해성이 낮은 의료폐기물을 일반폐기물로 재분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부터이다.

이에 대해 의료폐기물처리업계는 당장 의료폐기물 발생량을 줄이기 위해 법과 제도를 완화하는 것보다는 추후 발생될 수 있는 환경·생태적 문제 및 안전성 문제에 대한 엄격한 관리가 선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발표에 나선 위탁연구책임자 김성환 단국대 미생물학과 교수는 "의료폐기물 급등 문제 해결에 대한 논쟁 속에 본질이 누락됐다. 일회용기저귀를 일반폐기물처럼 처리해도 정말 안전한 것인지에 대한 확인이 부재된 것이다"라며, "의료기관 일회용 기저귀가 실제로 감염성 및 위해성이 낮은지 등에 대한 신뢰할 만한 미생물학적 과학 자료가 부재해 이에 대한 조사가 시급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교수는 전국 요양병원의 10% 정도에 해당하는 152개 요양병원에서 배출된 일반의료폐기물 용기를 대상으로 감염균과 위해균에 대한 위해성 조사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자들은 공제조합의 적극적인 협조로 의료폐기물 소각 처리장을 방문하여 의료폐기물 수거업체로부터 반입되는 일회용 기저귀를 무작위로 채취했으며, 분자진단(PCR 방법)을 활용해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조사를 수행한 152개 요양병원 중 일회용기저귀가 없었던 11곳을 뺀 141개 요양병원 중 19.9%인 28개소에서 법정감염병 제2군인 폐렴구균이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폐렴구균은 감염과 사망률이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감염우려가 있는 격리병동이 아닌 일반병동의 환자로부터 배출된 일회용기저귀에서 폐렴구균이 검출됐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병원균의 유래에 대한 철저한 안전성 조사 및 감염 예방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법정감염병은 아니지만 최근 국내외 저명학술지에서 약물의 지속적인 사용 등에 의한 해당 균의 감염성과 내성 증가에 대한 내용이 발표되고 있는 폐렴간균이 135개(95.7%) 요양병원에서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요로감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프로테우스균과 포도상구균은 각각 95개소(67.4%)와 84개소(59.6%)에서 발견됐고, 각종 화농성 염증이나 식중독 등 다양한 감염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황색포도상구균은 134개소(95%)에서 나왔고, 피부질환을 일으키는 가디다균은 분석결과 5개소에서 배출된 기저귀에서 발견됐다.

김 교수는 "요양병원 내 일반병동에서 배출되는 일회용기저귀는 폐렴 및 요로감염, 각종 염증, 피부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는 감염 위험이 있는 병원균이 상당수 내재돼 있다고 판단할 수 있어 일회용기저귀로부터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철저한 조사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환경부가 입법예고한 폐기물관리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대로 '감염성 여부'를 정확히 판단해 일회용기저귀를 감염성이 있는 의료폐기물과 감염성이 없는 사업장일반폐기물로 철저히 분리·배출할 수 있을지 우려가 된다는 입장이다.

덧붙여 "시료채취를 위해 개봉한 141개 일반 의료폐기물 전용 용기 내 의료폐기물 이외의 폐기물이 있는 경우가 76개소로 절반 이상의 요양병원에서 철저한 분리·배출이 이뤄지지 않음을 확인했다"며, "이처럼 요양병원 내에서 의료폐기물과 생활폐기물의 분리·배출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의료폐기물 발생량 대비 처리시설 용량 부족 현상이 나타나는데 일조한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대한요양병원협회는 의료폐기물공제조합이 해당 연구의 중간 연구결과 발표에 대해 해당 연구보고서의 신뢰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특히 연구에 사용한 요양병원 일회용기저귀가 감염병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격리실 환자'의 것인지, 감염성이 낮은 일방병실 환자의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나아가 비감염성환자의 기저귀에서 감염성균이 나왔다고 이를 일반폐기물로 분류해 처리할 경우, 타인에게 감염성균을 전파한다거나 위험하다고 판단할 근거가 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요양병원협회 등 의료계는 일찍부터 '감염 우려가 낮은 환자의' 일회용기저귀의 의료폐기물 제외를 주장하며, 일본, 캐나다, 미국 등에서는 이미 감염성이 없는 일반환자의 기저귀를 일반폐기물로 분류해 처리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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