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 과실에도 유독 의사만 '구속'‥"타 직종에선 드문 일"

김연희 변호사, 형사사건화 경향 많아‥과실 비율에 있어서도 판사 재량 커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19-08-28 11:50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에도 의사를 구속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직업 상 업무상 과실로 인해 구속되는 케이스는 의사가 거의 유일한 것으로 나타나, 사법부의 의료인에 대한 강압적 수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8월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앞에서 삭발시위를 하는 대한의사협회
 
지난 27일 법무법인 의성 김연희 대표변호사(현 대한의사협회 자문변호사 겸 법률전문위원)는 의료전문지 법원출입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최근 잇따른 의료인 구속 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2017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사건, 2018년 성남시 횡격막탈장 오진 사건, 2019년 안동 산부인과 산모 사망 사건.

일련의 사건들은 모두 사법부가 관련 의료진을 구속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에 공분한 의사들은 거리로 나섰다. 대한의사협회는 최대집 회장을 필두로 법원 앞 1인 시위, 삭발 투쟁, 광화문 앞 대규모 전국의사 총궐기대회 등을 개최했으며, 의사 전과자를 양산하는 형사입건을 당장 중단하고 진료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의 특례를 법으로 정하는 '의료사고 처리특례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특히 최대집 회장은 "의료의 전문가인 의사도 전문적 지식과 경험에 따라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위험을 예견할 수도, 회피할 수도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최근 의료과오 사건에서 의료진에 대해 100% 손해의 책임을 지우는 배상판결을 하거나 해당 의료진을 구속하는 사건이 이어지고 있는 현실을 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김연희 변호사는 "실제로 직업적으로 일을 하다가 구속까지 되는 것은 매우 드문 사례다"라며, "의사 직업을 제외하고는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즉 대부분의 업무 상 과실은 고의성이 없기 때문에 구속 수사를 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유독 의사만은 고의가 아님에도 일단 '구속'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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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변호사는 "직업과 관련해 업무를 하다가 구속을 한다는 것은 일종의 직무수행의 자율성 저해로도 볼 수 있다"며, "해외 선진국의 경우에도 의사를 업무상 과실로 인해 구속한 케이스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그에 의하면 선진국의 경우 의료과실을 형사사건화 하는 사례가 거의 없고, 중과실 등으로 형사사건화 된다 해도 구속되는 일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의료사고가 민사 배상으로 번지더라도, 국가 차원에서 보험으로 이를 부담해주며 의사를 보호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김연희 변호사(사진)는 "구속만이 문제가 아니다. 최근들어 의료사고에 대한 형사사건화 경향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검찰청이 발표한 통계자료에서 업무상과실치사상죄로 접수된 사건 수를 살펴보면 2014년 6,733건, 2015년 7,299건, 2016년 7,511건, 2017년 8,221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고, 의료법 위반으로 접수된 건수도 2014년 6,111건, 2015년 6,201건, 2016년 6,672건, 2017년 7,230건으로 증가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형사 사건의 경우 과실을 경과실과 중과실 두 종류로 구분하는데, 의료사고의 경우 어디부터 중과실인지 이를 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 민사배상 사건에서도 의사의 책임비율이 100%까지 나오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 역시 판사의 재량이 많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연희 변호사는 "고의로 저지른 범죄, 마약류 관리법 위반, 성범죄 등의 사건은 반드시 구속되어야 하는게 맞다. 하지만 직업과 관련된 업무를 하다가 구속되는 것은 의사가 유일하다"며, "의료의 특성 상 예측 불가능한, 원인을 밝힐 수 없는 사건이 빈발하는 만큼, 무조건 구속하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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