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 한번이라도 겪었다면‥"`PCSK9 억제제`가 도움"

[연중기획 희망뉴스] 고강도 스타틴 요법으로 LDL-C 조절 안된 환자‥'레파타'로 CV 위험 현저히 낮춰
ASCVD는 예방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치료제 급여로 사회경제적 파급 효과 예상
박으뜸기자 acepark@medipana.com 2019-09-04 06:05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심근경색과 같은 심혈관계(CV) 질환을 한번이라도 겪은 환자는 두려움에 시달린다. 언젠가 또 다시 CV 이벤트를 겪지 않을까하고 말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1년도 급성심근경색증 평가 결과에 따르면, 국내 심근경색 환자의 퇴원 후 1년 내 사망률은 8.3%로, 초기 발생 시 치료를 받고 퇴원해도 환자 10명 중 1명은 1년 내에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심혈관계 질환은 예방이 가능하다. 
 
죽상경화성심혈관계 질환(심근경색, 뇌졸중 또는 말초 동맥 질환: ASCVD, Ather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의 발병과 진행은 당뇨병, 고혈압과 함께 저밀도지질단백질 콜레스테롤(이하 LDL-C)이 주요 위험 인자로 꼽힌다.
 
이 LDL-C를 효과적으로 낮추기만 한다면, ASCVD 환자들의 CV 이벤트를 월등히 줄일 수 있다는 근거가 마련됐다.
 
이러한 맥락에서 `PCSK9 억제제`는 고위험 이상지질혈증 환자에서 LDL-C 목표치를 70mg/dL 이하 혹은 기저치(baseline) 대비 50% 이상으로 낮춘다. 스타틴 고강도 요법만으로 목표 LDL-C 도달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PCSK9 억제제는 말 그대로 '다크호스'같은 치료제로 권고되고 있다.
 
PCSK9 억제제의 진가는 ASCVD 환자에게서 정확히 발휘된다. 고위험군 심장질환 환자에게서 LDL-C 저하를 통해 심혈관 위험 감소를 가능하게 한다는 데이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는 국내 환자 케이스에서도 확인이 됐다.
 
국내에서 이상지질혈증 환자군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은 CV 이벤트가 발생한 뒤로 기존 약으로는 효과가 극히 떨어진다. 그래서 애초 CV 이벤트를 막을 수 있는 약을 사용하거나, 이미 CV 이벤트가 발생한 환자들에게는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외의 PCSK9 억제제와 같은 새로운 치료옵션이 요구됐다.
 

동아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심혈관센터) 김영대 교수<사진>는 심근경색 재발 예방을 위해 `PCSK9 억제제`의 급여가 확대돼야 한다고 바라봤다. 이는 그가 직접 치료한 환자 사례를 통해 더욱 생각이 강해졌다.
 
◆ 기존 약으로 조절되지 않는 LDL-C, 위험 요소를 함께 안고 가는 것

[사진 설명] 2014년 심근경색 발생 당시 환자의 컨디션을 기록한 진료 수첩. 선천적인 가족성 고콜레스테롤 혈증 외에 당뇨와 흡연 등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동반하여 초고위험군(Very High Risk ASCVD)에 해당하는 전형적인 환자로 볼 수 있다.
 
김 교수가 A 환자(43세)를 처음 만났을 때가 2006년. 13년 전 A 환자는 만 30세의 나이에 당뇨병을 앓고 있었고 흡연자였다. 말 그대로 안좋은 위험 인자를 다 갖고 있던 환자인 셈이다.
 
이미 A 환자는 20대인 2001년부터 LDL 콜레스테롤이 300mg/dL 정도였으며,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FH) 진단을 받았다.
 
그래서 김 교수는 A 환자에게 바로 고강도 스타틴 치료를 시작했다. 하지만 현존하는 약제 중 제일 강한 치료요법이었음에도 추적 검사에서 혈중 LDL-C이 160mg/dL 이상이었고, 환자가 약을 안 먹으면 230-245mg/dL까지 올라갔다.
 
김 교수는 "처음부터 FH의 진단 하에 치료를  했고 현실적으로 쓸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썼지만, 혈중 LDL-C가 조절이 안됐다. 30세에 벌써 경동맥 경화반(carotid plaque)가 있어 무증상 죽상경화성 질환이 생긴 것을 알 수 있었고 중년이 오기 전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심혈관질환이 조기에 발생할 위험이 아주 큰 환자임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A 환자는 기존 약제로는 LDL-C을 목표치 아래로 낮추지 못했고 환자 본인도 담배를 계속 피는 등 건강 관리에 큰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결국 통원 진료 과정 중에 심근경색이 왔다. A 환자의 나이 38살의 무렵이었다.
 
김 교수는 "2014년 A 환자에게 심근경색이 발견됐다. 당시 심한 흉통이 오지는 않았고 통원 진료 중 심전도 변화가 있어 관상동맥 CT (CT Coronary)를 찍었다. 그랬더니 우관상동맥이 막혀 있었고 좌관상동맥에도 여러 군데 병변이 있었다. 초음파를 해봤더니 좌심 하벽에 심근경색이 왔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안타까운 이야기이지만, LDL-C 수치를 잡지 못해 심근경색이 오는 것을 눈 뜨고 지켜봐야 했다. 환자가 최고위험군임을 알았지만 결국 심근경색 발생을 일차적으로 막지 못했다. 이제는 재발, 합병의 위험이 커 2차 예방을 해야 하는데, LDL-C 수치가 내려가질 않았고 이를 해결할 수 없어 좌절감이 컸다. 이미 한번 CV 이벤트가 발병했기 때문에 환자에게 앞으로 아주 조심해야 한다고 주의를 줬다"고 회상했다.
 
그나마 심근경색을 겪은 A 환자 본인이 건강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된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담배를 끊고 본격적인 몸관리를 시작한 것.
 
그러나 김 교수는 고민했다. LDL-C 수치가 여전히 기대만큼 내려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사실 기저 LDL-C가 300 mg/dL 정도이었기에, 기존 약물로 100mg/dL 근처까지만 내려올 수 있다면 잘 된거라 보았다. 하지만 140-150 mg/dL이 한계였다"고 말했다.
 
◆ `레파타` 처방 후 눈으로 확인한 LDL-C 감소 효과‥그야말로 '드라마틱'
 
[사진 설명] 2014년부터 현재까지의 환자 LDL-C 검사수치의 변화. 2019년 레파타 투여 이후 급격한 LDL-C 수치 하강을 확인할 수 있다.
 
여러 고민 끝에 김 교수는 A 환자에게 `PCSK9 억제제` 계열의 신약 `레파타(에볼로쿠맙)`를 처방했다. 그리고 레파타는 A 환자의 인생에 가장 큰 도움이 되는 약이 됐다. 레파타를 쓴 이후로 단기간 안에 LDL-C 수치가 47-49mg/dL로 안정화됐기 때문이다.
 
레파타는 FOURIER 등 주요 임상연구를 통해 스타틴 치료 이후 더 이상의 치료 옵션이 없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LDL-C 목표달성률 87%를 보여준 치료제다.
 
치료 4주 이내에 빠른 LDL-C 강화 효과를 보였으며, 이러한 효과는 추적기간인 168주까지 지속적으로 유지됐다. 이 연구는 추적관찰 2.2년(중앙값)만에 확인된 것으로, ASCVD 예방 효과를 확인한 지질저하제 연구 중 최단 기간안에 이뤄졌다.
 
이를 기반으로 레파타는 기존의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 요법으로도 LDL-C가 70mg/dL 미만에 도달하지 못한 심근경색 고위험 환자의 새로운 치료 대안이 됐다.
 
그리고 레파타는 지난해 ASCVD 적응증 허가 이후 1년간 국내 의료 현장에서도 의료진 및 환자들에게 처방데이터가 쌓여 그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고 있는 상황. 
 
이미 국내외 학회 가이드라인에는 이 PCSK9 억제제의 역할이 정확히 정리된 상태다.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 이어, 미국심장학회(ACC), 미국심장협회(AHA), 유럽심장학회(ESC) 등은 공통적으로 PCSK9 억제제가 죽상경화성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매우 높은 초고위험군의 환자, LDL-C 70mg/dL 이상의 환자에게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에서도 환자 특성에 따라 스타틴을 최대 내약 용량으로 치료했음에도 불구하고, LDL-C 목표 달성에 실패한 심근경색 경험 환자 또는 스타틴 불내성 환자에게 기존 치료에 PCSK9 억제제 병용을 권고했다.
 
김 교수는 "A 환자를 레파타로 치료한 뒤, 바로 혈중 LDL-C가 뚝 떨어졌다.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효과였다. 나조차도 이렇게까지 LDL-C 수치가 떨어질 지 몰랐다"고 말했다.
 
1월 24일부터 레파타 투약 8주만에 A 환자의 LDL-C는 49mg/dL, 3개월 후 측정한 LDL-C 수치는 47mg/dL로 기록됐다.
 
단기간 내 LDL-C 수치가 현저히 떨어지자, 환자도 삶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다. 이전까지는 볼 수 없던 효과에 삶에 대한 의욕을 갖고 질병을 관리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
 
이를 통해 김 교수는 고위험군 환자에게서 레파타가 있고, 없고의 차이를 분명하게 느끼게 됐다.
 
김 교수는 "A 환자가 기존에 있던 치료방법을 반복했다면 향후 심근경색의 재발, 혹은 뇌경색 등 죽상경화성 질환의 발생을 피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담배를 끊어 위험 요인은 하나 제거했지만, 현존하는 약을 다 먹더라도 어느 시점에서 재발이 올 가능성이 많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죽상경화성 심장질환(ASCVD)은 고령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젊은 연령에서도 지속적으로 케이스가 보고가 되는 요즘이다.
 
국내 급성심근경색등록(KAMIR) 통계를 살펴보면, 심근경색 환자의 평균 연령은 65세, 뇌졸중의 경우 전체 발생의 3/4 환자는 75세 이상 연령 군이었다.
 
김 교수는 "ASCVD는 40대 중반부터 동맥경화가 잘 생기기 시작하고, 실제 병으로 나타나는 것은 50대 중반 이후이다. 여성의 경우는 남자보다 10살 정도 더 호발 연령이 높다. 몸에 안 보이는 동맥경화 자체는 45세이면 호발하기 시작하고, 거기에 협심증, 뇌졸중, 심근경색이 나타나는 것은 50대 중반 이후부터 잘 나타난다"고 말했다.
 
다만,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은 위험인자가 클수록 보다 젊은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당뇨가 있으면 평균보다 젊은 나이에 심근경색이 생길 수 있다. 특히 A 환자와 같은 가족성 고콜레스테롤의 경우는 30대, 혹은 20대에서도 심근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
 
의사들이 심근경색을 앓고 난 환자에게 강조하는 것이 합병과 재발을 막는 2차 예방이다. 2차 예방을 위해 정립된 수단은 스타틴이나 아스피린, 베타차단제 등의 약물 치료가 있고 필요한 경우 제세동기와 같은 장치를 이용할 수 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현재까지 정립된 기존 약물이나 수단으로 많은 부분 2차 예방 관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기존 치료옵션을 아무리 써도 LDL-C의 목표(Goal)에 도달할 수 없는 환자들이 존재한다. 한번 CV 이벤트를 겪고 LDL-C가 조절이 안된다면 다시 심근경색을 겪고 치명적 결과로 이어지거나, 심부전이 올 경우 평생 치료가 요구된다.
 
따라서 PCSK9 억제제로 2차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면, 이는 환자에게 엄청난 의미를 갖는다. 
 
김 교수는 "기존에 심근경색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에 비해 심혈관 합병의 위험이 2배 이상 크다. 심근경색이 재발되면 그 자체로 치명적일 수 있고 그렇지 않다 해도 심근 손상이 가중돼 심부전의 상태로 살게 된다. 한마디로 삶의 질은 매우 나빠진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확실한' 심혈관계 질환 예방 효과‥'급여'로 환자 접근성 좋아지길
 

CV 이벤트를 겪을 정도의 고위험군 환자는, 스타틴과 에제티미브의 병용으로도 LDL-C 조절이 안되는 경우가 흔하다.
 
따라서 PCSK9 억제제를 통해 긍정적인 환자 사례가 축적되고 있는만큼, 김 교수는 `ASCVD 환자의 LDL-C 저하를 통한 심혈관 위험 감소`에 급여가 확대되길 소망했다.
 
A 환자의 경우 아직 젋고 직업도 있으며, 질병 극복을 위한 개인적인 의지가 강한 상황이었기에 모든 치료 비용 부담을 감수했다. 하지만 A 환자가 아닌 고령의 환자의 경우, PCSK9 억제제가 필요함에도 비용 부담 때문에 접근성 자체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동안 여러 해외 학회에서는 심혈관계 위험도가 높은 고위험군의 경우, PCSK9 억제제가 장기적으로 봤을 때 비용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도출돼 왔다.   
 
해당 결과들을 추려보면, 먼저 PCSK9 억제제로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면 사회의 의료비지출부담도 낮출 수 있고, 심부전 등의 심각한 질환을 예방하게 되면서 건강수명도 연장된다.
 
또 심근경색을 경험한 환자들은 재발 시 사망 또는 장애의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레파타를 통해 이러한 치명적인 사건을 예방·관리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사회경제적 비용 감소와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심장질환은 암보다는 발생하는 연령층이 젊기 때문에, 활동할 수 있는 연령에서 사회적, 경제적 손실이 크다. 즉 사회적 비용 절감을 위한 예방적인 차원에서의 관리가 중요하다. 또 암 같은 질환은 예방적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이 검진 외에 별다른 수단이 없는데, 심장질환은 위험인자 관리를 하면 심질환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80%정도 까지는 예방할 수 있다. 개인별 질환 발생의 예측도 가능해 위험인자를 통해 리스크를 예측하고 질환을 예방하는 관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암과 다른 큰 차이점이다"고 덧붙였다. 
 
몇번이나 강조하듯, ASCVD는 예방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혈압, 당뇨병, 콜레스테롤 인자의 관리가 그 예다.
 
레파타는 고난도 고지혈증, 스타틴을 못 쓰는 환자들, 기존의 약으로 안 되는, 대안이 없었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었다. 이들 환자에게 레파타의 급여는 개인적, 사회적 재활에 큰 도움을 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교수는 "심혈관계 질환 예방과 관련해 우리나라는 과거에 비해 많이 발전했다. 각 지역에 권역별 심혈관 센터가 생겼고, 예방관리 법령이 생겨났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는 여전히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부족한 점이 있다. 심혈관 질환 예방관리를 위한 예산이나,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회부담을 줄이기 위해 조금 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개인적으로 미국에 있을 때, 유방암이나 에이즈 같은 질환에 비해 심장질환의 연구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어 심장학회에서 청원서를 돌리는 모습을 봤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암이 우선적으로 관리 대상이 됐고 법률로 예산까지 지원되고 있다. 심혈관 질환센터가 생기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암에 비해 예산이나 사회적 관심 차원에서 지원에서 미흡한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 2019 메디파나뉴스, 무단 전재 및 배포금지>'대한민국 의약뉴스의 중심'메디파나뉴스

[제약ㆍ바이오] 최근기사

많이 본 뉴스

댓글 쓰기

실명인증

독자들이 남긴 뉴스댓글

박으뜸기자의 다른 기사

로그인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