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어쩌란 거냐? 골수이식 성공해도 항생제 없어 죽는다"

감염내과 "문재인케어 대상은 '중요한 것'부터..생명결부 약제 급여화·스튜어드십 지원 필요" 촉구
복지부, "충분히 필요성 공감, 임상교수 제안 의견 방향으로 가도록 추진하겠다"
서민지기자 mjseo@medipana.com 2019-09-05 12:01
[메디파나뉴스 = 서민지 기자] "골수이식, 간이식 등 큰 수술을 잘 해놓고도, 어이없게 항생제를 쓰지 못해 사망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최근 문재인케어로 많은 비급여의 급여화가 이뤄져 의료 접근성이 강화되고는 있으나, 정작 생명과 직결된 다제내성균 항생제 급여화에 대해서는 소홀한 상황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명수 의원과 대한항균요법학회가 5일 개최한 항생제 다제내선균 감염 대응 방안 정책토론회에서 감염내과 교수들이 이 같은 문제를 성토하면서, 항생제 신약 급여화를 촉구했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병원 대부분 다인실 구조며, 중환자실도 다인으로 사용돼 감염가능성이 높다"면서 "다제내성균의 경우 그 환자가 사용했던 침대, 물품 사용시 소독을 해도 다른 환자가 사용하면 감염되는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더욱 문제는 대부분 이들 환자가 퇴원 후 요양병원을 가고, 요양병원의 항생제 사용 제한과 감염관리 지원 부족 등의 이유로 감염이 확산된다는 점"이라며 "이들이 중환자가 되면 종병, 대학병원으로 이동하면서, 감염환자가 대폭 확대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다제내성균 환자에게 쓸 수 있는 약이 부족해서 사망 확률이 높다"면서 "카페베넴의 대안 항생제가 없어 여러 항생제를 섞어서 쓸 수밖에 없고, 최근 광범위 항생제 개발이 어려워져서 특정 내성균에 잘듣는 항생제는 국내 도입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우리나라의 2014~2019년 7월 항생제 신약 도입 현황을 보면, 달바반신, 시벡스트로, 오리타반신, 저박사, 세프타지딤-아비박탐, 델라플록사신, 메로페넴-버보박탐, 세크니다졸, 폴라조마이신, 에라바사이클린, 오마다사이클린, 리파마이신, 레카브리오(이미페넴-실라스타틴-렐레박탐) 등 FDA 승인을 받은 신약 중 시벡스트로와 저박사만 허가를 받았고, 이중 비용 문제로 저박사만 비급여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 교수는 "물론 예방과 감염관리 강화 등도 필요하나, 일단 균에 걸린 환자의 경우 적합한 약을 사용해 살리는 것이 우선"이라며 "최근 골수이식 등의 환자 수술 성공률은 높지만, 이들의 다제내성균 감염으로 인해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가격(비용)만으로 결정돼 환자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는만큼, 급증하는 다제내성균 감염 대응을 위해서는 신약개발을 지원할 뿐 아니라, 신약이 조속히 현장에 들어오도록 급여평가에서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항생제 도입 및 급여결정과정을 개선해 다제내성균 감염 치료제를 확보하고, 이에 대한 건보 적용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이와 함께 오남용 방지를 위해 항생제 스튜어드십을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양대병원 감염내과 배현주 교수도 "문재인케어를 하면서 의료접근성, 보장성이 높아지지만, 불필요한 치료, 불필요 검사를 우선 급여화하면서 생명과 직결되는 항생제는 뒤로 밀려있다"면서 "일반적 서비스가 아닌, 의료에 적극적으로 필요한 경우에 급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 교수 역시 "다만 항생제는 막 쓰면 안 되기 때문에 급여 확대와 함께 스튜어드십 운영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국가가 전적으로 의사와 환자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고려의대 감염내과 최원석 교수 역시 "감염내과 교수는 적정한 방향으로 항생제 사용하도록 하는 일을 한다. 그럼에도 치료옵션이 지나치게 제한돼 환자들이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건보 초점이 더 중요한것에 맞춰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공보험의 성격에 맞게 흔한 치료를 싸게 지원하는 게 아니라, 어려운 치료에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
 
최 교수는 "항생제 개발의 비용은 다른 신약과 같이 매우 비싸고, 물질을 발견하기도 더 어려운데, 신약의 경제적 가치(시장성)는 낮은 편"이라며 "어려움을 이겨내고 개발하면 정부에서 쓰지 못하는 환경을 마련하고 있다. 많은 항생제 신약이 나와도 우리나라는 2곳만 들어온 것은 국내 도입시 손해를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전성과 효과가 증명됐다면 적어도 쓸 수 있는 옵션으로 적용돼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결국 피해는 환자로 간다"면서 "가격, 비용으로 치료 접근성이 제한되면 돈 낼 수 있는 사람만 치료가 가능해지는 상황이 된다"고 지적했다.
 
"골수이식하고 사람이 죽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정부 "개선하겠다"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도 "골수이식, 간이식 등 어려운 수술을 성공적으로 해놓고도, 현장에 치료제가 없어 카페베넴 감염으로 사망하는 어처구니 없는 경우가 많다"고 비판했다.
 
엄 교수는 "우리나라는 못사는 나라도 아니고, 충분히 보험급여해서 투여할 수 있는 경제수준의 나라인데도, 약이 들어오지 않거나 들어와도 안 하는 상황"이라며 "임상현장에서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조속히 적정한 비용을 투여해 환자를 살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이와 함께 스튜어드십 비용을 지원해 적정한 항생제 사용환경이 마련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최경호 사무관은 "사연없고 안타깝지 않은 약제가 없다"면서도, "항생제는 소외된 부분이 있으며, 정말 중요한 분야지만 비용효과성 때문에 임상현장에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고 공감했다.
 
최 사무관은 "특히 저박사의 경우 필요성이 상당한데 경제성평가 허들을 넘지 못한 점에 대해 매우 아쉽다. 외국에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합리적으로 손을 보는지 파악해서 급여권으로 들여오는 방안을 고민해보겠다"면서 "다제내성과 관련해서는 전문가 의견과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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