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 '병들었다'는 보험업계..심평원 비급여 심사 법제화 요청

반사이익보다 풍선효과가 더 크다는 입장..학계 "왜 보험상품 보장성강화 대상에 초점?" 반박
서민지기자 mjseo@medipana.com 2019-09-06 06:04
[메디파나뉴스 = 서민지 기자] 민간보험업계에서 실손보험에 대한 도덕적 해이와 비급여 급증, 정보 비대칭성으로 손실이 막대해지고 있는 만큼, '칼질'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기존에 공적보험(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주장을 깨고, 오히려 반사이익 보다 '풍선효과'로 인한 피해가 크다는 주장을 내놨다.
 
때문에 대대적 '칼질'에는 비급여 가격의 통제 뿐 아니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심사 및 관리가 의무 시행되는 한편, 보험료 차등제, 상품구조 개선, 할증제도 마련 등이 이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험연구원은 지난 5일 실손의료보험제도 현황과 개선방안을 주제로 정책세미나를 열고, 이 같은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날 보험연구원 이태열 선임연구위원은 "실손은 이미 병들었다. 이대로 버티기 쉽지 않다"면서 "현재 공적 보장수준(건보 보장률)을 볼 때 이를 보완해주는 실손보험은 반드시 지속가능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실손보험의 손해율 증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가입자의 도덕적 해이 문제를 손질해야 한다"면서 "궁극적으로는 실손의 문제를 국민의료비 부담 측면에서 보고, 비급여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즉 단순히 실손보험 손해를 민간보험사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민간과 공공보험(건보)이 손을 잡고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지난 2015년 오신환 국회의원이 발의했다가 의료계 반발로 10여일만에 폐기했던 법안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해당 법안은 비급여에 대한 적정성의 심사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같이 발의된 비급여 진료비 실태조사 및 확인제 법안(의료법 개정안)은 이미 통과돼 확대 추진되고 있으나, 이것만으로는 비급여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통제기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문재인케어를 추진하면서 보장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실손보험이 '반사이익'을 누린다고 하나, 오히려 '풍선효과' 발생으로 인해 손실이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오히려 관련 청구금액이 증가하는 것을 볼 때 총의료비가 급증하는만큼 비급여의 대대적 관리를 위해 공사보험이 손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성·공정성 있는 심평원에서 실손보험 비급여 심사해야"
 
보험연구원 정성희 연구위원도 "실손에서 상당 부분 차지하는 비급여는 관리체계 부재로 인해 오남용 진료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오남용이 의심돼도 가입자가 청구하면 지급을 거절할 수 없는 취약한 구조적 한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연구위원은 "우선 실손보험에 적용되는 비급여 진료수가 및 진료량에 대한 합리적인 가이드라인을 수립해야 한다"면서 "비급여 심사는 실손보험금 관리차원을 넘어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 정비 일환으로 보고, 공신력, 전문성 갖춘 곳인 심평원에서 시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가입자 도덕적 해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
 
정 연구위원은 "가입자가 해약하지 않는 한 갱신과 재가입 과정을 통해 최장 100세까지 유지가 가능한 문제가 있으므로, 보유계약에 대한 관리를 시행해야 한다"면서 "환자 건강권, 의료접근성도 중요하지만,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보험료 차등제를 도입하고 할인 및 할증제도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평원 실손 비급여 심사위탁 의견에.."제3기구 마련이 적합" 반대의견 제기
 
이날 세미나에서는 의료계의 반발을 살만한 '해결책'이 잇따라 제시됐으나, 토론 패널에는 의료계 관계자가 참여하지 않아 대부분 '찬성'이 주를 이뤘다.
 
다만 학계 대표로 토론에 나선 서울대 간호학과 김진현 교수는 "도덕적 해이를 개선하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하나, 심평원이 실손보험의 비급여 심사까지 위탁하는 것은 적정하지 않다"면서 "제3의 전문심사기구를 새로 설립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또한 "'반사이익'보다 '풍선효과'가 더 크다는 것도 공감하지 못하겠다"면서 "최근 홈쇼핑, TV광고에 나오는 보험광고 대부분에 공보험 보장 확대항목인 '간병'이 포함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실손보험사들이 공보험에서 보장하지 않는 부분에 대한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특히 "민간보험들이 '도덕적 해이'를 문제삼는다면, 법정본인부담금 보장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이는 건강보험에서 도덕적해이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인데 이를 실손에서 보장해주면서 공사보험 지출이 모두 대폭 늘어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종적으로는 최근 마련된 공사보험협의체에서 공공, 민간을 포함하는 통계자료를 생산하고, 상품개발시 보건당국+금융당국이 협력해 이 같은 문제를 예방할 수 있도록 가야 한다"며 "원가에 대한 공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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