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에서 '공감' 가장 중요"‥두번째 시집 `시와꿈` 발간

심평원 조석현 상근심사위원, 그간 쌓아둔 다양한 주제 담은 시 75편 엮어
86년 정형외과의사로 일할 당시 솔제니친 '암병동' 소설 읽고 '육병동' 첫 출간
서민지기자 mjseo@medipana.com 2019-09-10 06:02
[메디파나뉴스 = 서민지 기자] "시를 통해 공감하는 마음을 배웠고, 이를 통해 의료진, 환자 입장에 서서 바라보는 심사를 할 수 있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석현 상근심사위원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총 75편의 시를 수록한 '시와꿈'이라는 시집을 냈다고 밝혔다.
 
지난 1986년 정형외과의사로 일할 당시 솔제니친의 '암병동' 소설을 읽고 '육병동' 시집을 출간한 이래, 무려 33년만에 심사위원이라는 완전히 다른 위치에서 '시와꿈'이란 2번째 시집을 낸 것이다.
 
심평원 심사위원으로 활동반경을 변경한 지난 10년간 작시에 보다 몰두했고, 오랜 준비 끝에 일상부터 그림, 여행, 인물, 그리고 의료와 심사 등 다양한 주제를 담은 시집을 발간할 수 있었다.
 
특히 심평원의 원주 이전에 따라 '포부와 희망'이라는 주제로 만든 '새시대 새아침의 주인공이 되자'는 시를 시집 전면에 배치한 것이 눈길을 끈다.
 
'...이 새터전에 / 우리가 심은 / 심사와 평가의 씨앗들은 / 강건한 뿌리를 내려 / 천년을 가리니...(중략)...오늘 이 새아침에 / 우리는 / 우리의 어깨에 / 심사와 평가와 날개를 달자..(후략)'
 
이는 새로운 장소로 옮겨가는 직원들을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우면서,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더 보람차게 직무를 수행하자는 내용이다. 시집 발간에 앞서 심평원 내부 커뮤니티에 올려 많은 직원들이 호응과 감사인사를 받은 시이기도 하다.
 
의사로서의 전문성을 발휘한 시도 있다. 질병의 증상을 인간이 느끼는 감정에 대입한 '중심성 망막염'이란 시로, 그 내용은 '사기당해 가슴뛰던 분노도 / 아들의 안녕을 비는 어머니의 기도도 / 의학박사 학위를 받던 생애 최고의 날도 / 개기일식처럼 가려지는 시야 // 망막에 기가 막혀 / 눈을 감아도 / 뜨는 달 // 기다려 보는 수밖에 없다고 / 안과의사는 말하지만 // 나는 안다 // 상실의 뒤편에서 / 실존의 눈을 / 뜨고 있음을'이라는 내용이다.
 
또한 '절개술', '절단술' 등 수술과정에서 의사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담은 시도 눈에 띈다.
 
절개술이란 제목의 시는 '짼다 / 약 1cm / 너의 가장 아픈 부분을 // 후빈다 / 약 2cm / 너의 가장 나쁜 부분을 // 연다 / 내가 / 너의 가장 후미진 곳을 // 불문율의 / 자(1)나 항목 / 자연에 항거한다 // 인류의 역사는 / 2760원짜리 / 감염과의 싸움이다.'라는 짧지만 다양한 감정을 담아냈다.
 
저수가 속에서도 환자의 생명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의사의 고도의 집중력을 표현한 듯한 이 시를 통해 심사위원으로서 작시를 하는 이유를 엿볼 수 있다.
 
조석현 상근심사위원은 "현장에 있는 의사들이 생각할 때 심사위원들은 삭감만 하는 사람, 심평원은 다소 딱딱한 기준으로 감시만 하는 기관으로 비춰질 수 있다. 실제 많은 의사들이 오해를 하고 있다"면서 "심평원에서 일하면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의사로서의 현장에서 경험과 공감하는 마음인데, 작시를 하면서 이를 습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진과 환자가 치료받을 당시를 가늠하면서 '공감'하는 마음으로 전문심사 업무에 임해왔다"면서 "이를 통해 10여년간 심사위원으로 일하면서 현장의 의사들에게 미움이 아닌 '공로'를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즉 다작활동을 통해 일방적인 심사, 삭감을 위한 심사가 아닌, 공감하는 심사를 통해 의료진과 환자의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는 의미다.
 
조 위원은 "전문심사 외에도 최근 심평원에서 심사체계 개편을 추진함에 따라 심사위원들이 할 일이 더욱 많아졌다"면서 "어려운 분야이지만 작시활동을 통해 '리프레시'를 하다보니 많은 업무량에도 지치지 않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고도의 성찰과 아이디어를 요하는 취미활동이지만, 오히려 이를 통해 과다한 업무량도 이겨내는 힘을 얻는다는 것.
 
뿐만 아니라 심평원에서 일하면서 '청렴'이란 가치를 되새기는 것이 중요한데, 작시활동을 통해 '투명하고 맑은 마음'을 얻는 데 도움이 됐다고 부연했다.
 
앞으로도 심사위원 업무를 계속하면서 작시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라는 조 위원은 다양한 주제를 다룬 시와꿈 출간에 그치지 않고 인물 중심 시집과 여행 시집 등을 출간하기 위해 준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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