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관문억제제` 사후 평가‥폐암 급여 확대 'Key'될까?

옵디보·키트루다 RWD 연구 공개‥'바이오마커' 기반 환자 선별에 힘 받을 듯
박으뜸기자 acepark@medipana.com 2019-09-16 06:09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국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는 '면역관문억제제'의 사후 평가 보고서가 공개됐다.
 
리얼월드데이터(Real World Data: RWD)를 활용했기 때문에, 이는 일부 환자들에게 높은 효과를 자랑하는 면역관문억제제가 실제 임상에서도 '진짜'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는데 결정적인 근거가 된다.
 
면역관문억제제는 수십개의 적응증 확대가 진행중이다. 제한된 재정 내에서 다양한 적응증에 급여를 확대하려면, 정말 이 치료제가 비용 대비 효과가 있는지, RCT 외에도 믿을 수 있는 근거 자료가 있는지, 효과가 있는 환자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선별할 수 있는지가 핵심 조건이 된다.
 
따라서 이번 공개된 연구 용역 결과는 국내에서 아직 흑색종, 폐암 2차 이상으로 급여 확대가 되지 않고 있는 면역항암제와 관련, 중요한 근거를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 실제 임상에서도 RCT와 비슷한 결과‥폐암에 있어 `PD-L1` 긍정적
 
지난 10일 공개된 건강보험심사평원 `면역관문억제제 사후평가 연구`는 `비소세포폐암` 환자(백금기반의 표준 항암화학요법에 실패한 진행성/전이성 환자)에서 `옵디보(니볼루맙)`와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의 유효성, 안전성을 평가한 보고서다.
 
2017년 8월부터 2018년 6월까지의 면역관문억제제 요양급여비용 청구 자료를 기반으로, 환자수가 많은 상위 20개 기관의 1,181명을 최종 표본으로 선정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면역관문억제제의 임상적 유효성 및 안전성은 과거 대규모 전향적 3상 임상연구들과 비교할 때 객관적 반응률(ORR) 및 무진행 질병생존기간(PFS) 값이 유사하거나 다소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ORR은 33.60%, 전체 생존기간(OS)은 10.23개월, PFS 5.13개월, 1년 생존율(1-YEAR OS) 46.57%, 6개월 무진행 질병생존율(6-MONTH PFS) 47.53%로 나타났다.
 
아울러 국내에서 급여 기준의 핵심이 됐던 '바이오마커'와 관련해서도 긍정적 결과가 도출됐다.
 
이번 사후 평가에서는 면역항암제는 흡연 이력이 있고 PD-L1 50% 이상일수록 높은 객관적 반응률을 보였다. 특히 PD-L1 50% 이상인 경우에서는 연장된 무진행 질병생존기간을 보였다.
 
높은 악성종양병기(TNM병기), EGFR(표피성장인자수용체) 변이, 방사선 치료력, 중추신경계 및 뼈 전이가 있는 환자에서 불량한 전체 생존기간 및 무진행 질병생존기간을 보였으며, 면역매개성 부작용이 있는 경우가 없는 경우에 비해 생존기간 연장을 보였다. 
 
이중 표피성장인자수용체 (EGFR, Epidermalgrowth factor receptor) 변이는 불량한 무진행 질병생존기간과의 연관성을 나타내 잠재적 예측 바이오마커로 제시됐다.
 
심평원 박영미 약제관리실장은 "이번 연구는 실제 임상 자료를 기반으로 했기에 가치가 있다"며 "향후 연구 과정 및 결과를 관련 학회 및 연구기관과 공유해 면역관문억제제의 전반적인 관리 체계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키트루다를 개발한 한국 MSD 관계자는 "이번 사후평가를 통해 대규모 전향적 연구결과와 비견할 만한 국내 ORR과 PFS를 확인하게 돼 기쁘다. 임상연구와 함께 사후평가에서도 키트루다의 임상적 우수성과 가치가 다시 한번 입증된 고무적인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정체돼 있는 국내 면역항암제 급여‥어떤 조건이 더 필요한가
 
이번 연구는 2017년 8월 면역관문억제제 보험 급여 최초 적용에 따른 사후 평가 결과이다. 옵디보와 키트루다는 위험분담계약제(RSA) 내에서 PD-L1 발현율을 기준으로 비소세포폐암 2차에 급여가 됐고, 환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다.
 
그러나 보고서가 마무리되는 2년 동안, 면역항암제는 그 외의 적응증에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았다.
 
물론 면역항암제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기전의 약제다. 하나의 치료제가 수십개의 암종에 적응증을 획득하는 사례는 최근에서야 생겨난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정부는 기존의 제도가 아닌 새로운 대비책이 필요했고, 효과가 있는 환자를 선별해 급여를 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이에 따라 이번 연구의 취지도 정확하게 보고서에 명시돼 있다.
 
"본 연구의 궁극적 목표는 급여 적용 이후 면역관문억제제를 보험급여로 투약 받은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면역관문억제제 치료시 최적화된 국내형 예측모델 수립에 있다. 이 과정에서 산출된 면역관문억제제의 효과 및 안정성에 대한 생체표지자의 발굴 및 검증을 통해 치료의 효용성을 최대화하는 동시에 치료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하게 됨으로써 치료제의 비용 대비 효과 극대화를 구현하게 된다,"
 
(중략)

"또한 이를 바탕으로 면역관문억제제의 1차 요법으로서의 단독치료 및 병용투여시 효율적 치료 전략 및 급여화 정책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즉, 본 사업의 파급 효과는 1차적으로 행정 차원의 보험급여 및 허가 조항에 대한 선별적 접근을 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나아가 폐암 치료에 할애되는 보건의료비의 효율적 재분배를 통하해 국가 의료비 운용의 효율성을 재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면역항암제가 처음 등장했을 당시, PD-L1 이라는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일부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장기생존을 보여주며 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아무리 RCT 임상에서 좋은 결과를 보였다고한들, 국내 폐암 치료의 실제 현장에서는 임상연구의 범주를 벗어나는 다양한 이질적인 상황이 발생한다. 아울러 서양인을 주요 환자군으로 비교한 임상이 아닌, 국내 폐암 환자군의 특수한 인종적·생물학적·임상적 특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있었다.
 
그런데 이번 사후 평가 결과는 PD-L1 발현율이 비소세포폐암에서는 유용한 '바이오마커'임이 드러났다.
 
이를 근거로 많은 환자들이 기다리고 있는 면역항암제의 1차 폐암 급여 확대도 기대감이 높아졌다.
 
키트루다는 이미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2016년 미국 FDA와 2017년 국내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다.
 
허가의 기반이 된 KEYNOTE-024는 기존 치료 경험이 없고 EGFR 또는 ALK 변이가 없으며, PD-L1≥50%으로 확인된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에서 키트루다와 항암화학요법을 비교한 연구다.

이에 미국 국가종합암네트워크(NCCN, 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는 PD-L1≥50%인 진행성 비소세포폐암의 표준치료로 키트루다만 권고하고 있다.
 
KEYNOTE-042도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서 키트루다의 단독요법 효과를 확인한 임상연구다.
 
1차 유효성 평가지수(the primary endpoint)는 PD-L1 발현율이 각각 50% 이상, 20% 이상, 1% 이상일 때 생존기간을 측정한 결과, PD-L1≥50%인 환자군의 전체 생존기간(중앙값)은 20개월, PD-L1≥20%, PD-L1≥1%인 환자군의 전체 생존기간은 각각 17.7개월, 16.7개월이었다. (vs 항암화학요법 12.2개월 vs 13개월 vs 12.1개월)
 
모든 환자군의 1차 치료에서 키트루다 투여 시 전체 생존기간 개선을 확인했으며, 특히 PD-L1 발현율이 높을수록 더 큰 치료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에서 폐암치료의 바이오마커로서 PD-L1의 가치를 재확인했다.
 
뿐만 아니라 키트루다를 1차 치료와 2차 치료에서 각각 투여 시, 1차 치료에서 사용했을 때 더 장기적인 생존기간(중앙값 기준) 혜택을 제공한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진행성 비소세포폐암에서 이전 치료 경험과 관계없이 PD-L1 발현율이 양성(TPS≥1%)인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KEYNOTE-001 결과,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1차 치료)군의 전체 생존기간은 22.3개월로 2차 치료군의 생존기간인 10.5개월에 비해 200% 이상 연장됐다.
 
1차 치료군에서도 PD-L1 발현율에 따라 생존기간 차이가 확연히 나타났다. 키트루다 1차 치료군 중 PD-L1≥1%인 환자의 생존기간은 15.4개월인데 반해 PD-L1≥50%인 환자의 생존기간은 무려 35.4개월로 확인됐다.
 
KEYNOTE-001에서는 처방 환자의 4년 데이터까지 함께 발표됐는데, PD-L1 발현율 50% 이상인 환자의 경우 전체의 절반가량(약 48.1%)가 생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데이터로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 The National Institute for Care and Health Excellence)은 키트루다를 PD-L1 발현율 50% 이상인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성인 환자 치료제로 최종 권고했다. 이는 항암제기금(CDF, Cancer Drugs Fund) 대상에서 벗어나 일반 환급을 적용받은 최초의 면역항암제가 된 것으로, 1차 치료제로의 비용효과성을 입증한 사례다.
 
국내에서도 키트루다는 PD-L1≥50%이라는 조건으로 폐암의 1차 치료에서 급여 신청이 완료돼 있다. 
 
이와 관련 종양내과 의사들은 암을 치료하는데 앞서 1차 치료가 앞으로의 치료 방향성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입을 모았다. 모든 치료는 1차로 어떤 옵션을 시작하느냐에 따라 방향이 크게 변화된다. 이는 결국 1차에서 반응이 그다지 좋지 않은 환자라면 2차, 3차, 4차의 치료도 큰 반응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게다가 이미 일부 종양내과 의사들 사이에서는 PD-L1이 50% 이상인 환자에게 1차로 면역항암제를 사용한 뒤 긍정적 효과를 확인한 케이스가 쌓이고 있다.
 
한국 MSD 관계자는 "RWD연구에서도 PD-L1≧50%일수록 높은 객관적 반응률, 연장된 무진행 생존기간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 단독요법에서 PD-L1 강양성 환자 선별에 근거한 급여 기준 설정이 타당한 결정이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면역항암제의 반응률과 유용성이 다시 한번 입증된 만큼, 앞으로 많은 환자들이 생존 효과가 더 우수한 폐암 1차 치료에서 면역항암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급여에 대한 논의가 빠르게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2019 메디파나뉴스, 무단 전재 및 배포금지>'대한민국 의약뉴스의 중심'메디파나뉴스

[제약ㆍ바이오] 최근기사

많이 본 뉴스

댓글 쓰기

실명인증

독자들이 남긴 뉴스댓글

박으뜸기자의 다른 기사

로그인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