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치료라는 높은 산‥'신기루'처럼 사라진 신약 후보들

후보 물질은 계속 쌓이는 중‥에자이·바이오젠, 여러 실패에도 `BAN2401` 임상 3상 남아
박으뜸기자 acepark@medipana.com 2019-09-16 12:06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조만간 성공할 것이라 기대했던 치매 신약들이 말이다.
 
화이자와 J&J가 공동개발한 '바피네주맙(Bapineuzumab)', 릴리의 '솔라네주맙(Solanezumab)', 화이자의 '포네주맙(Ponenzumab)', 로슈의 '크레네주맙(Crenezumab)', 3상까지 돌입한 바이오젠의 '아두카누맙(Aducanumab)'이 모두 낭패를 맛봤다.
 
그리고 올해 7월 노바티스가 최종 임상중이던 'CNP520', 9월 에자이와 바이오젠이 개발하던 경구용 BACE(beta amyloid cleaving enzyme) 억제제 `엘렌베세스타트(elenbecestat,E2609)`의 개발이 중단됐다.
 
이쯤되면 치매 신약 개발은 정말로 '높은 산'이 분명한 듯 보인다.
 
미국연구제약공업협회(PhRMA)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까지 20년간 개발이 중단된 알츠하이머병 신약후보물질은 146건. 이중 근본적인 치료를 목표로 해온 약물이 약 40%였으며, 약 20%는 3상 임상시험에 진입한 상태였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주요 제약사가 임상시험 중지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약물 투여로 기대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거나 오히려 인지기능이 저하된 사례, 뇌에 부종이 생기는 등의 부작용이 문제가 됐다.
 
전문가들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의 개발이 좀처럼 진전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고민했다. 그 결과, 뇌 속에서 아밀로이드 베타가 쌓이기 시작한 뒤, 증상 발현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 제기됐다. 또한 신경세포가 파괴된 후에는 축적된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는 약물을 사용해도 이미 치료가 늦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치매 신약 후보 물질은 모두 기초 연구나 동물실험에서 효과가 좋다고 드러나 임상으로 진행된 케이스다. 그런데 막상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는 효과가 미미하거나, 부작용 문제가 발생해 임상 3상까지를 통과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치매 신약은 개발에만 성공하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된다.
 
현재 FDA로부터 승인된 치매 치료제는 도네페질, 리바스티그만, 갈란타민, 메만틴, 도네페질+메만틴 복합제 등이 존재한다. 그렇지만 이들은 '완화'의 수준에서만 머물고 있기 때문에 개발되는 신약 후보 물질은 '예방', 혹은 '치료'의 개념으로 접근중이다.
 
미국 라스베가스 네바다대학 연구에 의하면 1, 2상 임상 중인 후보물질은 60종 이상에 달한다. 
 
이 가운데 에자이와 바이오젠은 아직 '치매 신약'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아밀로이드베타(Aβ) 항체인 `BAN2401`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올해 에자이는 치매 전문가들의 영입과, 미국 ACTC와의 협력으로 신약 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더 높이기로 결정했다. 여러 단체들의 후원 아래, ACTC는 미국 전역에서 35개 임상연구기관이 포함된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이에 연구가 개시되면 다양한 단계에서 임상이 가능하고, 연구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에자이의 `BAN2401`은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체를 중화 및 제거하는 후보물질로, 그동안 Aβ을 제거하면 치매 증상이 개선될 것이라는 가설을 증명하려는 연장선의 약물이다.
 
비록 `BAN2401` 역시 임상 2상에서 1차 평가항목을 충족하지는 못했으나, 에자이는 임상 3상 Clarity AD은 계속될 것이라 밝혔다.
 
이처럼 여러 실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과학자들은 알츠하이머와 아밀로이드의 관련성을 실마리로 삼고 있다. 최소 몇몇 초기 연구에서는 임상적 가능성을 보였기에 더 세분화된 연구를 시도하고 있다고 보고됐다. 이는 아밀로이드 뿐만 아니라 타우 단백질을 타깃으로 한 치료제 개발에도 적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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