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의 '번아웃(Burnout)' 체계적인 조사와 대처 필요"

"개원 의사보다 병원급 의료기관 종사 의사 번아웃 더 많아"
박민욱기자 hopewe@medipana.com 2019-09-17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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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신체적·정신적으로 모든 에너지가 소모되어 무기력증이나 자기혐오, 직무거부 등에 빠지는 현상을 뜻하는 '번아웃'(Burnout)

특히 우수하거나 근면 성실한 사람일수록 더욱 '번아웃 증후군'에 빠지기 쉽다는 특성이 있기에 의사직군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대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정신의학과 하지현 교수는 최근 대한의사협회지에 '의사의 번아웃과 정신건강'이라는 제목의 시론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하 교수는 "진료환경은 의사 개인이 진료에만 집중하기에 어려운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이에 진료뿐 아니라 다양한 요인이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이로 인해 번아웃 상태에 빠질 위험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따라서 정기적으로 의사의 정신건강을 평가하고, 번아웃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며, 의사 개개인도 번아웃 가능성을 인지하여 이를 예방하기 위해 주도적으로 스트레스 관리를 위한 노력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4년 미국에서 의사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54%가 한 가지 이상의 번아웃 증상을 경험하고 있었다. 그중 32.8%는 극심한 피로를, 6.5%는 자살사고까지 보고했으며, 지난 3개월간 중요한 의학적 실수를 했다고 보고 한 의사도 10.5%에 달했다.

번아웃으로 인한 의사의 자살률도 높다. 미국의 경우 10만 명당 24~40명으로 일반인구의 2배 이상이며, 여성 2.27배, 남성은 1.41배로 여성의 자살률이 더 높다. 여성의 번아웃과 자살률이 높은 것은 스트레스에 민감한 성격특성, 가사와 육아의 부담이 원인으로 꼽힌다.

하 교수는 "의사들이 번아웃에 빠지기 쉬운 점은 강박적이며,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직업환경에서 훈련 받은 점, 어려움을 받아들이기 보다 회피하거나 부정하려는 성향, 자신이 약하거나 결점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성실함과 노력으로 극복하려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진료에만 집중할 수 없는 환경적 측면도 번아웃의 주요 원인이다. 병원 내 행정 잡무 및 보험 청구를 위한 서류 작업이 실제 진료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게 되면서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번아웃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근무하는 형태도 번아웃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 교수에 따르면 단독 개원을 하여 자신의 진료와 행정 업무를 모두 감당하는 경우 스트레스가 더 클 것으로 추정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혼자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자기조절감이 스트레스를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

반대로 큰 병원과 같은 거대조직에서 일을 하는 경우에 행정적 통제에 자유롭지 못하고, 큰 조직의 작은 개체로 일을 하고 있다고 여기면서 자기조절감이 감소하며 의사들은 안전감보다 압도당함, 무력감을 느끼는 경향이 컸다

하 교수는 "번아웃으로 인해 자기조절능력이 떨어지고, 집중력이 저하되는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 그러므로 더 많은 의사들이 번아웃으로 이어지기 전에 적극적인 평가와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미국의 메이요 클리닉에서는 매년 근무하는 의사의 스트레스, 번아웃 정도를 평가하여 필요 시 대응을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데 유의미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스트레스에 대한 정기적 평가와 더불어 의사 개인에 대한 인지교육을 통해 번아웃 요소를 줄여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하 교수는 "의사의 번아웃은 의사 개인뿐 아니라, 의사-환자 관계에 부정적이고, 더 나아가 의도치 않은 실수로 이어져 환자의 건강에 부정적 결과로 이어질 위험요소다. 이에 대해 의사 개인뿐 아니라, 조직의 적극적 평가와 대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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