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더 도약 HIV 치료‥"적은 약제로, 안전하게, 오래 사용"

`IAS 2019`에서 확인한 HIV 치료‥`장기지속형` 주사제와 `2제 요법`이 화제
박으뜸기자 acepark@medipana.com 2019-09-18 06:04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질환에 대한 치료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알고 싶다면 글로벌 학회를 살펴보면 된다.
 
특히 신약이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는 질환이라면, 학회는 전세계에서 몰려온 제약·바이오기업 및 의료계 전문가들로 인해 활발한 논의의 장이 열리곤 한다.
 
이는 지난 7월 개최된 제 10회 국제에이즈학회 HIV 과학학술대회(IAS 2019)도 마찬가지였다.
 
HIV는 평생 치료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지금까지도 신약 개발이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다.
 
이중 단일정복합제(STR, Single Tablet Regimen)로 약이 하나로 뭉쳐진 것은 HIV 치료에 있어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여러 개의 약을 한꺼번에 복용하는 방법은 HIV 치료의 지속성에 있어 큰 걸림돌이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STR일지라도 다양한 성분이 섞임으로써 발생하는 이상반응의 가능성을 낮추진 못했다. 감염인의 절반 정도가 부작용 때문에 치료제를 변경한다고 알려져 있을 정도.
 
이에 따라 이제 제약사들 사이에서 약을 장기적으로, 안전하게 사용하려는 경쟁이 시작됐다.
 
이중 GSK가 2가지 약물로도 HIV/AIDS 치료에 최적의 효과를 낼 수 있음을 증명해냈다.  
 
실질적으로 HIV/AIDS를 치료하는 의사들은, 에이즈 환자가 정상인과 거의 비슷하게 생존을 하고 있는만큼 장기간 효과 뿐만 아니라 축적되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와 더불어 HIV에 장기 지속형 치료제가 출시될 날이 멀지 않았다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GSK는 카보테그라비르와 릴피비린을 합친 2제 주사제를 개발했다.
 
장기지속 치료법을 택하게 될 경우, 매 시간에 맞춰 약을 복용해야하는 번거로움을 없앨 수 있다. 또한 사회생활 도중 피치 못할 사정으로 약을 복용하지 못하는 불안감을 해소시킬 수도 있다.
 

메디파나뉴스는 충남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김연숙 교수<사진>를 만나, HIV 치료 변화에 대해 속 시원히 대화를 나눠봤다.
 
◆ Part 1. 왜 `2제 요법`은 학회에서 화제의 중심이 됐나
 
 
치료제의 발달로 HIV 감염인도 정상인과 다름없는 생활을 유지하게 됐다. 그런데 많은 감염인들은 치료제의 장기독성, 내성 등에 대한 두려움이나 우려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글로벌 설문조사에 따르면, 72%의 감염인이 치료제의 장기복용에 대한 우려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전까지 존재하던 `단일정복합제(STR, Single Tablet Regimen)`는 3가지 이상의 약을 하나로 뭉쳐낸 것이다. HIV 감염이 가장 많은 20대의 경우에는 3가지 이상의 약물을 복용할 경우, 평생 동안 약 6만 도즈의 약물을 먹게 되는 셈이다.
 
의사들은 HIV 감연인이 정상인과 거의 비슷하게 장기생존을 하고 있기에, 장기간 효과 뿐만 아니라 축적되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GSK가 선보인 `돌루테그라비르 + 라미부딘`의 2제 요법은 충분히 화제가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동안 약의 개수를 줄이려는 연구는 굉장히 많았지만 빈번히 실패로 끝났다. 3가지 이상의 약으로 효과를 내던 것을 2개로 줄이려면, 최적의 약 성분의 조합을 찾아야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GSK는 단 2개 성분의 약물로 기존 표준 치료였던 3제 요법과 동일한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GEMINI 1&2 3상 임상시험으로 말이다.
 
2제 요법의 핵심 약물(Core Agent)인 `돌루테그라비르`는 2세대 인테그라제 억제제로서 1세대인 랄테그라비르, 엘비테그라비르와 비교해 각각 8배, 26배 긴 결합 반감기를 가지고 있다.
 
돌루테그라비르를 기반으로 한 `2제 요법`은 기존 3제 요법에서 약물 1가지를 빼, HIV 감염인이 평생 복용해야 하는 약제 성분 1/3을 감소시킨 치료제다.
 
1433명의 신종 HIV 환자를 대상으로 한 GEMINI 1&2 임상은 바이러스 수치가 최대 500,000c/mL인 과거 치료 경험이 없는 성인 HIV-1 감염 감염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2제 요법은 돌루테그라비르(DTG)와 뉴클레오사이드 역전사효소억제제, 트루바다(테노포비르디소프록실푸마르산염/엠트리시타빈)로 구성된 3제 요법 대비 동일한 효능과 안전성을 증명했다.
 
48주차 연구 결과, HIV 관리의 표준이 되는 바이러스학적 억제(HIV-1 RNA<50c/mL)를 달성한 감염인 비율이 각각 91%, 93%로 나타났다.
 
3제에서 2제로 줄인 HIV의 새로운 요법의 장점은 역시 '안전성'에 있다. 약물 관련 이상반응 비율은 2제 요법 치료군(18%)이 3제 요법 치료군(24%)보다 적게 발생한 것.
 
GSK는 약물 개수가 줄어든 2제 요법으로 장기적인 약물 축적에 따른 잠재적인 독성 발생의 우려를 줄일 수 있다고 바라봤다. 또 기존의 3제 치료법에서 치료 저항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 2제 요법으로 옵션을 바꿀 수 있다는 의견.
 
여기에 GSK/ViiV는 `돌루테그라비르+라미부딘`의 2제 요법의 3상 임상인 GEMINI 1&2 임상의 96주차 결과를 발표했다. 이 부분은 멕시코 시티에서 열린 제 10회 국제에이즈학회 HIV 과학학술대회(IAS 2019)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96주차에 2제 요법은 3제 요법과의 비열등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으며, 바이러스학적 실패를 경험한 환자 기준 치료 관련 내성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와 함께 IAS에서는 바이러스 억제를 달성한 성인 HIV-1 감염인에서 `돌루테그라비르+라미부딘` 2제 요법이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 푸마르산염(TAF) 포함 3제 이상 요법과 비슷한 효과를 보였다는 TANGO 결과도 발표됐다.
 
 
Q. 지난 7월 개최된 제 10회 국제에이즈학회 HIV 과학학술대회(IAS 2019)에 참석했다고 들었다. 관심있게 본 내용이 무엇인가?
 
김연숙 교수 = 이번 IAS 학회에서는 HIV/AIDS 감염인들의 장기 부작용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2제 요법 등 다양한 논의가 이어졌다.
 
Q. 2제 요법은 한국에서도 화제다. IAS에서 HIV 치료에 있어 2제 요법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가 무엇이었나?
 
김연숙 교수 = 과거에 비해 HIV/AIDS 감염인들의 생존기간이 증가하지 않았나. 이제 HIV/AIDS 감염인이라고 해서 사망한다고 걱정하는 시대는 지났다.
 
HIV/AIDS 감염인들도 일반인과 같은 수명을 누리게 됐다. 20-30대에 HIV/AIDS를 진단받고 100세까지 살 수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게 되면 70-80년 간 치료제를 복용하게 된다.
 
아무리 좋은 약도 장기간 사용하면 부작용을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감염인들은 나이가 들수록 여러 동반질환 때문에 투약하는 약제가 한 가지씩 늘어나게 된다. 많은 약제가 투여되면 많은 화학물질이 몸에 들어오게 되는 것이고 약제 간의 상호작용, 충돌이 생길 수 있다.
 
현재 HIV 치료는 장기적인 부작용에 대해 열심히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여러 의사들이 HIV/AIDS 치료를 하면서 '가능하면 약제 가지 수를 줄여보자', 'HIV 치료는 무조건 3제로 가야만 해?, '계속 3가지 약을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이러한 맥락에서 GSK의 2제 요법은 상당히 기다리던 개발이기도 하다. 

한가지 더 말하자면 2제 요법은 비용 절감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우리나라는 건강보험을 통해 HIV 치료제를 지원하기 때문에 환자부담이 크지 않다. 

그렇지만 해외의 경우 3가지 약을 복용하게 되면 약제비가 부담이 된다.이 중 약물 한 가지를 줄여 2가지로 복용하게 되면 비용이 그만큼 감소하게 된다.
 
Q. 그런데 단순히 약물 개수가 줄어들어 약물 축적 용량이 낮아진다고 하기엔 근거가 부족하지 않을까? 예를 들어 빅테그라비르/엠트리시타빈/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는 3제 요법으로 3가지 약물이 결합됐지만 전체 용량은 지금껏 나온 치료제보다 더 적다.
 
김연숙 교수 = 3제 요법은 3개의 기전을 가진 약이다. 전체적인 용량만 가지고는 어느 약이 더 좋다고 결론지을 수 없다.
 
화학작용이 일어나는 범주에서 볼 때, 3가지 다른 화학작용을 하는 약제가 인체에 노출이 되면 2가지 약제가 노출되는 것보다는 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전통적으로 HIV 약제 조합은 뉴클레오시드 역전사효소 억제제(NRTI)라고 하는 핵심 약물에 한 가지 약물을 추가했다. 장기간 사용돼 온 NRTI는 신독성, 골다공증, 노화 등의 부작용도 적지 않다.
 
HIV 치료 초기에는 약의 효과나 혜택을 보고 접근하지만, 장기간인 10년 데이터를 보면 처음에 발견되지 않았던 부작용들이 발현되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고 할지라도 가능하면 약물 개수를 줄이는 것이 좋다. 2가지 약물을 써서 충분히 조절된다면 굳이 3가지 약을 쓸 필요가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Q. `돌루테그라비르`라는 성분이 궁금하다.
 
김연숙 교수 = 인테그라제 억제제(INI, integrase inhibitor)라는 약제가 사용되기 시작한지는 이제 10년 정도다. 인테그라제 억제제 중 돌루테그라비르는 개발된지 4-5년 정도로 약제 효과가 굉장히 좋다.
 
이 돌루테그라비르를 토대로 GSK는 2제 요법에 성공했다. 돌루테그라비르를 기반으로 한 2제 요법은 기존 3제 요법에서 약물 1가지를 빼 HIV 감염인이 평생 복용해야 하는 약제 성분 1/3을 감소시킨 치료제이다.
 
HIV 감염인은 아직까지 평생 약물 복용이 불가피하므로 장기 치료 시 약물 독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 2제 요법의 핵심약물은 돌루테그라비르다. 2세대 인테그라제 억제제로서 미국 가이드라인뿐 아니라 유럽에이즈임상학회, 미국에이즈국제학회 등 주요 가이드라인에서 첫 번째 약물로 권고돼 전세계에서 널리 사용돼 오고 있다. 
 
과거에도 2제 요법과 3제 요법을 비교하는 연구가 있었다. 그 당시에는 2제 요법을 구성하는 약제의 효과가 좋지 못해 3제 요법보다 2제 요법의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열등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 약제가 2제 요법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돌루테그라비르와 같은 강력한 약제가 있어야 한다.
 
게다가 돌루테그라비르는 반감기도 좋은 약이다. 돌루테그라비르를 기반으로 한 2제 요법은 비슷한 반감기를 가진 약제를 묶어서 만든 것이다.
 
흔히 '반감기'가 길면 좋다고 생각하곤 하는데, 반감기가 긴 것이 무조건 좋지는 않다.
 
환자가 약을 복용할 때 횟수가 정해져 있지 않나. 만약 약을 중단했는데 복합제 내 성분끼리의 반감기의 차이가 많이 나면, 결국 반감기가 긴 약이 오래 남아있게 된다. 이는 단일정을 복용하는 효과를 일으킨다.
 
이럴 경우 내성이 발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약제 조합을 고려할 때 반감기가 비슷한 약끼리 묶는 것이 좋다. 
 
HIV 복합제가 반감기가 긴 약과 짧은 약으로 만들어졌다면, 짧은 약의 효과를 증강시키는 부스터를 넣는다. 
 
Q. 2제 요법 임상연구인 GEMINI, TANGO는 의사로서 어떤 의미가 있는가?

김연숙 교수 = GEMINI 임상의 경우, 기존에 약을 복용하며 바이러스가 잘 억제되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돌루테그라비르와 뉴클레오사이드 역전사효소억제제, 테노포비르 디소프록실 푸마레이트(TDF), 엠트라시타빈(FTC)를 2제 요법과 직접 비교 임상(head-to-head)한 것이다.
 
그 결과, 2제 요법이 TDF 기반 3제 요법 대비 비열등하다고 증명됐다.

TANGO 스위칭 임상의 경우, '돌루테그라비르/라미부딘' 2제 요법이 TAF를 포함한 요법만큼 바이러스 억제를 유지할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설계됐다.
 
그리고 HIV 감염인에게 돌루테그라비르/라미부딘 2제 요법이 TAF를 포함한 요법만큼 효과적이라는 근거를 제공했다.
 
다만 TANGO 임상은 현재 48주 연구까지 나온 상태다. 144주(3년) 이후에 2제로 완전히 전환하는 것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지금껏 나온 HIV 치료제는 모두 효과가 좋다. 그래서 임상의들도 제일 좋다고 하는 약제끼리 비교한 연구를 보고 싶어 했다. GEMINI와 TANGO는 의사들의 마음을 딱 맞춰 연구를 진행한 것 같다. 임상의들이 볼 때는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에서의 데이터가 중요하기 때문에, GEMINI 연구와 TANGO 연구 모두 가치가 있다.
 
내성이 있었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를 보면 GEMINI, TANGO에서 치료 중 내성 발현 케이스가 없다. 3제에 비해 약이 한가지가 줄어들었다는 이유로 2제 요법의 치료 효과, 내성을 걱정하는 이들도 있지만, 치료 효과도 비등하고 내성이 유도되지 않았다는 것이 중요하다.
 
Q. 결국 약의 개수가 줄어들면 타 치료제와의 약물 상호작용 적어진다고 이해하면 되나? 2제 요법은 약물 상호작용에서 안전한가?
 
김연숙 교수 = 그렇다. 우리 몸 속 간에는 약물이 간에 대사될 때 주로 사용되는 효소 시스템이 있다. 약을 복용했을 때 효소를 더 유도하는 약제도 있고, 어떤 약은 효소를 억제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 효소들에 의해서 분해되는 많은 약제들이 대사에 영향을 받게 된다. 어떤 약은 예측했던 것보다 반감기 길어져 실제 몸에 축적되는 약물 농도가 올라갈 수 있다. 어떤 약은 너무 대사가 많이 돼 최소한 유지해야 할 치료 용량에 못 미쳐 약효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 약제를 투여할 땐 약물 상호작용을 확인하고 투여해야 한다.
 
돌루테그라비르는 대부분의 약들이 많이 사용하는 효소를 비껴가, 다른 효소 시스템으로 활용된다. 그렇다보니 약물 상호작용 면에서 장점이 있다.

◆ Part 2. HIV는 앞으로 '더 멀리' 내다보는 치료법으로 변할 것
 
 
HIV/AIDS는 보통 세가지 종류의 약을 동시에 사용하는 칵테일요법(HAART; Highly active antiretroviral therapy, 고강도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법)이 표준 치료였다. 한가지나 두가지 약제의 사용으로는 빠른 시간 내에 내성이 생겨 약의 효능이 줄어든 탓이다.
 
하지만 1987년 3월, 미국에서 HIV를 직접적으로 공격하는 '지도부딘(Zidobudine, AZT)'이 최초로 허가받으면서 수많은 HIV 치료제가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2000년 대 중반에는 복약 순응도 향상을 위해 여러 기전의 약물을 단 하나의 알약으로 만든 단일정복합제(STR, Single Tablet Regimen)가 등장했다.
 
이제 HIV는 맞춤형 치료로 변해가고 있다.
 
실제로 기존 치료제로도 효과가 없는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개발됐으며, HIV도 약을 통해 예방이 가능한 시대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HIV/AIDS 치료가 많은 발전을 이뤘다고한들, 여전히 아쉬운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의사들은 `Long Acting & Extended Releasing Drugs`에 대해 기대했다.
 
개발된 STR들이 치료에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은 맞지만 이제 에이즈 치료제도 '제형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
 
약물의 내성과, 불응을 막으려면 기본적으로 환자가 치료제를 꾸준히 복용해야한다. 하지만 의사가 환자에게 약을 처방을 하고 나면, 실제로 환자가 약을 제대로 복용하는지는 확인하기가 어렵다.
 
이에 의사들은 장기지속형 주사제와 같이 효과가 오래 유지되는 약의 필요성을 느꼈다.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한달에 한번, 혹은 두달에 한번 병원에 방문하면 되고, 병원에서 주사하기 때문에 확실하게 약 투약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GSK는 비브헬스케어와 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에 나섰다.
 
카보테그라비르와 릴피비린을 합친 2제 주사제는 지금까지의 연구를 통해, 경구제 트리멕과 비슷한 효능을 나타냈다.
 
4주에 한번 '카보테그라비르'와 '릴피비린'을 주사 투여한 병용요법은 현재 표준치료인 매일 경구 복용하는 3제 요법과 비교해 성인 HIV-1 감염인의 바이러스 억제를 유지하는데 비열등함을 보였다.
 
만약 HIV 장기지속 치료제가 승인된다면 많은 HIV 감염인이 한 달에 한 번 주기로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이는 1년 간 HIV 치료제 투약 횟수가 365회에서 12회로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브헬스케어는 월 1회 투여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임상연구 ATLAS-2M에서 2개월마다 투여하는 치료법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Q. HIV는 실제로 내성환자가 계속 생기고 있나?
 
김연숙 교수 = 그렇다. 환자들이 진단 당시에는 약을 열심히 먹지만 중간에 불규칙하게 복용하거나 진료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약 복용을 불규칙하게 할 경우 내성이 생길 수밖에 없다.
 
다행히 인테그라제 억제제로 사용되는 약물이 효능이 좋다. 약을 열심히 복용하지 않았음에도 과거에 비해 내성이 적게 생기는 편이다.
 
하지만 결국 바이러스를 지속적으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잘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Q. 바이러스 억제를 유지하려면 치료제를 꾸준히 복용해야 하는데, 환자가 잘 복용하는지 어떻게 확인할 수 있나?
 
김연숙 교수 = 치료제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 진료할 때 감염인에게 어떤 방법으로 치료제를 잊지 않고 복용하는지 물어본다.
 
답은 제각각이다. 환자들마다 나름의 방법을 강구하는 것 같다. 스마트폰에 알람 설정을 하기도 하고 어떤 분은 일주일치 약통에 치료제를 넣고 매일 확인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쓰고 있다.

최근 진료를 보고 있는 감염인 중 지적장애와 같은 정신질환을 동반한 경우가 있었다. 이런 경우에는 복약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가 어렵다. 약을 불규칙하게 먹는 경우 내성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감염인을 위해 장기지속형 치료제가 필요하다.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현재 임상 연구 중이라 국내에서 처방을 할 수 없다. 그러나 예외 조항을 통해 약을 공급받아 사용하는 케이스가 있다. 카보테그라비르+릴피비린을 합친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국내에서 실제로 투약하고 있는 환자가 있는데, 현재 바이러스를 완벽하게 억제하고 있다.
 
Q. 3제 요법이 사용되다가 2제 요법이 등장했고, 2제 요법을 사용하다가 이제 장기지속형 주사제가 나올 것이다. 의료진들이 바라는 맞춤화 치료가 되는 것인가?
 
김연숙 교수 = 그렇다. 현재 내 환자 중 2제 요법을 처방받고 있는 감염인이 15명 정도 된다. 카보테그라비르를 중심으로 한 주사제를 주고 있는 감염인 분은 8명이고, 나머지는 돌루테그라비르(DTG)+ 라미부딘 (3TC) 또는 돌루테그라비르(DTG)+릴피비린 처방을 받고 있다.
 
임상연구를 시작하면서 많은 감염인들이 주사에 대한 거부감을 걱정했다. 하지만 실제 주사제를 이용한 임상연구를 1년 6개월째 진행하고 있는데, 감염인들의 만족도가 높다.
 
감염인들은 약을 복용할 때마다 자신이 감염인이라는 사실이 떠오른다고 말한다. 그러나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맞으면 한달에 한번 뿐이니 이 점이 해소돼 행복하다고 한다. 주사제에서 다시 경구용 약으로 돌아가는 것이 어떠냐고 물으면 감염인들이 모두 주사제가 좋다고 답한다.
 
한 번도 HIV/AIDS 치료를 받지 않았던 감염인에서도 2제 요법을 처방했더니, 3제 요법을 처방받은 감염인과 바이러스 차이가 없을 정도로 잘 유지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또 부작용 때문에 3제 요법을 쓰다가 2제로 바꾼 감염인이 있다. 이 감염인은 고지혈증 치료제를 같이 복용하는데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이 240mg/dL까지 올라왔었다. 하지만 2제 요법으로 약을 바꾸고 3개월 뒤 LDL-C가 160mg/dL으로 떨어져 감염인도 행복해했다.
 
Q. HIV 치료제가 많이 나왔다. 처음 치료를 받는 감염인에게는 어떤 약을 선택해야 한다는 기준이 있는가?
 
김연숙 교수 = 우선 감염인의 연령이 중요하다. HIV 질환 이외에 기저 질환이 있는지에 따라 약제 선택을 의사가 결정하고 권고하게 된다.
 
만약 기저 질환이 없는 젊은 환자가 온다면 약의 장점과 단점을 설명하고 치료옵션에 대해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전에는 약마다 복용시기에 대한 제한이 있었는데 최신 약제들은 대부분 식이와 상관없이 복용 가능하다. 젊은 환자들은 식사 습관, 생활습관이 불규칙한 분들이 많아 식이랑 무관한 약을 먹겠다고 한다.
 
이상하게 젊은 환자는 약에 대한 복약순응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그런 경우 약을 어쩌다 빠뜨려도 내성이 덜 생길 것 같은 약을 권고하게 된다.
 
Q. IAS에 참석한 경험을 토대로 'HIV 치료제는 향후 어떻게 변할 것이다'고 짐작한 것이 있는가.
 
김연숙 교수 = 최근 치료제들의 효과는 다 우수하다. 때문에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환자의 삶의 질이 개선될 수 있도록 용법을 단순화하는 쪽으로 약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주사제 개발도 1-3개월에 한 번 맞는 것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 많은 환자들이 바라는 건 `완치`다. 아직 치료(Cure) 개념 약제가 등장하기에는 요원한 것 같다. 그러나 많은 연구들이 완치, 진정한 치료를 지향하는 쪽으로 진행되고 있다. 단기간 내에는 어렵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가능할 것이라 본다.
 
Q. 우리나라에서 HIV 치료는 아직 편견이 강한 편이다. 이 부분에 대해 의사로서 의견을 듣고 싶다.
 
김연숙 교수 = HIV 환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편견이 다른 나라에 비해 두터운 것 같다.
 
감염인들이 병원에 방문할 때, 자신이 감염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질까 마스크를 쓰고 오는 등 걱정하곤 한다.

또 젊은 감염인이 많다 보니 취직할 때 신체검사에서 불합격 처리 되지 않을까 걱정한다. 건강검진에는 환자 동의하지 않는 이상, HIV 양성이 드러나지 않게 돼 있다.
 
HIV 감염인이 누군가에게 피해를 준 것도 없고, 범법자도 아니다. 단지 병에 걸린 것일 뿐이다.
 
사회가 보다 열린 마음을 갖고 HIV/AIDS 감염인에 대한 편견이 낮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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