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부문 MRI 급여화되면 10배 이상 보험재정 소요"

고도일 신경통증의학회장 "찍으면 문제있는 척추질환…급여화 우선순위 아냐"
도덕적 해이와 진단 사이 고민…"갑작스러운 중증질환자 우선 고려"
박민욱기자 hopewe@medipana.com 2019-09-23 06:01
[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비급여의 급여화'의 일환으로 MRI 급여화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뇌·뇌혈관을 시작으로 오는 11월 복부·흉부 MRI 급여화 앞두고 있으며, 아울러 내년에는 척추 부문에 대한 급여화가 논의 중인 상황.

그러나 이런 이면에는 보험재정 지출이 정부 예상치의 2배 이상을 넘어서 건강보험재정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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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적 재원 내에서 빠른 속도의 보험 급여화가 이뤄지면서 의료계 일각에서는 국민건강권 차원에서 우선순위를 확립해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개진됐다.

대한신경통증의학회 고도일 회장<사진>은 지난 22일 르메르디앙 호텔에서 열린 '정기 학술대회' 기간 중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고 회장은 "'뇌·뇌혈관 MRI 급여화' 과정에서 책정된 수가는 충분한 수준으로 이제 정부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며 "학회는 척추 MRI 급여화와 관련해 정부와 함께 안을 만들고 있는데, 과연 이런 과정이 국민 건강권을 위해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어 "척추 MRI는 그 필요성에 따라 한 환자당 수십 번, 수백 번도 찍을 수 있어 많은 보험재정의 소요가 우려된다"며 "이 재정을 돈이 없어 중증질환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는 국민에게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령화사회가 되면서, 많은 국민이 허리 등 척추와 관련 질환을 앓고 있다. 뇌와 달리 척추는 진단하게 되면 누구나가 다 가벼운 질환을 앓고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는 후문이다.

또한 치료를 위해 필요한 사람이 척추 MRI를 일 년에 몇 번이나 할 수 있으며, 도덕적 해이가 있는 의사와 환자의 경우, 평생 100번의 MRI를 찍을 수도 있는 것.

이로 인해 만약 척추 MRI가 급여화가 진행된다면 지금보다 10배 이상의 보험재정 소요가 예상된다.

고 회장은 "척추 관련 문제는 대부분 중증질환이 아니며 경중의 차이가 있겠지만 누구나가 다 겪고 있는 부분이다 보니 분명히 도덕적 해이가 있을 수 있다"며 "정책의 선택과 집중의 측면에서 본다고 하면 척추 MRI 급여화는 우선이 아니다"고 의견을 냈다.

'문재인 케어'의 주요 기조는 '중증질환자가 치료비 문제 때문에 고통받는 것이 없어야 한다'는 것인데 정말 보험재정이 필요한 환자에 대한 지원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단계적인 MRI 급여화 때문에 국민이 혜택을 보고 있지만, 의료계가 우려했던 폐단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바로 대형병원 쏠림 현상의 가속화인데 과거 대학병원에서 80% 수준으로 가동되던 MRI가 이제는 120%를 넘어서고 있다.

이젠 150%에 가까워지려고 하는 상황인데 이렇게 되면, 환자를 볼 수 있는 임계치를 넘어서 환자의 예약대기 기간이 늘어날 뿐 병원의 수익성 측면은 정점에 달해 늘어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급성기, 감염성 질환 등 빠른 검사가 필요한 부분이 미뤄지며, 검사의 우선순위가 고려되지 못한 채 진단이 이뤄지게 된다.

따라서 현재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MRI 급여화 계획을 다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고 회장의 시각이다.

고 회장은 "의사들도 돈이 없어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척추 MRI 급여화를 미룬다고 지탄할 사람은 없다. 이 재정을 중증질환으로 사회적으로 파산을 맞이한 가정에 도움을 주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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