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규제완화, '당뇨전문약국' 안되고 '당뇨약보유' 된다?

복지부, 약국 규제혁신 대상 '일반약' 한정 강조‥"의약분업 훼손 아닌 환자 정보전달 목적"
신은진기자 ejshin@medipana.com 2019-10-17 06:00

"약국의 특정의약품 및 특정질병 관련 의약품의 전문적 취급에 대한 광고ㆍ표시가 허용된다고 해서 현행법이 무력화되지 않는다. 의약분업 취지를 훼손하지 않게 할 제어장치는 이미 있지만, 우려에 대해서는 의약계와 충분히 검토하겠다."
 
16일 보건복지부는 전문기자협의회 간담회를 통해 특정의약품 또는 특정질병 관련 의약품의 전문적 취급에 대한 약국 광고ㆍ표시 허용 추진 계획과 관련한 오해 풀기에 나섰다.
 
핵심은 특정의약품 또는 특정질병 관련 의약품의 전문적 취급 약국 광고ㆍ표시 규제완화가 전문의약품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의료계가 우려하는 것처럼 이번 규제완화로 인해 의약분업의 원칙이 무너지는 일은 일어나지 없다는 것.
 
이번 논란은 지난 10일 국무조정실을 '중소기업·소상공인 규제 혁신방안'으로 ▲의료기관 개설자가 전문의인 경우 상호ㆍ명칭에 신체부위명 표시와 ▲약국에서 특정의약품 또는 특정질병 관련 의약품의 전문적 취급에 대한 광고ㆍ표시를 허용(의약분업 예외지역 내 약국 등 제외)한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현행법상 약국은 특정의약품 또는 특정질병 관련 의약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경우에도 이에 관한 광고·표시가 불가능한데, 이를 허용한다는 계획이 의료계의 반발을 산 것이다.
 
의료계는 약국에서 특정 약, 특정 질병 관련 의약품의 광고가 허용된다면, 광고를 빙자한 약사에 의한 불법 진료 행위를 조장하거나 약물 오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대한신경의학회 이은아 회장은 "의약품 처방은 의사가, 의약품 조제는 약사가 맡는다는 원칙은 현행 의약분업제도의 근간이다"라며 "약국에서 특정 약, 특정 질병 관련 의약품의 광고가 허용된다면, 광고를 빙자한 약사에 의한 불법 진료 행위를 조장하거나 약물 오남용으로 이어질 것이다. 특정 질환을 치료한다는 광고가 허용된다면 환자 유인을 위한 과장, 허위광고가 넘쳐날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우려를 전했다.
 
복지부는 의료계의 이러한 비판과 우려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계도 약사사회도 이번 규제완화에 대해 확대해석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재호 복지부 약무정책과 서기관<사진>은 "이번 규제완화 대상은 일반의약품에 대한 것이다. 현행법 내에서 충돌하고 있는 부분을 해소하는 것일 뿐이다"라며 "개인적으로 이번 규제완화에 대해 의협과 약사회가 너무 확대해석하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약국에서 특정의약품 또는 특정질병 관련 의약품의 전문적 취급에 대한 광고ㆍ표시를 허용하는 일이 의약분업을 무력화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약사법 시행규칙 제44조(의약품 유통관리 및 판매질서 유지를 위한 준수사항) 3항 나목에 따르면 약국개설자 또는 한약업사는 '특정의약품 또는 특정 질병에 관련된 의약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한다고 나타내거나 암시하는 표시·광고'를 할 수 없다.
 
위의 규칙대로라면 '피로에 도움을 주는 A영양제', '상처치료제 B연고' 등 일반의약품의 포스터나 팝업광고도 약국에 부착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약사법상 의약품 광고 금지 대상은 ▲전문의약품 ▲전문의약품과 제형, 투여 경로 및 단위제형당 주성분의 함량이 같은 일반의약품 ▲원료의약품으로만 제한되어 있어, 이미 약국 내 일반약 광고 및 취급 표시가 이뤄지고 있기에 이를 현실적으로 개정하겠다는게 이번 규제완화의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정 서기관은 "약사법 타 조항에 이미 의약품 광고에 대한 규제가 있다"며 "전문의약품에 대한 광고는 불가하고, 약국개설자가 진단하고 일반의약품을 판매하거나 특정 질병 전문약국이라고 환자에게 알리고 환자에 대해 진단을 목적으로 한 건강상담을 통해 일반의약품을 판매하는 행위도 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행법에 약국개설자가 진단하고 일반의약품을 판매하거나 특정 질병 전문약국이라고 환자에게 알릴 수 없게 되어있다"며 "(규제완화가 되더라도) 약국이 '당뇨전문약국'이라고 광고하거나 표기할 수는 없다. '모든 당뇨병 치료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까지만 쓸 수 있는 것이다"고 부연했다.
 
정재호 서기관은 "복지부는 관련 규제가 다 갖춰져 있기에 이번 규제완화로 의약분업 훼손우려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의약분업 훼손우려가)만일 있었다면 (규제완화를)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는 환자의 편의성을 고려한 조치라는 점도 역설했다. 해당약을 보유하고 있는 약국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게 해 처방약 수령을 보다 수월하게 돕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정 서기관은 "복지부의 의도는 환자에게 정보를 더 주고자 한 것이다. 약국에 대한 정보가 없으니 '동네약국에는 A약이 없을 것이다'고 생각해서 문전약국만 찾아야 하는 어려움이 발생하곤 한다"며 "가까이 있는 약국에도 해당약제가 있음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의약계가 이번 규제완화와 관련해 분업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으나 아직 하위규정은 개정되지 않은 상태이다. 충분한 검토를 거쳐 내년부터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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