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R 셧다운제' 칼 빼든 전공의‥"수련환경 왜곡·불법 조장"

상급종병 80%에서 사용‥대전협, "EMR 차단 실태 파악 및 폐지 성명 발표할 것"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19-10-22 06:03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대리처방 문제로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전공의 EMR(전자의무기록) 셧다운제 폐지를 위해 전공의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는 지난 19일 개최된 전기대의원총회를 통해 EMR 셧다운제 대응방안에 논의한 결과 그로 인한 부작용이 더 크다고 판단, 긴급 설문조사를 통해 전곡 수련병원 EMR 차단 살태 파악에 나선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해당 결과에 대해 대의원들과 공유하고 전공의를 범법자로 만드는 상황의 심각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며, 추후 전공의법 시행에 대응헤 '보여주기식'으로 만든 EMR 셧다운제 폐지를 위한 성명을 발표할 계획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전공의가 주로 소속되어 있는 상급종합병원 42곳 중 EMR 셧다운제를 시행 또는 올해 시행 예정인 곳은 34곳으로, 80% 수준을 웃돈다.

EMR 셧다운제는 수련병원이 근무시간 외 EMR 시스템 접속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이하 전공의법)의 시행과 함께 전공의 80시간 근무 시간을 준수하기 위해 마련됐다.

병원계에서는 전공의들이 업무를 시작할 때는 잊지 않고 EMR에 접속(로그인) 하지만, 퇴근할 때 EMR 접속 해지(로그아웃) 하는 것을 깜빡하는 사례가 많아 이를 돕기 위해 'EMR 셧다운제'를 마련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이를 이용하는 전공의들은 해당 EMR 셧다운제가 전공의로 하여금 의료법을 위반하도록 내몰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8일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같은 지적이 있었다.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은 국립중앙의료원의 EMR 접속기록 확인결과, 동일한 계정으로 병원 곳곳에서 동시다발적 처방이 이루어진 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정기현 원장은 개인 아이디를 공유해 처방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의료법 제17조 제1항, 제22조 제3항 등에 따르면, 의료인이 직접 진찰하지 않고 진단서 등 증명서를 발행하거나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작성하는 것은 위법이다.

박은혜 수련이사는 "EMR 셧다운제는 전자의무기록을 신뢰할 수 없게 만들어 여러 문제를 발생시킨다. 특히 기록상의 의사와 실제 의료행위를 한 의사가 다른 문제가 생긴다면 이로 인한 의료행위 주체의 불분명함이 환자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과 처우에도 큰 문제가 생긴다"면서 "전자기록상의 거짓으로 기록된 전공의 근무시간은 수련환경 개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또한 명확한 근무시간 산정을 방해해 전공의가 초과근무를 하더라도 당직 수당 등을 인정받지 못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대전협은 "상급종합병원의 환자 수는 상상 그 이상이다. 따라서 일어나는 변수도 다양해 매일을 예측하기 어렵다. 병동 재원 환자의 상태가 나빠지거나 환자의 입원이 늦어지거나 수술이 길어져 어쩔 수 없이 추가 근무를 할 수밖에 없는데 병원은 80시간 전공의법을 잘 지키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마치 전공의가 퇴근한 것처럼 조작하기 위해 EMR 아이디를 차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주치의가 퇴근을 못하고 처방을 내고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처방 의사의 아이디는 당직 의사로 바뀌어 있다.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병동 간호사는 처방에 대해 물어보려면 당직 의사에게 물어봐야 하는지, 주치의에게 물어봐야 하는지 헷갈린다. 이럴 때 처방 오류가 났고 의료사고가 생긴다면 누가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박 수련이사는 "담당 전공의의 근무시간이 끝난 경우, 당직 전공의가 해당 업무를 이어서 대신하면 되지 않느냐고 되물을 수 있지만, 의료 업무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당직 전공의에게 위임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진현 대전협 부회장은 "전공의법을 준수한다는 명목으로 점차 EMR 셧다운제를 도입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 서류상으로만 지켜지는 전공의법은 전공의법 미준수보다 못하며, 결국 제2의, 제3의 전공의 과로사가 반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수련환경 왜곡에 의료법 위반까지 조장하는 EMR 셧다운제는 상황이 더 악화 되기 전에 즉시 중단돼야 한다. 대전협은 해당 실태를 면밀히 확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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