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보건복지위 국감 종합]
이슈 파헤치기 없이 백화점식 나열만‥의약품 부실관리 부각

콜린알포세레이트·인보사케이주 등 정부 관리감독 기능 강화 필요성 제기
서민지/신은진 mjseo@medipana.com 2019-10-22 06:09
 

20대 마지막 국정감사에서는 다양한 문제제기가 이뤄졌으나, 기억에 뚜렷하게 남는 핵심 이슈는 등장하지 않은 백화점식 나열이 이어졌다.
 
이중 인보사 사태에 이어 치매약으로 둔갑한 콜린알포세레이트, 마약류 과다처방 등 의약품 관리감독 부실 문제가 연이어 제기됐고, 허가부터 재평가까지 전반에 대한 정책·제도를 정비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김세연)는 지난 21일 종합감사를 끝으로 이달 초부터 3주간 이어온 소관부처에 대한 국정감사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복지부·식약처 뿐 아니라 범정부가 인보사 지원.."감사원 감사"
 
올해 복지위 국감의 단골 손님은 '가짜 약'으로 판명된 '인보사케이주'였다.
 
인보사는 올해 3월말 종양유발 가능성이 있는 신장세포로 바뀐 사실이 드러나 판매가 중지됐고, 5월말 허가취소된 유전자치료제다.
 
식약처는 인보사 연구개발과 허가까지 적극적으로 지원해왔고, 사태 이후 종양을 비롯해 각종 부작용 보고사례에도 역학조사조차 진행하지 않았다. 게다가  이의경 식약처장이 약대 교수 당시 인보사에 대한 급여 적정성(경제성평가)을 연구했음에도 이에 대한 보고서 제출을 거부하면서 집중 포화를 맞았다.
 
보건산업진흥원 국감에서도 인보사의 문제점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국책연구 관리 부실 문제가 제기됐으며, 허가취소가 됐음에도 코오롱생명과학을 여전히 '혁신형제약기업'으로 남겨놓은 데 따른 비판이 이어졌다.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종합국감에서도 인보사를 향한 질타는 계속됐다. 식약처가 사후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보건복지부가 환자목록 마련과 검사 등 후속대책을 대신 추진하라는 주문이 나온 것.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인보사 사태가 터진 후 피해환자에 대한 후속조치를 최우선으로 챙기고, 관련자에 대한 조사와 수사,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강조해왔다"면서 "그러나 6개월 지난 지금 3,100명의 투약환자 중 2명만 검사를 받았고, 환자목록조차 만들지 못했다. 식약처에만 맡겨두면 사태 해결이 안 되므로 보건복지부 차원에서 환자 후속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또한 "지난 정권의 수출입은행이 티슈진에 무려 2천만 달러를 대출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식약처는 물론 과기부, 수출입은행까지 전방위적으로 인보사의 국내외 시장진출에 적극 앞장서온 것"이라며 "검찰 조사와 별개로 범정부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급여퇴출 기로' 윤곽드러난 콜린알포세레이트 재평가, 복지부-식약처-심평원 적극 공조
 
의약품에 대한 부실한 허가는 물론 재평가 등 사후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문제도 제기됐다.
 
지난해 건강보험 성분별 청구순위 2위를 차지한 뇌대사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 재평가에 대한 불이 붙은 것이다.
 
앞서 지난 2017년 국정감사에서 콜린알포세레이트 효능에 대한 논란에 제기된 이후 2년여 만에 늦어도 2020년 6월까지 해당 약제의 재평가를 마무리하겠다는 보건당국의 계획이 분명해진 것이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문가들이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의 효능·효과 입증이 어렵다고 지적한 사실을 강조하며, 보건당국에 재평가를 촉구하자,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내년 6월까지 콜린알포세레이트를 포함한 재평가를 완료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관련 부처간 협력을 통해 콜린알포세레이트 재평가는 특히 차질없이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재평가와 관련, 식약처는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약효가 입증되었기에 허가를 냈다는 입장을, 심평원은 급여적정성 검토를 위한 재평가가 필요한 약제라는 견해를 밝히자 부처간 의견차로 인해 재평가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일축시킨 것이다.
 
박능후 장관은 "(약제) 재평가 과정에서 복지부와 식약처, 심평원은 항상 함께 가고 있다. 어떤 약이 약효가 있는지, 경제성 있는지를 함께 평가하는 것이다"며 "내년 6월까지는 콜린알포세레이트 재평가를 완료할 예정이다. 특정 의약품에 대해서만 재평가 기간을 단축하거나 따로 진행할 수 있을지도 검토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이탈리아에서 최초 개발되어 1989년 판매를 시작했으나 '뇌대사개선제'에 대한 효능에 논란이 제기되면서 미국에서는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하고 있고, 일본도 1999년부터 관련 약제재평가를 시행해 시장에서 약제를 퇴출시키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콜린알포세레이트 청구건수가 687만 건에, 2,705억 원을 기록했다.
 
마통시스템이면 끝? 마약류 관리 부실·과다처방 비판 잇따라
 
의약품 중에서도 중독 가능성이 높고 부작용이 큰 마약류 역시 보건당국의 흐린 눈을 피해 과다처방이 계속되고 있었다.
 
연예인들 중독사건으로 잘 알려진 프로포폴의 경우 지난 1년간 병원급 이하 의료기관에서 하루 2번 이상 투약한 사람이 16만 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고, 제2의 프로포폴로 알려진 에토미데이트의 경우 불법으로 유통되면서 살인사건 등에 이용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고유정사건에서 살인시 이용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졸피뎀'의 경우 최근 1년간 무려 1억 4,000여 개가 처방됐고, A씨의 경우 혼자서 4개의 의료기관을 돌아다니면서 무려 1만 1,456개를 처방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식약처가 책임 있는 자세로 마약류 관리에 만전을 다해야 한다"면서 "의사가 환자의 의료쇼핑을 막고 오·남용을 방지할 수 있도록 환자 투약내역 확인 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이의경 식약처장은 "마약류 오남용 방지를 위해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 고도화 작업을 통한 마약류 처방내역 확인 시스템 마련 및 졸피뎀 사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심지어 의료기관의 마약류를 관리감독 하는 보건소마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일규 의원은 "지난 2017년 납품된 마약류에 대한 관리대장을 올해까지 보관해야 하나, 그렇지 않았다"면서 "어떤 경로로 얼마나 투약됐는지조차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마약류가 무려 4만 3,312개에 달하며, 이는 6만 3,492명이 투약 가능한 양이다. 특히 신경안정제의 일종인 디아제팜이 1만 1,320개로 가장 많았으며, 그 외 모르핀, 펜타닐 등 마약류 의약품과 졸피뎀, 알프라졸람 등 향정신성의약품도 각각 170개, 3만 1,822개나 납품됐다.
 
내부고발자 보호 공식화까지‥한의협-청와대 '첩약급여화 밀약' 논란
 
한편 올해 국감 기간 동안 청와대와 한의계의 '밀약'이 지속적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문재인케어를 지지하는 조건으로 청와대가 한방첩약 급여화를 수용하겠다는 대한한의사협회 최혁용 회장의 녹취가 공개된 것.
 
국감장에서 최혁용 한의협 회장의 발언이 공개된 이후, 의약계의 민감한 반응이 이어지자 한의협이 내부고발자를 색출에 나섰고, 다시 국감장에서 비판이 잇따랐다.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혁용 회장의 발언이 담긴 영상과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한의협이 공익신고자 찾기에 혈안이 되어있다. 한의협의 행동은 국감에 대한 도전"이라며 한의협에 대한 복지부의 책임있는 제재조치와 공익신고자에 대한 보호를 촉구했다.
 
복지부가 이 같은 요구에 소극적인 답변을 내놓자 국회는 법리검토를 진행했고, "한의협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보건복지부가 내부 공익제보자를 보호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김세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은 "법리검토 결과, 복지부는 한의협에 대한 관리감독권이 있는 기관이고,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따라 공익신고자를 보호해야 한다"라며 "복지부는 한의협의 내부고발자 색출행위와 관련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철저히 시행해야 한다. 한의협은 해당의혹이 사실이라면 행위를 즉각 중단하길 바란다"고 국회의 공식적 입장을 밝혔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이 같은 국회의 요청을 수용했고, 향후 한의협의 행방에 의약계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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