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노쇠 정도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장일영 교수
메디파나뉴스 2019-11-02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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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쇠는 노화와 반대의 개념이다. 노화는 영어로 aging으로 나이가 들어가면서 생기는 `정상적인` 기능저하 및 퇴화의 과정이다.
 
이 노화의 과정은 대개 일정한 속도가 있으며, 수일에서 수주 이내로 급격히 오지 않는다. 반대로 노쇠라는 것은 영어로 frailty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허약이라는 단어로도 사용되기도 한다.
 
노쇠는 신체 내외부로부터 발생하는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생리적 여력이 줄었음을 의미하는 말로,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정상적인 노화 과정이 아니라, 비정상적인 과정이고, 노화의 속도보다 훨씬 빨라 수일~수개월 이내 급격히 진행한다.
 
대개 식욕이 떨어지고, 기운이 없고, 걸음이 느려지고, 어지러움증, 기억력 저하, 체중감소 등을 주 증상으로 한다.

노인이 비교적 짧은 기간이내 식욕이 줄고 기운이 없고 체중이 감소하는 증상이 생기면서 노쇠해지면, 대개는 이를 악화시키는 원인이 있고, 원인을 제거하면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회복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증상이 만성질환에 의한 증상 혹은 일반적인 노화과정과 다소 유사하게 보여 일반인부터 심지어 의료인까지 상기 현상이 노쇠인지, 노화인지, 질병인지, 어떤 약에 의한 합병증인지를 구분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노쇠가 생기더라도 원인을 조기에 확인하고 교정하면 나이가 많아도 어느 정도는 교정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노쇠는 꼭 증상이 생긴다거나 겉으로 나타나지 않고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진행하고 있는 경우도 흔하다. 근육량이 빠진다던지, 기억력이 자주 줄어든다든지, 자주 어지럽거나 넘어진다던지, 최근 특별한 이유 없이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다던지 하는 증상도 나이가 들어서 그러려니 하는 현상으로 간주하고 있는 경우도 흔하다.
 
또 노인이 되면 증상이 대개 비특이적이거나 모호해지고, 본인이 불편한 것을 명확하게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경우 대개 일반적인 경우에서는 조금씩 진행되나 일상생활에서 큰 문제는 생기지 않고 그럭저럭 지낼 수 있는 경우들이다.

그러나 문제는 몸이 아프거나 살면서 큰 스트레스가 생겼을 때이다. 어떤 사람은 감기가 걸려도 약도 거의 복용치 않고 짧은 기간 동안 잘 이겨내는 방면, 어떤 사람들은 조금만 감기가 걸려도 금새 폐렴으로 넘어가고 중환자실, 심지어 사망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가정 내외에서 사람간의 작은 다툼으로도 심한 신체적 증상으로 연결되어, 식욕이 떨어지고 기운이 없이 어지럽고 불안감을 호소하기도 하고 한참이 지났는데도 (원인이 해결되었는데도) 증상이 지속되면서 기능조차 떨어진다.
 
결국 심한 문제가 아닐 것 같았던 문제들이 신체에 심각한 문제까지 야기하는 큰 문제로 이어지는, 소위 나비효과 같은 일이 일어나는 것은 사실은 이미 사전에 어느 정도 노쇠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노쇠를 알면 얻는 이득은 병원에서 더욱 크다. 병원에서는 암이나 골절 등으로 큰 수술이나 항암치료를 받는 노인들이 매우 많으며, 많이 늘어나고 있기도 하다. 이런 치료들은 기본적으로 합병증의 위험이 높은 고위험 치료들이다.
 
그런데 어떤 노인에서는 수술 후 큰 합병증도 없고 심지어 빨리 퇴원하기도 하나, 어떤 노인에서는 `치료가 잘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겉보기와는 다르게 합병증이 잘 생기거나, 회복이 더디고 식사량도 줄어들고 기운 없어 하고 걷기 어렵거나 자꾸 누우려고 한다. 처음에 노쇠한 노인들은 수술이나 항암치료 같은 큰 스트레스를 견딜 생리적 여력이 줄어든 상태에서 치료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런 정보를 알고 대비해가면서 치료에 임한다면 훨씬 나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은 선진국에서 잘 알려져 있다.

통상적으로 거동이 가능한 모든 노인에게 운동과 영양섭취는 권장된다. 다소 상투적일 수 있지만 이것은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데, 그 어떤 치료도 운동과 영양의 치료효과를 상회한 연구결과가 아직 없기 때문이다.

다만 운동의 경우 단일 형태의 운동만 하는 것이 권장되지는 않는다. 손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 `걷기` 이나 다른 운동 없이 하루 1시간 혹은 2시간씩 걷는 운동만 한다면 다소 효과가 없을 수 있다. 걷기 운동은 도움이 되나, 근력운동과 균형운동 등을 균형있게 하지 않으면 효과는 매우 제한적이라는 의미이다.

그리고 영양섭취가 충분해야한다. 나이가 들면 치아문제나 미각이 둔해지거나 소화기능이 떨어져 식욕 식사량이 줄어든다. 결국 전체적으로 섭취량이 떨어지는데 일부 영양소의 경우 흡수량도 같이 줄어들어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단백질`이다. 우리나라 노인 중 육류나 어류, 계란 등을 섭취하는 것을 극히 꺼려하거나 혹은 불편해하는 경우가 너무 흔하고 이는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젊을 때 보다 단백질 요구량은 사실 더 늘어나고 흡수율은 떨어진다. 만성적인 단백 결핍상태가 오래되면 근육량이 줄어들고 노쇠해질 뿐만 아니라 운동을 해도 힘만 들고 숨이 더 차기만 하면서 효과는 적은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든다. 심한 경우 기억력이 줄어들고 몸 전신에 통증이나 신경통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채식만으로는 어렵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한편, 약에 의해서도 노쇠해지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 나이가 들면 약물의 부작용 확률이 매우 높아지고 9가지 이상 복용하면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서 약물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이렇게 생기는 부작용은 피부발진이나 위장장애 같은 통상적 부작용보다는 입마름, 온몸에 힘빠짐, 식욕저하, 어지러움증, 변비와 같은 증상이 생기는데, 오래 지속되면 거동이 느려지고 심할 경우 파킨슨병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런 증상들은 다소 노화나 노쇠와 비슷한 증상이 생겨서 구별이 어려우나 오래되면 근감소증, 인지기능 저하, 노쇠 등이 병발할 수 있어서 복용약에 대하여 노쇠를 잘 이해하는 전문가의 관리를 받는 것을 권한다.

또한 사회적 노쇠 또한 노인증후군을 일으키는 원인이므로 이를 예방하기 위해 이웃들과 자주 대화하고 활발하게 소통하면서 사회생활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고|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장일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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