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지대의 장애인 치료전달체계…촘촘한 시스템 구축"

[인터뷰] 서울재활병원 이규범 장애인보건의료센터장
박민욱기자 hopewe@medipana.com 2019-11-05 06:02
[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누구든지 몸이 아프면 병원을 찾지만, 질병의 중증도가 높으면 내원 자체도 번거로운 일이다.

그러나 평소 생활에서 불편함을 겪는 장애우는 이 어려움이 더욱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장애인의 의료전달체계는 지자체와 개별병원이 분절화 되어 있는 상황.

이에 정부는 보건, 복지, 의료의 삼박자를 아우르는 커뮤니티케어를 추진함과 동시에 장애인 의료체계의 끊어진 고리를 이어가고자 전국 17개 광역지자체에 19개(서울시, 경기도 2개)의 장애인보건의료센터 지정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센터 지정은 시작단계로 지난해 서울 남부 지역의 서울시립 보라매병원에 이어 올해 4월에는 재활전문병원으로서는 최초로 서울재활병원이 서울 북부 권역으로 지정됐다.

이에 메디파나뉴스는 올해 4월 서울시 북부지역 장애인보건의료센터(이하 서울북부센터)로 지정된 서울재활병원의 이규범 센터장을 만나, 장애인 지원 사업의 방향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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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년간의 재활 노하우 기반…전문병원 최초로 장애인보건의료센터 지정

지난해 대전시, 경상남도, 서울남부에 이어 보건복지부는 올해 초 장애친화 건강검진기관 및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 공모(서울북부, 전라북도, 강원도)에 나섰다.

다른 지역과는 달리 서울특별시와 경기도는 인구가 많아서, 장애인보건의료센터는 2개소가 지정되는데, 타 의료기관과의 높은 경쟁 결과 서울재활병원이 최종적으로 지정됐다.

이는 재활전문병원 중 최초로, 21년 동안 공공재활의료 서비스를 구축한 병원의 노력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 센터장은 "장애인의 관리를 위해서는 많은 시설과 노하우가 있는 의료진이 있어야 하기에 기존에는 대학병원 등이 위탁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번 평가에서 전문병원이 받은 것이 처음으로 그동안의 전문적인 재활 치료 성과로 인해 경쟁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규범 센터장은 오랜 기간 은평구 재활협의체의 위원장을 맡으며 지역 내 기관과 협력을 통해 연간 195명의 재가 장애인 방문 재활과 방문 진료를 진행하며 지역사회중심재활사업을 직접 실행해왔다.

그는 이어 "서울재활병원은 기존에도 지역사회와 함께 장애인 재활치료를 해왔는데 이것이 국가사업으로 지원을 받으면서 규모가 커졌고 서울 북부지역 전체로 확대한다는 개념으로 임하고자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서울북부센터에 지정이 되면서 병원은 정부로부터 시설장비비 6000만 원과 6개월간 인건비·사업비로 약 2억 5,600만 원을 지원받게 된다. 아울러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3년간 지정 유지되며 4년 차에 재지정 절차를 거친다.

향후 서울북부센터는 ▲장애인 건강 보건관리 사업 ▲여성장애인 모성 보건사업 ▲교육사업 ▲의료서비스사업으로 나누어 장애인 건강권과 의료접근성 강화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이 센터장은 "지역 내 장애인 당사자의 의료접근성에 대한 요구도가 높지만, 전문 인력 부족과 시스템의 부재로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서울시 북부지역 14개 지역 보건소와 함께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역사회와 병·의원 등 의료시설 연계를 통해 장애인 건강권 향상과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건강 수준 격차를 해소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기존 보라매병원이 서울 전역을 담당하던 것에서 남부와 북부로 섹터가 나뉘면서 더욱 촘촘한 장애인 진료체계를 갖출 수 있는 기반이 된 것이다.

◆ 보건소 연계·여성장애인 모성 보건사업 최대과제

보건복지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장애인 1인 가구는 2011년 42.4만 가구에서 2017년 81.1만 가구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서울시 북부지역의 장애 인구수는 전국 대비 8.84%로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그동안 장애인 보건의료 지원은 수익성과 의료진의 관심 면에서 외면받으며 사실상 방치되어 있던 상태이다.

이에 서울북부센터 활동을 중심으로 선제적인 장애인 건강 관리와 보건과 복지가 융합된 모델 개발이 이뤄지며, 성공적인 평가를 받는다면 향후 타 센터로 시스템이 보급될 가능성도 있다.

이런 관점에서 이 센터장은 보건소와 연계를 통한 역량 강화와 여성장애인 모성 보건사업에 중심을 두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 센터장은 "센터는 단순히 오는 환자만 받는 것이 아니라, 보건소 및 지자체와 연계를 통해 선제적으로 대처하는 것도 포함된다. 이를 위해서는 사례관리를 하는 보건소와 재활의학과 의사 간 커뮤니케이션이 정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런 시스템이 아직 자리 잡지 못해 사례관리를 병원이 하고 있다. 따라서 재활전문가와 각 구에 있는 보건소의 역할분담이 원활히 이뤄진다면 서울 같은 경우 3년 안에 체계가 정비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보건소가 장애인 사례관리를 하지 못한 것은 당연하다. 사회적으로도 2017년 정신건강복지법이 마련되면서, 비로소 장애인 건강관리체계라는 추상적인 개념이 생겼다.

이후 정부는 재활의료 협의체를 구성하도록 했지만 사실상 그동안 자문기구에 불과했으며, 이후 실제적인 사례관리를 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센터지정이 시행된 것이다.

이 센터장은 "협의체 위원장이었던 경력 덕분에 서울재활병원이 은평구 내에서 활동한 모델이 알려졌다. 향후 재활협의체 역량이 커져야 한다"며 "중장기적 서울 14개 구 보건소가 재활협의체 지원을 하는 것이며, 장애인 복지관 협회와 MOU를 맺은 것이 내실 있게 사례 관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 센터장은 그동안 관심을 두지 못했던 여성장애인에 대한 지원을 해나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 센터장은 "여성장애인은 임신 출산뿐만이 아니라. 육아까지 고려해야 한다. 모성권 이후에 양육권을 도와야 하는데 이것은 센터의 역량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에 산부인과 전문병원인 인정병원과 MOU 맺어 의료 영역을 제공할 것이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국 여성장애인 연합과 MOU를 맺었다. 이를 통해 의료뿐만이 아니라 양육도 지원하면서 이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은 정책 건의도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 "장애인 재활의료 개선, 장기적으로 의료종사자 교육 중요"

이처럼 센터는 장애인 의료접근성 향상을 위해 방문재활, 저소득가정 의료비지원, 가옥구조 개선사업, 의료기관 이용지원, 콜센터 운영 등을 하게 된다.

나아가 이 센터장이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바로 의료종사자에 대한 교육.

장애인 재활은 보다 많은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의대생 시절부터 교육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센터장은 장애인 치료 관련 교육은 과거 의대생 시절에 배우지 못했다"며 "재활 치료를 하면서 알게 된 노하우들이 의과대 학생에서부터 반드시 교육이 필요하다고 느낀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어 "인권감수성과 같은 강의도 필요한데, 경희의대 박수현 교수가 실제 본과 1학년을 대상으로 해당 강의를 진행하고 있어, 자문을 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장애인 치료 관리를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예비의료인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끝으로 이 센터장은 "향후 장애인들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의료기관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이 센터장은 "장애인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이 단지 '경제적 이유'라고 한정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며 "일례로 의료기관과의 접근성도 큰 영향을 준다"고 전했다.

실제로 서울북부지역은 장애인 수 증가 추세에 반해 교통편의 불편, 의료기관 동행자 부재, 의사소통의 어려움, 의료기관의 장애인 배려시설 부족 등의 이유로 장애인의 의료접근성이 떨어진다고 분석된다.

그는 "물리적인 접근성 말고도 의료기관에 대한 심리적인 저항이 있을 수 있다"며"청각·시각장애인의 사례관리 체계를 통해 지속가능한 연계체계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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