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국가검진은 `조기 발견` Key‥그러나 쉽지 않은 기준

폐암과 간암, 국가검진 포함 후에도 '잡음'‥C형간염은 오랜 요구에도 '묵묵무답'
박으뜸기자 acepark@medipana.com 2019-11-18 06:09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국가검진은 크게 일반검진, 생애전환기 건강진단(만 40세, 만 66세), 암 검진으로 나뉜다.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에는 B형간염이 포함돼 있고, 암 검진에는 위암, 대장암, 간암, 자궁경부암, 유방암, 그리고 7월부터 폐암이 포함됐다.
 
국가검진은 건강보험 급여로 지급돼 국민의 비용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비용 부담이 줄어들면, 국민들이 병원을 찾게 되는 언덕이 낮아지기 때문에 질환에 대한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그런데 이 국가검진에 특정 질환을 새롭게 포함시키거나, 내부적인 기준을 고치는데 여전히 잡음이 많다.
 

◆ 폐암 =
먼저 올해 7월부터 국가검진에 포함된 '폐암'은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의료계는 과잉진단예방연구회 등을 중심으로 국가 폐암검진이 실시될 경우, 과잉검사와 불필요한 수술을 유발할 수 위험이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복지부는 폐암이 전체 암 사망 중 1위, 주요 암종 중 5년 상대생존율이 2번째로 낮은 위험한 질환이며, 조기발견율이 낮은 특성을 고려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얼마 전 개최된 대한폐암학회 기자간담회에는 2017년∼2018년 폐암 고위험군 환자 1만 369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시범사업 결과가 공개됐다.
 
국립암센터를 포함해 전국 14개 대학병원이 참여한 폐암 검진 시범사업은 만 55∼74세의 30갑년(매일 1갑씩 30년) 이상 고위험 흡연자를 대상으로, 저선량 흉부 CT(LDCT) 검사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조기 폐암(1기 53.2%, 2기 15.2%) 발견율은 68.4%로 우리나라 전체 폐암 등록환자(21%)의 3배 수준이었다.
 
특히 폐암 검진에서 문제가 됐던 위양성률은 14.6%로 미국 NLST 연구(26.6%)와 비교해 낮은 수준을 보였다. 79명의 폐암 확진자 가운데 조기 폐암은 54명으로 조기 폐암 발견율은 68.4%였다.
 
이 결과는 의료계 일부에서 국가 폐암검진은 위양성률이 높아 환자를 늘리고, 불필요한 검사로 재정을 낭비한다고 지적한 것을 반박하는 자료였다.
 
폐암학회는 이미 미국의 NLST 연구에서 폐암 검진으로 사망률이 20% 감소하고, 이탈리아 MILD 연구에서는 39% 감소하는 등 폐암 검진 효과가 드러났다고 바라봤다.
 
또 폐암검진을 실시하지 않는 경우에 비해 폐암검진을 실시하면, 추가 소요되는 비용을 추산시 수명 1년 연장의 추가 소요 비용이 약 2600만원, 건강수명 1년 연장에 추가 소용 비용은 2800만원이었다. 비용 효과면에서도 타당하다는 설명.
 
그렇지만 여전히 가정의학회를 비롯 의료계 내부에서는 유럽, 영국, 일본 등 선진국은 물론 전세계에 폐암 검진을 하는 나라가 없고, 비교 대상인 NLST 연구 결과 자체도 미국 내에서 문제가 많다며 거듭된 우려를 내놓고 있다.
 

◆ 간암 =
간암의 경우 B형, C형간염을 앓고 있는 40세 이상의 남성이 우선적 조기 진단 대상자라고 정해져 있다. 
 
지금까지 국제 진료지침은 간세포암 고위험군 환자 대상 간암 조기 발견을 위한 검진으로 연 2회의 초음파 검사를 권고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여기에 한가지, 의사들이 주목하는 방법은 간암의 조기 진단에 'MRI'를 사용하는 것이다. 간암의 조기 진단을 하기엔 초음파 검사는 특이도와 민감성, 정확도에 제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세포 특이 조영제를 사용한 MRI는 5mm의 암까지 발견해 빠른 치료로 이끈다.
 
2017년 JAMA Oncology에 게재된 PRIUS 연구에서 이러한 결과가 도출되자, 해당 연구는 빠르게 해외 가이드라인에 반영됐다.
 
대표적으로 2018년 미국 간학회(Americ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Liver Disease, AASLD)의 guidance에는 PRIUS 연구 결과를 인용해 고위험 환자에게 간세포 특이 조영제를 사용한 MRI 검진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권고했다.
 
그렇지만 간암의 조기 진단이라는 흐름을 같이 하더라도, 초음파 검사와 MRI의 검사비용 차이는 극과 극이다. 비싼 MRI을 하면서까지 간암의 조기진단이 얼마나 이득인지 증명이 필요하다.
 
이는 PRIUS 임상의 후속연구에서 답이 나온다. 간세포암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바이러스로 인한 대상성 간경병증(virus-associated compensated cirrhosis) 환자에서 초음파 대비 간세포 특이 조영제를 이용한 6개월 주기의 MRI 검사가 비용효과적이라고 확인됐기 때문.
 
연간 3%의 간세포암 발병률을 적용해 해당 자료를 분석한 결과, 초음파 대비 간세포 특이 조영제를 사용한 MRI 검사에 따른 비용이 한 환자당 총 $5,562 증가하는 것이 확인됐으나, 수명(LY)과 질보정수명(QALY) 또한 각각 0.384년, 0.221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간세포 특이 조영제를 사용한 MRI 검사의 ICER은 수명(LY)당 $14,474 및 질보정수명(QALY)당 $25,202로 측정됐다.
 
우리나라는 통상 1년에 2000만원 정도의 이득이 있다면 '비용효과적'이라고 보는데, MRI를 사용한 조기검진 방법은 이를 뛰어넘어, 해외의 소득 수준과 비교했을 때에도 분명히 장점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고위험군에게 간세포 특이 조영제를 사용해 MRI를 했을 경우, 암의 조기진단으로 인해 사망률을 줄이고, 사회활동이 유지되며, 암으로 인한 추가비용 감소까지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정리된다.
 
그러나 간세포 특이 조영제를 사용한 MRI 검진의 간암 조기 발견율이 높을지라도, 국내 국가검진 제도와 건강 보험 급여는 한정적으로 되어 있다.
 
암환자의 사회복귀를 위해 치료보다 '암의 조기진단'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는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이 PRIUS 연구 결과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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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형간염 = `C형간염` 항체검사를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추가해 달라는 요구는 몇년 째 지속되고 있다.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에 C형간염 항체검사를 포함시킬 의학적 근거와 비용효과성을 입증했음에도, 변화가 없음에 의사들은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최근 암과 관련해서는 국가검진 정책이 적극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C형간염은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는 모습이다.
 
우리나라는 20만명 정도가 C형간염 치료 대상자임에도 실제 치료환자는 5% 수준에 머물러 있다. 본인이 C형간염인지도 모르고 있는 환자가 간경화, 간암에 이르러서야 의사를 찾는 케이스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C형간염은 간단한 항체검사를 통해 진단이 가능하고, 최근엔 효과가 상당히 좋은 `경구용 항바이러스 치료제(Direct-acting Antiviral Agents, DAA)`들이 등장하면서 8~12주만에 '완치'가 된다.
 
그래서 국가검진을 통해 조기에 C형간염을 발견하게 된다면, 치료를 하지 않아 간질환이 진행됐을 때 보다 의료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이에 의사들은 HCV 고위험군 뿐 아니라 유병률이 증가하는 40대 이상의 인구에서 `C형간염의 국가검진 도입`을 요구했다.
 
그렇지만 C형간염이 국가검진에 포함되려면 유병률, 사망률, 치료방법 존재 여부, 비용대비 치료 효과성의 원칙이 맞아야 한다. 아쉽게도 C형간염은 유병률이 5%에 미치지 못해 국가검진 도입이 쉽지 않았다.
 
이를 놓고 의사들은 WHO의 권고안을 전혀 참고하지 않은 방향이라고 꼬집었다. 2017년 WHO는 C형간염 검진대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기존 고위험군과 전국민검진시 유병률 기준을 2-5%로 정했으며, 감염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출생 코호트는 특정 연령대 인구집단 검진을 권고했다.
 
의사들은 의료 재정 절감을 위해서는 빨리 치료하고, 잠재적 환자를 발견하는 것이 가장 이득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본에서조차 전국민을 대상으로 스크리닝을 했을 때 비용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에 따라 C형간염을 국가 제도로 들여온 상황.
 
WHO는 2030년까지 C형 간염 퇴치를 선언했다. 우리나라가 C형 간염을 퇴치하려면 연간 3만명 이상의 환자가 진단되어야 가능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게는 이 WHO의 목표가 무색한 실정이다.
 
지난 2019년 국정감사에서도 남인순 의원, 이명수 의원, 김순례 의원은 C형간염의 국가검진 제도 도입을 질의한 바 있다. 이에 복지부와 질본은 서면답변을 통해 '근거확보시 도입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올해 7월에 C형간염을 포함한 '국가 바이러스성 간염 관리대책'을 수립해 추진 중에 있다"며 "내년에 고위험군(만 56세) 대상으로 'C형간염 환자 조기발견 시범사업(2020~2021)'을 추진하고, 시범사업 결과, 유병률, 비용효과성 등 근거가 확보되는 경우 건강검진 항목 도입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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