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보장성 강화 정책 2년‥RSA와 선별급여의 사각지대

환자 접근성 개선에는 어느정도 공감‥사회적 요구 높은 잔존 비급여 약제 재점검 필요
박으뜸기자 acepark@medipana.com 2019-12-09 06:08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2022년까지 건강보험 보장률을 70%까지 높이겠다는 정부의 발표는 지금까지도 이슈의 중심이 되고 있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이른바 '문재인 케어'는 돈이 없어 치료받지 못하는 환자를 만들지 않겠다는, 환자의 접근성 확대와 관련이 깊다.
 
2017년 8월 문케어를 발표한지 2년이 넘게 흐른 지금, 문재인 케어의 핵심인 '비급여의 급여화' 면에서는 어느정도 개선이 이뤄진 것이 사실이다.
 
특히 치료제 부분에서는 선별급여제 및 위험분담제(RSA) 확대 등이 지속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조차 '사각지대'까지 아우를 수는 없었다.
 
잔존 비급여 약제 중 환자들의 요구가 높은 치료제를 다시금 검토할 때다.
 

◆ 비급여인 이유 불명확‥국민 청원도 사실상 무의미
 
`의약품 비급여의 급여화`는 일반약제와 항암제로 나눠 진행돼 오고 있다.
 
이중 항암제는 48개 항목에 대해 2020년까지 3년에 걸쳐 선별급여화가 이뤄진다. 비용효과성이 입증되지 않았지만 '임상적 유용성'과 '사회적 요구도'를 검토해 본인 부담률을 30~70% 사이로 정한다는 방침.
 
구체적으로는 2018년 희귀암, 여성암 등 사회적 요구도가 높은 암, 2019년 이를 제외한 중증 질환·기타암, 2020년 항암요법 관련 보조 약제, 2021년 만성 질환, 2022년 안·이비인후과 질환 등이 포함됐다.
 
올해 5월에는 첫 사례로 '퍼제타(퍼투주맙)', '할라벤(에리불린메실산염)', '엑스탄디(엔잘루타마이드)', '자이티가(아비라테론아세테이트)' 등 유방암과 전립선암 분야의 4개 품목 6개 요법에 선별급여가 적용됐다.
 
하지만 명확한 기준의 부재로 급여권 진입이 어려운 약제가 여전히 존재했다. 치료 효과가 우월하고 사회적 요구도가 높음에도 말이다.
 
한 예로 MSD의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는 지금까지 폐암의 1차 치료를 위해 여러번 급여에 도전했다.
 
1차에서 PD-L1 발현이 50% 이상인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치료, 그리고 최근에는 전이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1차에서 페메트렉시드 및 백금 화학요법 병용, 전이성 편평 비소세포폐암 1차에서 카보플라틴 및 파클리탁셀 병용 등 2가지로 보헙급여를 신청했다.
 
폐암 1차 치료에서 키트루다는 기존 항암화학요법 대비 월등한 효과를 보였으나, 건보 재정 증가 부담 및 기준 설정 미비로 몇년째 급여에 발전이 없는 상태다.  
 
이에 환자들이 직접 국민청원 등을 통해 접근성 확대 요구를 1년 째 이어오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오시머티닙)'도 마찬가지다.
 
EGFR 변이 폐암 환자에서 타그리소는 뇌 전이가 있는 환자에서도 높은 치료 효과를 보이지만, 최근 1차 급여 적용 검토가 보류되고 있다. 그 이유조차 명확하지 않아 치료제가 절실한 환자들의 국민청원이 지난 2017년부터 올해 11월까지 총 20건에 달한다.
 
화이자의 '입랜스(팔보시클립)'는 전체 유방암 중 환자 수가 가장 많지만 치료옵션이 적은 HR+/HER2- 전이성 유방암 분야에서 혁신치료제로 등장했다.
 
유방암 환우들의 요구를 통해 빠르게 급여권에 진입했지만 폐경 후 HR+/HER2- 환자에서 레트로졸(letrozole)과 병용하는 1차 치료에만 급여가 인정되고 있다. 풀베스트란트와 병용하는 폐경 전/후 2차 이상 치료에서는 비급여다.
 
2차 이상 치료의 경우 유방암 발생이 높은 국내의 폐경 전 젊은 환자들도 사용할 수 있다. 현재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및 유럽종양학회(ESMO)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입랜스 병용요법을 폐경 전후의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 치료에서 category 1으로 권고하고 있다.
 
그렇지만 함께 사용하는 '파슬로덱스'와의 병용 급여 논의는 순탄하지 않았다. 지난 4월 26일 파슬로덱스가 11년만에 단독요법으로 급여를 인정받았으나 '입랜스+파슬로덱스' 병용 치료에 대해서는 여전히 급여가 제한되고 있다
 
그 결과, 입랜스는 1차 급여 이후 벌써 2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으며,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은 수차례 국민청원을 통해 '차등 적용 없는 건강보험'을 요구해오고 있다.
 

◆ 잔존 비급여 약제 재검토 필요‥신약 중심 약제비 관리에 초점
 
정부의 입장은 한결같다.
 
지난 10월 복지부는 국감 서면 질의를 통해 비급여의 급여화를 계획대로 이행하는 한편, 신규 비급여 약제와 잔존 비급여 약제에 대해 2022년까지 건강보험 보장률 70% 달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말 그대로 '노력 중'이며, 여기에는 여러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사항과 제약사들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정부가 '보장성 강화' 정책을 선포했으나 의약품 우선순위를 설정해 결정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한정된 재원 내에서 무분별한 급여를 하기엔 여러 위험요소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만성질환 및 경증질환 의약품 사용에 대한 지출 합리화를 통해, 절감된 보험 재정을 중증/희귀질환 의약품의 보장성 강화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사회의 고령화 및 건강보험의 지속적인 보장성 확대 정책 추진을 위해서는 건보 재정 지출 확대는 불가피하다. 신약 가격 중심의 약제비 관리 정책에 따른 재정 절감 효과는 미미하고, 신약 도입을 촉진하는 정책 도입은 재정에 큰 영향을 주지않는다. 그러므로 의약품 사용량 관리 등 지출구조를 선진화해 보험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고 혁신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를 만들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의 항암제 선별급여 적용 검토 우선순위가 매해 달라진다 하더라도 미결 과제로 남은 채 사각지대에 놓인 잔존 비급여 약제들에 대한 관심도 다시 한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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