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분쟁 '실형' 두려움‥"의료인으로서 소명감에 '회의'"

방어 진료와 중증환자 기피 현상 등 부작용 우려‥형사 특례 도입 등 주장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19-12-09 12:25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의료분쟁의 양적 증가와 형사 소송에 의한 구속 등의 처벌 사건이 증가하면서, 의사들의 의료 분쟁에 대해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두려움이 의료인으로서의 소명감에 회의로 이어지면서, 방어 진료와 중증 환자 기피 현상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충북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한정호 교수가 대한내과학회 학술지 'The Korean Journal of Medicine'에 '의사 입장에서 본 의료 분쟁'에 대한 논문을 통해 의사 입장에서 바라본 의료 분쟁에 대한 두려움을 다뤘다.

첫 번째 사건은 지난 2017년 12월에 모 대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발생한 신생아 연쇄 사망 사건이다.

당시 사건이 의료진들에게 더욱 충격으로 다가온 이유는, 검찰과 법원이 의료사고에 대한 인과관계의 근거도 없이 수사 단계에서 의료진을 구속했기 때문이다.

한정호 교수는 "이 사태를 지켜본 많은 의료진은 환자를 살리려고 통상적인 상황보다 더 많은 환자를 진료하여 진료 강도를 높이거나, 더 오래 환자를 진료하느라 퇴근을 못하고 밤을 새우고 연속 진료하는 시간을 늘리거나, 질병 등의 개인 사정으로 죽음을 직면한 상황에서도 환자를 살리려고 진료를 지속하는 의료인의 소명감에 회의를 가지게 되었다"고 밝혔다.

특히 "대한민국의 국민, 경찰, 검찰, 심지어 법원에서도 정상이 참작되기보다는 의료사고의 원인이 불명확한 상황에서조차 감옥에 갇히고 여론에 의하여 마녀사냥이 되어 대중 앞에 벌거벗겨진다는 사실도 목도했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 사건은 지난 2018년 10월 2일 경기도 모 지원에서 횡격말탈장으로 숨진 8세 환아에게 오진을 한 의사 3명 모두가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된 사건이다.

해당 사건의 경우 법원이 의뢰한 감정 촉탁의 3명 중 1명이 피고에게 불리한 감정 의견을 제출해 사건 판결에 불리한 영향을 미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교수는 "이 재판을 통해 기존의 의료 감정이 의사에게 유리하다는 일부 시민단체의 주장보다는 오히려 의사에게 불리하다는 주장이 힘이 실리게 되었다"며, "많은 소송에서 진료 기록 감정 절차를 거치며 재판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공정한 감정 기관과 절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올해 6월 27일, 사산아 분만 중 의료진의 부주의로 갑작스러운 태반조기박리에 의한 과다출혈을 인지하지 못해 산모가 사망에 이른 사건 역시 산부인과 의사에게 금고 8개월 실형선고 및 법정 구속을 담당 간호사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돼 의료계에 큰 충격을 줬다.

한 교수는 일련의 사례들을 통해 의료진이 의료분쟁에 대한 공포가 심화되었으며, 그로인한 부작용이 막심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형사 소송으로 인해 실형이 선고되어 구속되는 경우, 본인이 운영하던 의료기관의 폐업을 초래하고 막대한 금전적 손해가 발생하며, 정신적 충격과 직업적 소명에 대한 회의감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벌금이나 집행유예가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경우에도, 의사는 고위험도의 시술을 지속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긴다.

재차 소송이 걸릴 경우 초범이 아니기에 실형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고, 공립병원이나 국립대학교병원, 사립대학교병원은 모두 금고 이상의 형(집행유예가 되어도)이 확정되면 자동적으로 해임 또는 파면되기 때문이다.

한정호 교수는 "의사들의 경력을 단절시키고, 중증 환자 진료를 기피하게 하며, 기피할 의사조차도 없도록 지원할 후학도 없애버리는 것이 의료 분쟁에서 실형이 만드는 큰 부작용"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한정호 교수는 형사 특례 제도를 의료 분쟁에 도입하고, 의료 감정의 전문성을 강화하며, 의료진 스스로 의료분쟁에 대한 대처법을 숙지해 의료 소송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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