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기저귀 일반폐기물 전환‥정부-의료계 '동상이몽'

醫, 기대와 달리 폐기물 처리 비용 절감 효과 없어‥政, 의료폐기물 '저감'이 목적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19-12-16 06:02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의료폐기물 처리에 곤란을 호소했던 의료계가 일회용 기저귀가 일반폐기물로 전환되는 소기의 목적이 달성됐음에도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의료계는 그간 감염 위험이 낮은 일회용 기저귀는 일반폐기물로 처리해도 문제가 없다며, 정부와 함께 폐기물관리법 개정을 위해 한 목소리를 내 왔던 것이 사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감소할 줄 알았던 의료폐기물 처리 부담은 그대로고, 오히려 비감염성 일회용 기저귀를 분류하고 의료폐기물과 별도로 처리하는 과정에 비용이 더 들어가면서 일선 의료기관들이 정부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환경부는 의료폐기물 발생량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13개로 제한된 처리시설로 인해 의료폐기물 처리가 어려워지면서, 감염성이 낮은 의료기관 일회용 기저귀를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폐기물관리법' 개정을 추진했다.

의료계의 지지를 받아 지난 10월 29일자로 개정된 폐기물관리법이 시행된 가운데, 환경부는 오는 12월 31일까지 경과조치 기간을 갖는다고 밝혔다.

그런데 당장 내년부터 개정 법에 맞춰 일회용 기저귀를 일반폐기물로 전환해 처리해야 하는 의료기관들이 예상과 달리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일회용 기저귀의 일반폐기물 전환이 의료기관의 의료폐기물 처리 비용 및 부담 완화에 기여하리라는 기대를 배신했기 때문이다.

일회용 기저귀 배출량이 많은 요양병원에서는 '기저귀 대란'이라는 말을 할 정도로 한정된 처리업체 수 부족으로 비용 상승에 대한 부담을 호소해왔다.

전국에 13개에 불과한 의료폐기물 처리업체들이 담합과 갑질을 하고 있다며, 일회용 기저귀라도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하여 의료폐기물 양을 줄여 그 부담을 감소시켜달라는 목소리였다.

하지만 개정된 법이 일회용 기저귀를 일반폐기물로 처리하되, 일회용기저귀를 개별 밀폐포장하고, 전용봉투에 배출하되, 기존 의료폐기물과 별도의 보관장소를 갖춰야 하며, 기저귀만 별도로 운반하는 냉장차량으로 운반하도록 하는 규정을 추가하면서 의료기관들은 오히려 부담이 더 늘어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의료기관 관계자는 "별도의 보관 장소를 새로 지어야 하는 것은 물론, 별도로 일회용 기저귀를 개별 밀폐 포장해야 하면서 기존 일회용 기저귀를 의료폐기물로 처리할 때 보다 시간과 비용이 더 들게 됐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일회용기저귀를 일반폐기물로 전환하면서 의료폐기물량이 줄어든 것은 맞지만, 일회용 기저귀를 일반폐기물 소각장으로 이동하는 데 필요한 냉동차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의료폐기물 처리 업체를 이용해야 해 사실상 비용의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일회용 기저귀 운반 비용이 감소하지 않아, 사실상 의료기관들의 부담이 거의 줄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해당 법의 목적은 의료폐기물 처리 비용의 절감이 아니라, 의료폐기물량의 저감"이라고 강조하며, "장기적으로는 의료폐기물의 양이 줄어들어 처리 비용도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해당 법 시행으로 의료폐기물 처리비용 감소를 기대했던 의료기관과 의료폐기물 발생량 저감을 목표로 두었던 정부와 의료기관의 '동상이몽(同床異夢)'이 이 같은 갈등을 빚어내는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료계에서는 일회용 기저귀를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하면, 의료폐기물의 양이 줄어들면서 그 처리 비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일반폐기물로 전환된 일회용 기저귀도 같은 의료폐기물 처리업체를 이용해 운반해야 하면서 사실상 그 효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료폐기물 처리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의료폐기물 처리시설을 늘리고, 업체 간의 담합에 대한 관리 감독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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