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병원들 조차 국산 의료기기 외면‥'우선구매' 제도 제안

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 국회·정부에 입장 전달..보호무역 내용인만큼 법 개정 불가피할 듯
서민지기자 mjseo@medipana.com 2019-12-18 06:02
[메디파나뉴스 = 서민지 기자] #. 베트남의 Hanoi Medical University Hospital(하노이의대병원)에서는 일회용 내시경처치구류의 경우 일본의 글로벌 제품 대신 가격경쟁력이 우수한 자국 제품을 입찰에 참가시키고 있으며, 의료진들이 직접 호치민의 약학대학 병원에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형병원들은 이와 정반대의 상황이다. 우수한 국내 제조사 브랜드 대신 해당 일본 제품을 선호해 내수시장부터 진출 길이 막혀 있다. 판매실적이 미미하다보니 해외 바이어들의 판매기록 요청에 응할 수 없는 실정이다.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은 최근 의료기기 국산화 확대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주최한 데 이어, 산업계 목소리를 담은 의견서를 국회·정부에 전달했다.
 
의료기기산업협회는 다국적사와 국내사 등을 모두 회원으로 둔 반면 의료기기협동조합은 국내 의료기기 제조사 위주로 회원이 구성돼 있다.
 
때문에 제조사들의 내수시장 확대와 해외 수출 지원에 초점을 두고 활동하고 있는데, 현재 국내 의료기기 주요 수요자인 대형병원은 물론 중소병원들까지도 국산 제품을 외면하고 대부분 글로벌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
 
실제 국내 의료기기 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연평균 8.0%)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의 수입제품 점유율은 60%를 상회하고 있다. 국산 의료기기의 사용 비율은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약 8%, 종합병원은 약 20%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1~2년간의 상황이 아닌 30여년간 이어져온 것으로, 이미 카르텔이 형성돼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의 국내 판매가 미흡하고 내수시장 실적 저조로 인해 해외 진출 역시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의료기기 제조업체들이 2015년까지 증가세를 보이다가 2016년에는 2,943개로 49개 줄어드는 등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제조업체 중 20명 미만의 영세기업들이 81%에 달하며, 매년 연구개발 집중도(연구개발비/매출액)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조합 측은 의견서를 통해 "V-TUBE는 현재 국내 시장에서 90% 가까이 글로벌 회사가 장악하고 있다"면서 "해당 기기의 국내 브랜드 제품이 의료기관에서 성능에 대한 입증을 받았고 가격 경쟁력도 검증됐음에도, 의료기관의 보수적인 입장으로 시장진입에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조달 우수 제품으로 지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활용한 조달실적도 낮은 실정"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우수한 성능을 가진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더라도 국내 제조사라는 이유만으로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에 진입하기 어렵다"면서 "베트남이나 중국 등처럼 우리나라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 등에서도 의료진이 국내 제품들에 대한 성능과 안전성을 검토를 진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국공립 및 대학 등 공공의료기관부터 국산 의료기기 의무사용 비율에 대한 법적 근거자료를 입법화해야 하며, 공공의료기관의 기자재 심의시 국산 의료기기에 대한 특별 가산점 제도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합 측은 "국산 의료기기의 경쟁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국내 공공의료기관에서 국산 의료기기에 사용을 통해 발생한 문제점이나 개선점을 피드백해주는 시스템 운영이 필요하다"면서 "이처럼 국내 의료기관에서 국산 의료기기를 활발하게 사용해주면 이를 근거로 해외수출시에도 좋은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산 의료기기 우선구매 뿐 아니라 혁신의료기기에 대한 적정수가화, 시장진입 기간 단축 등의 정책적 지원이 이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합 측은 "내년 4월부터 의료기기산업 육성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법이 시행된다. 무늬만 바뀐 정책이 아니라, 제대로된 혁신의료기기군 지정과 혁신의료기기 기업선정이 이어져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법안에 혁신적 제도에 대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포함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첨단기술을 적용한 의료기기가 제품화되고 시장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필요한 다양한 요소 중 시장 진입시기가 핵심인만큼, 제품개발 시부터 시장 출시 이후 마케팅까지 고려한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동시에 제품설계 개발, 생산공장 및 생산라인 구축, 품질관리체계수립, 임상시험, 식약처 허가, 신의료기술평가, 심평원 보험 등재 등에 관한 전문화된 컨설팅 지원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뿐만 아니라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중소기업 대상의 국제 의료기기 인증 지원 사업이 지금보다 확대된 규모로 시행돼야 하며, 국가 차원에서 국제 시험기관이나 인증기관과의 제휴가 활발히 정립되고 CE나 미국 FDA와 동등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도 필요하다"고 정부에 요청했다.
 
한편 혁신적인 국내 의료기기에 대한 과감한 보험수가 제도의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국내에서 개발한 국내 의료기기가 보험코드를 받지 못해 국내 판매실적이 미미한데, 해외 바이어들이 국내 판매기록을 요청하지만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가 이어지기 때문.
 
조합 측은 "혁신의료기기와 같은 새로운 기술과 다양한 기술들이 융합된 제품들에 대해 보험수가의 패스트트랙제도 운영을 통해 국내시장에서 상용화를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임상적 근거자료 등을 확보해 세계 의료기기 시장 진입에 발판이 될 수 있는 제도 신설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소모품에 대한 산정불가로 인해 의료기관에서는 저가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때문에 저품질의 양산 사용이 불가피해 환자사고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면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수가를 현실화해 국산제품의 경쟁력을 강화시켜야 할 때"라고 제안했다.
 
특히 "현재 보험 급여 정책은 과거 기술 및 행위를 기준으로, 신의료기술을 적용한 기기에 대입하기 때문에 한계가 발생한다"면서 "의료기기 최신 기술을 반영한 경우 보험 급여를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2019 메디파나뉴스, 무단 전재 및 배포금지>'대한민국 의약뉴스의 중심'메디파나뉴스

관련 기사

[의료기기] 최근기사

많이 본 뉴스


댓글 쓰기

독자들이 남긴 뉴스댓글


Generic & OTC


서민지기자의 다른 기사

로그인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