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산업 성장 길 뚫렸다… 주목할 부분은 '수가 책정'

[테마로 보는 의약계 결산②] 의료기기에 대한 정부관심↑… 내년 4월 시행 퀸텀점프 기회 열릴까?
서민지기자 mjseo@medipana.com 2019-12-21 06:08
[메디파나뉴스 = 서민지 기자] 의료기기산업은 생명공학기술(Bio Technology),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Technology), 나노기술(Nano Technology) 등의 발전에 따라 기술융합제품을 중심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으며, 인구 고령화, 생활 수준 향상 등으로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 증가가 예상되면서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 의료기기기업은 영세기업이 의료기기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자본, 기술, 인력, 브랜드 인지도 등 대부분의 측면에서 외국 의료기기기업에 비해 경쟁력이 낮은 실정이다. 때문에 국내의료기기 시장은 외국 의료기기기업이 선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새로운 기술개발을 위한 국가적 차원의 지원도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어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2016년 20대 국회가 열리면서 2년여간 의료기기산업의 기술개발 및 육성·지원, 의료기기 산업의 활성화, 산업경쟁력을 강화 등을 목적으로 하는 '의료기기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 잇따라 발의됐다.
 
발의된 법안은 의료기기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김기선 의원안), 의료기기산업육성법안(양승조 의원안), 첨단의료기기 개발 촉진 및 기술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안(오제세 의원안), 의료기기산업육성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법안(이명수 의원안) 등이다.
 
해당 법안들은 의료기기에 관한 연구개발 활동 및 그 성과가 우수한 기업을 혁신형 의료기기기업으로 인증·지원하고, 첨단기술이 적용돼 안전성·유효성이 현저히 개선된 의료기기 등을 혁신의료기기로 지정해 허가 등의 심사 특례를 마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를 통해 의료기기산업을 육성하고 혁신의료기기의 제품화를 촉진해 의료기기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국민 건강증진, 국가경제 발전,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하려는 목적이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보건복지부장관과 협의해 '혁신의료기기군'에 포함되는 의료기기를 '혁신의료기기'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이에 대해서는 단계별 심사, 우선심사 등의 특례를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혁신의료기기의 임상시험, 사용활성화 등의 지원, 홍보․전시․훈련센터 지원, 전문인력 양성, 수출지원, 국제협력 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의료기기산업 종합지원센터를 통해 의료기기기업의 시장 진출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 2년째 묵묵부답..대통령 규제 개혁 의지 발표에 통과 가시화
 
잇딴 법안 발의에 힘입어 다양한 국내 벤처, 스타트업들이 인공지능, 3D프린팅 등 4차산업혁명에 따른 첨단기술들이 융합된 혁신의료기기를 속속 선보였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법안은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한 채 국회에서 잠만 잤고, 계속되는 정부의 이중잣대가 이어지면서 혁신제품들을 개발했던 의료기기업체들이 도산 위기에까지 몰리게 됐다.
 

의료기기산업협회 4차산업특별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이 같은 문제 지적에 나섰고, 혁신의료기기의 경우 부처별 합의가 어려운 분야인만큼 '청와대'의 핸들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또한 무조건 네거티브로 가는 것이 아니라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고 전향적으로 선택하는 '가치평가' 방향으로 전환하고, 빠른 시장주기 전환을 고려해 근거가 아닌 가치를 보며 전주기적인 검토를 해야 한다는 요청도 이어졌다.
 
업계의 거듭된 호소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현장을 찾아 답했다. 지난해 의료기기산업 발전을 위해 '선 시장 후 평가' 방향으로 규제를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고, 국회에서도 혁신의료기기지원법안들을 다시 검토하기 시작했다.
 
지난해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전 분야를 아우르는 공청회를 개최해 4건의 법안들을 통합·보완한 '의료기기산업 육성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법안(대안)'을 마련했고, 올해 4월 통과에 이르면서 업계의 묵은 체증이 내려갔다.
 
◆ 혁신의료기기 지원도 좋지만 결국에는 '수가' 있어야 현장에서 쓴다
 
의료기기업계 특히 혁신의료기기를 개발 또는 상용화한 기업들은 내년 4월 혁신의료기기법안이 시행되기만을 고대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법안이 통과된다고 해서 허가심사만 빨라질 뿐 정작 의료기기를 구매하는 의료현장 상황은 달라질 게 없다는 성토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아무리 환자와 의사의 편의를 극대화하고 첨단과 혁신을 더한다해도, 병원에서는 돈을 벌어다주지 못하는 의료기기는 구매해주지 않는다"면서 "결국 병원에서 사주지 않는 의료기기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즉 해당 의료기기를 통한 별도 수가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병원에서는 굳이 돈을 들여 의료기기를 구매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업계의 우려와 지적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정부에서는 '건보재정'의 한계점, 지속가능성, 비용효과성 등의 근거로 '수가'화 가능성이 적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
 
급여는 결국 보험가입자들의 건보료로 운영되는 만큼 근거(에비던스)에 대한 요구가 높기 때문에 아무리 첨단, 혁신기기라해도 근거 마련에서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업계는 또다시 고민이 생겼다. 혁신의료기기의 경우 경우 근거 마련을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시 많은 기간이 걸려 진입이 지나치게 늦어지고, 결국 시장성이 대폭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혁신의료기기지원법의 통과가 무색해질 것이란 우려다.
 
이러한 우려가 실제가 되지 않도록 앞으로 남은 4개월 정부에서는 법안을 잘 가다듬는 숙고가 이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국회에서는 '시너지'효과를 내기 위한 데이터3법, 원격의료법 등의 추진에도 속력을 내 시장을 활성화하고 경쟁력을 더욱 촉진시켜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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