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조기진단기술 발견?…논문보니, 정부의 뻥튀기 홍보"

'잠복상태의 치매 판별'과 '치매진단의 정확도'는 논문에 미게재
박민욱기자 hopewe@medipana.com 2019-12-26 11:26
[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에서 발표한 치매 조기진단기술에 대한 연구 결과가 게재된 학술 논문의 범위를 벗어나 부풀려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바른의료연구소(이하 연구소)는 26일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조기진단키트가 경도인지장애 단계의 잠복상태의 치매까지 판별'해 낼 수 있다는 내용과 '치매진단의 정확도를 높였다'는 내용은 논문에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며 "정정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에게 정확한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9월 16일 '국내 연구진의 신개념 치매 조기진단기술'에 대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경상대학교 생명과학부 연구팀이 치매를 손쉽게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진단키트를 개발했으며, 연구팀의 연구 성과는 국제적인 저널인 'Scientific Reports'에 'A novel kit for early diagnosis of Alzheimer's disease using a fluorescent nanoparticle imaging'이라는 제목으로 9월 12일 온라인 게재되었다고 알렸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성치매를 진단하는 통상적인 방법들은 치매가 어느 정도 진행된 이후에야 비로소 식별이 가능하고 고가의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치매 증세가 나타나기 이전에 진단하여 치매 예방 및 치료를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간단한 분비물을 시료로 하여 '초기 잠복상태의 치매까지 판별해 내는 조기진단키트를 개발'하였으며 이를 통해 '치매진단의 정확도'를 높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발표와 달리 논문에는 치매조기진단에 대한 내용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소에 따르면 잠복상태의 치매를 판별하기 위해서는 '무증상의 단계'나 알츠하이머치매의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진단 정확도를 평가해야 한다.
 
하지만, 해당 연구는 알츠하이머병(알츠하이머치매) 환자 5명을 대상으로 한 분석 결과만 존재했으며, 잠복상태의 치매라고 할 수 있는 '무증상의 단계'나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한 분석은 존재하지 않았다.

연구소는 "연구 성과를 설명하는 항목에서 기존에는 할 수 없었던 ‘인지능력의 장애나 치매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치매 초기를 진단’할 수 있다고 기술하고 있으나, 논문에서는 그 근거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치매진단의 정확도를 알기 위해서는 민감도 특이도 등에 대한 분석 결과가 제시되었어야 하며, 치매 정확도를 높였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치매 진단 검사와 비교하여 정확도를 얼마나 높였는지에 대한 결과를 제시했어야 한다. 그러나, 논문에는 이에 대한 내용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다만 연구 자체가 의미가 없거나 논문 자체를 비판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연구소는 "이번 연구로 알츠하이머병을 진단하기 위해 다양한 바이오마커를 통해 새로운 개념의 진단키트를 개발하여 치매진단 기술을 발전시킨 것은 맞지만, 보도자료를 통해서 밝히고 있는 '잠복상태의 치매 판별'이나 '치매진단의 정확도'에 대한 내용은 해당 연구에 포함돼있지 않았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논문의 연구 대상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경도인지장애가 보도자료에 등장한 것은 이번 연구가 '신개념 치매 조기진단기술'임을 과대포장하고 이를 합리화하기 위한 의도는 아닌지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연구소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과기정통부에 연구부정행위 민원을 신청하며 정정보도자료를 요청했지만, 연구자의 변명으로 답변을 대신했고 재차 민원을 신청했다.

연구소는 "연구책임자가 민간기업과의 계약으로 모든 데이터를 공개할 수 없다고 주장만하면, 논문에 없는 내용을 보도자료에 언급하며 홍보를 해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말인지 의문이다"며 "또한, 부풀린 연구성과 홍보를 판단하는 데 연구재단의 자문 의견으로 부족한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전했다.

나아가 "향후 연구소는 연구 결과에 존재하지 않는 내용을 부풀려서 홍보하는 행위를 '연구부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며, 이를 바로 잡고자 교육부, 한국학술재단 및 경상대학교에 이에 대한 검증을 요청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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