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의대 '단톡방 성희롱' 충격‥제보자 보호·처벌조치 미흡

가해자, 사건 조사과정에서 제보자 압박 및 사건 무마하려던 정황 드러나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19-12-30 12:00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동아리 내에서 남학생들로 이뤄진 단체 카톡방에서 여학생들을 성희롱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단체 카톡방에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던 한 학생의 제보로 알려진 해당 사건은 이후 교내 인권침해사건대응위원회의 진상 조사를 거쳤으나, 가해자 처분 및 제보자 보호 조치 미흡 등으로 난항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스북 '의학과, 의예과 대나무숲' 캡처
최근 의과대학 학생 커뮤니티인 페이스북 '의학과, 의예과 대나무숲'에 '경희대 의대 단톡 성희롱 사건'이라는 이름으로 경희대학교 인권침해사건대응위원회의 사건 보고서가 공개됐다.

경희대 의과대학 같은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1학년 남학생 8명이 속해있는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3명의 남학생 A씨, B씨, C씨 등이 동기와 선배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성희롱 및 모욕적 발언을 한 것이다.

해당 단톡방에 속해있던 제보자 D씨는 지난 9월 20일 처음으로 교내 인권침해사건대응위원회(이하 인침대위)에 해당 사실을 신고했고, 인침대위는 특별위원을 꾸려 제보자 D씨가 제공한 증거 자료를 검토했다.

조사 과정에서 가해자 A씨는 본인의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고, B씨는 출석하지 않았으며, C씨는 조사에서 잘못을 인정하며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다.

특히 A씨는 대면 조사와 서면 조사 시행 후 단톡방에 포함돼 있는 남학생들에게 연락하여 문제되는 내용을 삭제하자는 발언을 하고, 제보자 D씨에게는 동아리 담당 지도 교수에게 직접 찾아가 사건 처리를 무산시키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제보자 D씨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 의심하고, 동아리 선배에게 조사의 부당함과 결백을 호소했으며, 동아리 담당 지도교수에게 면담을 요청하는 등 본인의 행동을 반성하기 보다는 사건을 무마시키려는 언행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대응위 측은 지난달 29일 가해 학생 3명에 대해 공개 사과문 작성, 동아리 회원 자격정지, 학사운영위원회 및 교학간담회에 해당 안건 상정 등을 포함해 징계를 의결했으나 처벌 수준이 미진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해당 사건이 SNS를 통해 퍼져나가면서 그간 의과대학 내 성희롱, 성폭행 사건 해결과정에서 계속해서 지적되었던 고질적인 문제들이 드러났다.

먼저 사건 처리 과정에서 제보자와 피해자에 대한 보호 조치가 미흡하다는 점이다.

제보자 D씨는 첫 제보 시점인 9월 20일 이후로 사건이 적절히 처리되지 못해 가해자들과 마주치게 될 경우의 불안감, 폐쇄적인 의대 사회 내에서의 인식 등 공익제보자와 피해자에 대한 보호 방안이 부족한 현실을 인지하고, 사건 신고 취하와 재접수를 번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로 인해 D씨는 제보 이후 가해자인 A씨 등에게 시달려야 했다.

나아가 교내에서 성희롱 가해자에 대한 처벌 역시 교내 학칙 등을 통해 정해지다 보니, 처벌의 수준이 미진한 부분이 있다는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SNS에는 미래 의사들이 이 같은 언행을 일삼았다는 데 대한 공분과 함께 '동아리 회원 자격정지'가 사실상 처벌이 될 수 없다며 보다 강력한 처벌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 2019 메디파나뉴스, 무단 전재 및 배포금지>'대한민국 의약뉴스의 중심'메디파나뉴스

관련 기사

[의대ㆍ의전원] 최근기사

많이 본 뉴스

댓글 쓰기

실명인증

독자들이 남긴 뉴스댓글

조운기자의 다른 기사

로그인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