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벨 우선"‥병원계, 20·30 밀레니얼 세대가 몰려온다

[2020 신년특집 - 밀레니얼 세대 이해하기①]
`전공의법`·`직장내 괴롭힘 방지법` 등 제도 변화…실무 세대와 '간극 좁히기' 소통 나서
박민욱기자 hopewe@medipana.com 2020-01-0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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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우리나라는 전쟁 이후 출산율이 높았던 베이비부머 세대(1950년대~1960년대)를 거쳐 민주화 운동을 주도했던 386세대(1960년대~1970년대), 이후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다'는 뜻에서 붙여진 X세대(1965년생~1980년생)까지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세대가 나누어진다.

이후 베이비붐 세대의 자식 세대로 대두된 것이 바로 '밀레니얼 세대'(또는 Y세대). 이들은 1980년과 1990년대 중반까지 태어났으며, 2020년 기준으로 40세에서 25세까지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일명 '2030 세대'라고 하는데 나이를 따져보면, 대학졸업 이후 바로 취업을 한 의료기관 내 행정직과 의료인으로는 인턴, 전공의를 포함하게 되며 전문의들은 '젊은 의사'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보통 정년이 65세에서 60세 사이인데, 이젠 베이비붐 세대가 하나 둘씩 은퇴를 하고, 386세대가 최고 관리자를 승계해가며 밀레니얼 세대와의 소통은 선택이 아닌 필수조건이 되고 있다.


◆ "소비 주도, 조직보다는 워라벨" 밀레니얼 세대

2020년 현재 40대·50대에 해당하는 386세대와 X세대는 우리나라 민주화를 직접 겪음과 동시에 급격히 변해가는 사회적 분위기를 실감한 세대이다.

학창 시절 삐삐나 워크맨 등을 사용했으며, 1990년 중반 부흥한 대중문화를 이끌었다. 또한, 국가의 경제부흥기에 따라 물질적 풍요를 누렸으며, 남들과 차별화되기를 바라는 '개성'을 중요시한 경향이 있다.

'한 마디로 딱 정의할 수 없다'는 X세대의 뜻처럼 '개인주의'를 표방하며 개성 있는 삶을 지향하지만, 이전 세대를 존중하고 따르며 개인보다는 조직을 중요시하는 가치관을 다수가 가지고 있다.

이어 일명 'Y세대'라고 불리는 '밀레니얼 세대'가 중·고등학교를 보낸 1990년대는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이를 적극 사용해왔기에 놀이는 컴퓨터 게임이 위주이며, SNS 등 정보기술 사용에 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대다수가 대학교에 진학한 경향이 있으며, 세계화의 영향으로 자유롭게 해외여행을 다니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하지만 경제호황기를 보낸 'X세대'와 달리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회에 진출해 고용 감소, 일자리 질 저하 등을 겪었고 이로 인해 평균 소득이 낮은 경향이 있다.

따라서 결혼을 미루고 내 집 마련에 적극적이지 않으며, 지금 당장 자신의 만족을 위해 소비를 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이유에서 '한 번뿐인 인생'이란 의미가 있는 YOLO(You Only Live Once, 이하 욜로)라는 단어가 뜨거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또한 일자리를 구하는데 있어 평생 다녀야 할 '직장'보다도 내가 전문으로 할 수 있는 '직종'에 중심을 두게 되는데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의미인 워라벨(Work-life balance의 준말)을 중요시 하는 경향이 있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상대적으로 조직을 중시하는 'X세대'가 관리자로, 워라벨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실무자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관리자가 소통 없이 과거의 사례만 들고 조직을 위해 희생만을 강요한다면, 실무자들 뒤에서는 라떼충(나 때는 말이야~라고 말하는 상사를 비하하는 뜻)이라는 비아냥도 들을 수 있다.

▲밀레니얼 세대와 소통나선 병원장 (사진제공=서울대병원) 

◆ 시대에 발맞춘 제도화, 근무환경 개선 등 병원계 변화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2020년 현재, 세계 노동인구의 35%를 밀레니얼 세대가 차지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의료계도 비슷한 양상으로, 이들이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의 빈자리를 점차 채우며, 근무환경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따라서 과거 "지시하면 무조건 해야 한다"는 상명하복식 조직문화는 더 이상 시대에 맞지 않고, 유연한 업무환경과 수평적 업무관계 위주로 양상이 바뀌고 있다.

이처럼 의료기관 종사 인력의 세대 전환에 발맞춰 사회적 분위기와 제도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가고 있다.

특히 병원계에서 가장 피부로 와 닿고 가시적인 제도 변화는 바로 지난 2017년부터 시행된 주당 근무시간을 80시간으로 하는 '전공의 법'. 그동안 전공의는 병원에서 임상진료를 하는 노동자이자 수련을 받는 피교육자라는 이중적인 지위를 갖게 되는데 이런 특수성 때문에 처우가 매우 열악했다.

현재 시니어 의사들이 전공의 생활을 하던 1980년과 1990년대만 해도 주 120시간 근무는 필연적이었고 야간, 휴일 근무에 대한 추가 수당도 받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해당 법안 시행으로 인해 전공의들은 교육시간을 제대로 보장받을 수 있게 되었지만, 대형병원들은 인력난을 호소하며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전공의 법이 전공의의 권리 보호와 환자에게 질적으로 향상된 의료서비스를 제공을 위해 제정되었지만, 인식 변화의 시발점은 세대변화 과정에서 '워라벨'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요구와 사회적 공감대가 뒷받침된 영향이 있다고 분석된다.

아울러 의료기관 내 갑질 문화 및 간호사 사회의 태움 문화 등이 문제로 부각되자 일명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바 있다.

이같은 일련의 변화에 대해 일각에서는 "그동안 선후배 간 나누던 정이 없어졌다"는 평가도 있지만, 많은 밀레니얼 세대는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개인의 삶을 찾을 수 있게 됐다"고 보고 있다.

 

◆ "잦은 이직에 업무공백… 밀레니얼 세대 어떻게 이해해야하나?


"내가 근무하는 조건이 좋지 않다면, 언제든 떠날 수 있다.", "새해의 목표는 이직."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밀레니얼 세대 직장인에 '좋은 직장의 조건'을 조사한 결과 '워라밸 보장'이 1위를 기록했고,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새해목표 1위는 '이직'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개인을 중시하는 가치관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지만, 조직 차원에서는 잦은 퇴사와 이직으로 업무의 공백이 발생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의료계 종사자 중 특히 간호인력의 이직률이 높은데, 보건의료노조가 36개 병원의 간호사 이직률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18년, 15.55%의 간호사가 이직했으며, 이 중에 66.5%가 3년 미만 근무자로 나타났다.

물론 직장의 근무환경 개선이 선결 과제지만, 신규간호사의 높은 이직률은 환자안전과 의료 서비스 질 향상에 장애가 되기에 관리자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것.

병원계에서는 "근무환경 개선을 하고 있지만, 개개인의 모든 요구를 조직이 맞춰주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조직에서 추구하는 기본적인 방향에는 따라와 줬으면 하는데..."라며 아쉬움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병원 경영자나 관리자 입장에서 워라벨을 중요시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마인드를 특성으로 바라봐야할지, 아니면 책임감과 끈기가 부족한 것으로 봐야할지 혼란스러운 분위기이다.

아울러 젊은 의사들의 경우, 의료계 조직에 참여하기보다는 개인적인 취미를 즐기는 경향이 커지며, 학회나 의사회 내부에서는 "다음 세대에 일을 맡길 젊은 의사들이 없다"는 한탄이 나오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 경우, 회무에 전공의들의 참여를 보장하고 있고 일부 젊은 이사들이 있지만, 시도의사회, 구의사회, 직역의사회를 보면 30대 젊은 의사들의 참여율이 저조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어려워지는 개원환경과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 등 복합적 이유에서 의사회 참여가 줄고, 교류가 줄어들고 있다"며 "의사사회가 너무 개인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서 아쉽다"고 평가했다.

이런 이유에서 의료계와 병원계에서는 '밀레니얼 세대' 이해하기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8월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K-HOSPITAL FAIR 2019'에서는 '밀레니얼 세대 직원 가치창출'이라는 강의에 관심이 쏠린 바 있으며, 대한병원협회는 11월 '디지털 시대의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병원의 조직관리와 인재관리 컨퍼런스'를 개최해 의견교류에 나섰다.

또한 대형병원에서는 원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원장 집무실을 개방하는 '오픈 오피스 데이', 병원 정책과 이슈에 대해서 원장과 직원이 자유롭게 토론하는 '타운 홀 미팅' 등 세대 이해하기 나서고 있으며 오픈 카톡을 개설해 의견교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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