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의료기기시장 '게임체인저' 목표..FDA도 뚫었다"

[2020 신년특집 - 연구개발하는 CEO ②] 메디컬아이피 박상준 대표
"외국 기기 잠식 안타까워..1초에 1명 살리는 기술 만드는 회사되겠다"
서민지기자 mjseo@medipana.com 2020-01-06 06:04


[메디파나뉴스 = 서민지 기자] "현재 병원에는 외산장비가 가득한 상황이다.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의료기기 연구개발에 집중해 우리의 기술과 제품으로 1초에 환자 1명을 살리는 생태계를 조성하겠다."
 
의사는 환자의 생명·건강과 직결되는 일을 하기 때문에 당연히 사용하는 의료기기 선택에 있어서 '가격' 보다는 '정확도', '품질력'을 높이 평가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이유로 외산장비들이 국내 병원에 독과점돼 있고, 외면받는 국산 의료기기들은 수익이 적어져 R&D에 소홀하다보니 또다시 경쟁에서 밀리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메디컬아이피 박상준 대표(서울대 영상의학과 교수)는 오랜 기간 병원에서 후학을 양성하면서 이 같은 문제를 목도했고, 국산 기기의 품질력을 극대화시켜 국내외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포부로 회사를 설립했다.
 
처음부터 박 대표는 의료기기회사 설립을 꿈꿔온 타고난 CEO는 아니었다. 컴퓨터공학과 방사선응용과학을 공부하면서 서울대 선임연구원, 교수로서 연구개발과 논문, 후학양성 등에만 집중한 연구자였다.
 
영상의학분야에서 석박사를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의료기기(메디컬디바이스), 그중에서도 진단기기에 대한 관심이 쏠렸고, 해당 분야에서 지나치게 우리나라가 소외되는 문제를 경험하면서부터 '생태계'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게 됐다.
 
박 대표는 "병원에서 연구개발 일을 하다보니 국산 기기들이 성능 문제 등으로 사장되고, 한국 환자들은 돈을 더 많이 지불하고 한국환자 임상이 없는 외산의료기기를 써야하는 현실을 보게 됐다"면서 "5년전 서울대병원 의료기기혁신센터 부센터장이라는 보직을 맡게되면서 이에 대한 문제 해결의 의지를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2년간 한국 의료기기 기업 중 단 한 번도 세계 랭킹 10위 안에 들어간 적이 없으며, 10위 안에 들어간 글로벌 기업의 순위 변동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럴만한 기업도 기술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어 "이렇게 멈춰진 판을 깨는 '게임체인저' 역할을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려면 레드오션인 기존의 기술로는 경쟁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국내 의료기기 생태계를 살리면서 동시에 실제 국내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신(新)'의료기술을 개발하자는 목표로 창업을 결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지난 2015년 신기술 개발과 세계 의료기기기업 10위 랭크 등을 실현하기 위해 10년간 연구원으로 일해온 경험과 자본금 1억원, 3명의 연구진만으로 메디컬아이피를 열었다.
 
설립과 동시에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을 기반으로 CT나 MRI 검사 결과를 딥러닝을 통해 3차원 영상으로 만들어주는 메딥(MEDIP)과 이를 조형물로 제작해 주는 아낫델(ANADEL)을 개발했고, 불과 4년여만에 스타트업 기업으로서 이례적으로 매출 수억원을 내면서 매년 200% 이상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괄목할만한 기록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난해 메딥으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최초 'FDA 승인'을 받은 데 이어 올해가 시작되자마자 'CE 인증'까지 받게 된 것.
 

또한 지난해 RSNA에 참가해 X-ray 체세포 재분할 기술, 1분 내 전신 CT의 체성분을 9개 레이어로 재분할하는 원클릭 체성분 분석 기능인 '딥캐치(DeepCatch)'기술을 선보여 전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외에도 지난해 의료진의 수술 전 계획과 수술 후 리뷰에 있어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가상 해부 테이블 MDBOX 개발에 성공했고,  의료영상을 모바일 기반 증강현실 환경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모딥(MODIP) 서비스도 개발했다.
 
이 같은 놀라운 성장에도 박 대표는 경영일선으로 물러나지 않고,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2초에 1명의 환자를 살린다'는 최대 글로벌 의료기기회사의 비전 보다 1단계 앞선 '1초에 1명을 살리는 기술 개발'을 목표로,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도움을 주는 의료기기를 만들기 위해서다.
 
박 대표는 "지금의 성과들은 1막 1장에 불과하다. 인공지능, 3D프린팅 기술로 일주일에 3명~10명의 환자를 살리는 데 그치고 있는데, 앞으로 이 간격을 지속적으로 줄여나가는 신 기술을 개발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국내 뿐 아니라 유럽, 북미 등의 시장까지 뻗어나갈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지속하겠다"며 "이를 통해 3년 안에 글로벌 의료기기회사 10위권 안에 우리 기업이 당당히 자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기술회사, 특히 의료기기회사에서는 대표가 단순히 경영만해서는 발전이 어렵다. 그런 이유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빌게이츠, 애플의 스타브잡스 모두 CEO임에도 연구개발에 지속적으로 참여해왔다"며 "CEO로서 비전과 미션을 제시하는 동시에 R&D에 공동으로 참여해 성과를 이뤄내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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