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대 진단기기 회사를 꿈꾸며, "오늘도 연구합니다"

[2020 신년특집 - 연구개발하는 CEO ③] 피씨엘(PCL) 김소연 대표
"더 저렴하게 정확한 장비로 평등한 의료혜택 누리는 환경 만들고 싶다"
서민지기자 mjseo@medipana.com 2020-01-08 06:07

[메디파나뉴스 = 서민지 기자] "전세계가 놀라는 진단기술 개발에 성공했지만 여기서 안주하지 않겠다. 한국에 많은 의료기기기업이 있음에도 글로벌 회사가 없다는 불명예를 씻기 위해, 그리고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좋은 의료혜택을 평등하게 누리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연구에 나서겠다."
 
피씨엘(PCL) 김소연 대표는 지난해 IPFA/PEI에서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혁신적인 다중진단기술 개발 성과를 공개한 데 이어, 올해는 1조 매출을 기록하는 글로벌 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인공지능(AI) 연구를 추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소연 대표는 처음부터 의료기기분야에 발을 들이건 아니다. 화학과에서 석박사를 하면서 LG화학에 입사했고, 생화학에 바이오 물질을 접목하는 다중진단 기술을 배우면서 진단기기분야를 접하게 된 것이다.
 
그 당시 LG화학 내부의 LG생명과학은 적십자사에 혈액 바이러스 검사 키트를 일부 납품하는 진단사업을 하기는 했으나, 해당 분야 보다는 제약산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진단분야 자체가 다품종 소량생산을 해야 하는 구조기 때문에 소품종 다량생산에 초점이 맞춰진 대기업에 맞지 않았고, 그런 이유로 김 대표가 많은 기술을 개발해도 제품화하지 못했다.
 
결국 김 대표는 동국대 교수로 자리를 옮긴 후 국가지원연구과제를 받아 본격적인 연구개발 활동에 돌입하게 됐다.
 
특히 지난 2006년 다중진단 스크리닝 관련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해 ACS 화학저널에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이후 전세계 기업들로부터 주목을 받으며 기술이전 러브콜을 받았으나, 이를 제품화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 하에 직접 창업의 길로 들어섰다.
 
김 대표는 "처음부터 회사를 차릴 생각은 없었다. 일단 회사를 차린 후 10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제품개발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2008년 당시 한국의 창업환경이 녹록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기술이전만 한 후 제품을 만들지 않고 전략적으로 해당 원천기술을 사장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 피씨엘을 연 것"이라고 말했다.
 
갑작스럽게 문을 열다보니 김 대표가 가진 자본 5,000만원에 학교 창업공간을 빌려 대학원생 2명과 함께 소규모로 시작됐다. 독일 등 국제협력을 통해 5년간 생산기술에 대한 연구를 마무리할 수 있었고, 2012년말 처음 서울시 글로벌 바이오펀드를 통해 투자를 받는 성과도 낼 수 있었다고.
 
현재는 면역진단용 체외면역진단기기 전문기업으로 세계 최초로 고위험군 바이러스 감염의 다중면역진단을 상업화한 데 이어 5종류의 암(간암, 췌장암, 대장암, 전립선암, 난소암)을 동시 진단할 수 있는 다중진단 플랫폼 기술과 진단키트 개발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첫 투자 이후 본격적으로 공장을 마련·운영했고, 현재는 상장을 마친 후 공모자금이 대거 들어오면서 수십억대 규모의 기업으로 자리잡게 됐다"면서 "안정적 기반이 마련됐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2020년에는 더욱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도전과 의지는 개인과 피씨엘 기업의 성장은 물론, 우리나라 의료기기산업의 퀀텀점프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글로벌 제약산업 생태계 자체가 워낙 대규모다보니 국내 회사가 탑50위 안에 드는 것이 어렵지만, 의료기기나 체외진단기기분야 특성상 우리나라 기업이 있을법도 한데 단 1곳도 없는 것에 대해 많은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기 때문.
 
김 대표는 "바로 옆 국가인 일본은 글로벌 체외진단 기업만 5개가 넘는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기업이 나와줘야만 산업 자체가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면서 "1조 매출을 기록하는 전세계 10대 글로벌 진단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2020년을 글로벌 판매 원년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특히 혈액분야 회사 중에서는 지멘스, 애보트, 로슈, 다나허, 글리포스(前노바티스진단) 등이 거의 전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데, 이 틀을 깨고 피씨엘이 한국 대표로서 플레이어로 들어가겠다는 계획이다.
 
다중진단기기이다보니 허가도 여러번 받아야 하는 이유로 아직까지 인허가 심사단계에 머물러 있으나, 올해 상반기 안으로 국내외 허가절차를 마무리짓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혈액시장 입찰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암 다중진단까지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겠다. 전세계 10대 글로벌 진단회사이자 1조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인공지능(AI)'을 통한 제품력 향상 연구개발을 이어갈 예정"이라며 "대부분 글로벌 기업들은 AI를 통한 통계적 접근을 하는데 그치지만, PCL은 이미지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민감도를 향상시키는 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민감도를 향상시킬 경우 같은 가격에 고성능 시약 출시가 가능해지고, 저렴하고 작은 진단기기로도 암 등 정밀진단이 가능해지게 된다"면서 "단순히 회사 경쟁력만 향상되는 게 아니라, 개발도상국 등에서 저렴한 가격에 고성능 의료혜택을 누릴 수 있게 돼 의료접근성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밖으로는 기존 제품들을 혈액시장에 적극 접목시키고 안에서는 인공지능 융합 기술 연구개발에 집중해 나간다면, 전세계 어느 혈액원을 가더라도 우리 회사제품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다만 국내 정책·제도가 다국적사는 쉽게 들어오고 국내사들은 점점 더 진입자체가 어려워지는 방향을 가고 있는 문제에 대해 쓴소리를 냈다.
 
김 대표는 "국내 제조사들을 살리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공정한 경쟁자체가 불가능하게끔 막고 있다. 올해 4월 의료기기육성법이 시행되는만큼, '타임 투 마켓'의 특성을 고려해 국내 제조기업들의 발전을 위한 보다 세부적인 정책·제도들을 마련해 피씨엘을 비롯 많은 국내 기업들을 세계시장에서 만날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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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를 비롯 이번 신년기획에서 3명의 연구개발에 참여 중인 CEO를 만나면서, 영세함을 벗어나지 못한 채 저성장 늪에 빠져 악순환을 되풀이하는 국내 의료기기업계에도 따듯한 봄바람이 불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더 나아가서 새해가 밝았지만 여전히 여러 정책적, 구조적 문제로 부침을 겪고 있는 한국 경제가 글로벌 기업 도약을 꿈꾸는 열정많은 CEO들이 원동력이 돼 다시 숨을 불어넣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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