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슨 실제 사용해보니 한국 보험적용 현실에 안맞는 추천 '불만'

병원 홍보·환자와의 소통 원활과 신뢰 향상 등 이점도.."한국 현실 맞는 개선과 EMR 연동 필요"
서민지기자 mjseo@medipana.com 2020-01-17 11:59
[메디파나뉴스 = 서민지 기자] 가천대학교 길병원이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를 한국에서 처음으로 암 진료에 도입, 활용한 가운데, 병원 홍보나 환자와의 소통 향상, 실수 감소 등에 긍정적인 경험을 준 반면 업무부담 증가, 최신 의료지견 반영 미흡, 건강보험 급여 시스템과의 불일치, 치료방침결과와 다를 경우 환자설명 어려움 등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보건의료기술평가 보고서에 게재된 '인공지능 왓슨과 다학제 진료의 치료방법 일치율 평가 및 의료진 만족도 조사 연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는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연구협력센터 이경아, 가천대학교 일반대학원 간호학 김찬희, 가천대학교 길병원 백정흠, 심선진, 안성민, 안희경, 이언, 가천대학교 간호대학 간호학과 이선희 교수 등이 참여했다.
 


연구 방법은 다학제 진료 의료진의 치료 방법 일치율과 의료진의 만족도를 전향적으로 평가했으며, 가천대 길병원의 IRB 승인(GDIRB2018-109) 후 2018년 3~9월까지 수행된 다학제 진료 결과를 분석하고, 참여하는 의료진을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왓슨은 환자의 성별, 질병 등 특성을 입력하면 그에 알맞은 치료법을 의학적 근거를 토대로 제시해주는 인공지능 컴퓨터로, 2012년 IBM에서 뉴욕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 센터(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와의 협업을 통해 개발됐다.
 
한국에는 2016년 가천대 길병원을 시작으로 부산대학교병원, 건양대학교병원,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조선대학교병원, 전남대학교병원, 중앙보훈병원, 지샘병원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왓슨은 유방암, 폐암, 결장암, 직장암, 위암, 자궁암, 난소암, 전립선암 등에 적용 가능하며, 지속적으로 적용 가능한 암종을 늘리고 있다.
 

암의 치료법에 대해서는 추천(recommended), 고려(for consideration), 비추천(not recommended)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직접적으로 환자 치료에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인에게 환자의 건강정보 또는 진료정보를 정리 및 추적하는 툴을 제공하거나 의학정보에 쉽게 접근하도록 도움을 주는 주는 소프트웨어다.
 
이는 한국에서 의료기기 분류에 맞지 않아 제외됐으나, 길병원에서는 현재 왓슨을 활용해 다학제 진료를 수행하고 있다.
 
암 종별 치료효과에 대한 근거가 다르므로 치료 방법 결정이 어려운 논쟁적인 케이스는 다학제 진료를 통해 논의하는 것이 현명하고 비용-효과적이라는 의견이 있다.
 
실제 비뇨기계, 직장, 폐, 위/식도, 부인과, 유방, 두경부 등의 암에서 총 27개 문헌으로 평가한 체계적 문헌고찰 연구에 따르면, 다학제 진료를 통해 56%의 연구에서 환자의 10% 이상에서 진단 발견이 변화되고, 54%의 연구에서 환자의 10% 이상이 관리 계획이 변경됐다.
 
또한 다학제 진료는 암의 병기를 정확히 하고 적절한 neo-adjuvant/adjuvant 치료를 받게 되며, 추가적 임상적 정보의 확보가 가능함을 보여줬다. 즉 다학제 진료는 암 환자의 진단과 관리에 명확한 변화를 이끈다는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왓슨을 실제 사용한 의료진 대상의 만족도 및 개선점을 조사한 연구가 부족하고, 외국에서 개발한 왓슨을 그대로 한국에 적용하기에는 개선할 문제가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 건강보험 급여 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치료방법을 제시할 때 한국에 맞는 방식으로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전향적으로 왓슨과 의료진의 치료 방법에 대한 일치도를 분석하고, 이를 사용하는 의료진 입장에서 만족도와 개선점을 조사해 한국형 모델 개발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시하고자 이번 연구를 시행한 것이다.
 
이를 위해 2018년 3~9월까지 수행된 가천대 길병원의 다학제진료 결과를 분석하고, 참여하는 의료진을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분석했다. 동일 기간의 의료진 만족도, 장·단점에 대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분석 연구 결과, 126건의 암 환자 진료 건수 중 최종 치료 방법이 왓슨 추천(recommended)과의 일치율은 66.7%이었고, 고려(for consideration)까지 포함할 경우 96.0%에 달했다.
 
4%의 불일치율은 비추천(not recommended)으로 제시한 방법을 이용하거나, 아예 왓슨에서 제시되지 않은 방법을 최종 치료 방침으로 결정한 것이다.
 

연구팀은 "보험적용과 의료비 차이로 인한 비용적 차이, 인종과 지역마다 통상적 치료 방법의 차이로 인한 문화적 차이, 환자 연령 및 특수 상황에 따른 차이 등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즉 추천(recommended)으로 제시한 방법이 한국에서는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치료법인 경우이거나, 통상적으로 외국에서는 시행하나 한국에서는 우선적으로 시행하지 않는 방법이 추천(recommended)이나 고려(for consideration)로 제시된 것. 또한 환자의 컨디션과 선호도, 협조 정도에 대한 특수한 판단은 왓슨이 고려할 수 없기 때문에 의료진에서는 이를 고려해 WFO가 비추천(not recommended)으로 제시했거나, 아예 제시하지 않은 치료 방법을 최종 치료 지침을 결정한 경우도 있었다.
 
연구팀은 "왓슨이 치료 방침에 많은 도움을 주지만, 아직은 각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각 국가의 치료 지침 및 약물 이용 가능성, 보험 등의 차이를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이 고안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실제 왓슨 사용 의료진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6.74(±2.08)로 분석돼 높은 편은 아니었다.
 
의료진은 왓슨의 약점으로 인종 및 문화적 차이 미반영과 한국의 건강보험 급여 여부 미반영 뿐 아니라, 추가적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되고 변수가 부족해 시스템적 개선도 이어져야 한다는 답변이 많았다.
 
다만 의료진은 왓슨 진료를 통해 병원 홍보에 도움이 되고, 환자의 치료 순응도가 증가하는 부분을 장점으로 꼽았다. 또한 의료진과 진료 결과에 대해 환자의 신뢰도가 높아지고 의료진 간 의사소통도 원활해진다는 응답도 있었다.
 
연구팀은 "구조적으로는 EMR system과 연동되게 해 왓슨 프로그램에 환자 정보를 중복 입력하는 시간과 노력을 줄이고, 입력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치료 방법에 있어서는 각 국가의 보험 체계와 콘텐츠를 반영하고, 최신 지견을 반영해야 한다"면서 "인종과 문화적 차이를 반영한 현지화된 왓슨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왓슨에서 제시하는 최종 결과의 표현 방법을 '방법1, 방법2 등'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의료진의 경우 왓슨이 추천(recommended)으로 제시한 치료 방법보다 고려(for consideration)로 제시한 치료 방법이 더욱 적합해 선택할 경우 의학적 지식이 부족한 환자의 입장에서는 오해를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
 
연구팀은 "의료진의 입장에서도 왓슨을 이용한 진료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치료 방법의 결정에 있어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진 간의 소통 방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충분한 논의보다는 왓슨의 결과에 대한 일부 맹목적 신뢰로 가면 의사소통에 방해돼 의료진의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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