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력 넘쳐나는 `유전자 편집 기술`‥안전성·효율성 잡아야

비만·당뇨병·암·바이러스에 임상적인 적용 기대‥치료 목적서 정확한 영향 불분명
박으뜸기자 acepark@medipana.com 2020-01-18 06:07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CRISPR-Cas` 유전체 편집 시스템은 특정한 DNA와 RNA 서열을 직접 조작하고 검출하고 시각화할 수 있는 능력을 혁명적으로 발전시켰다.
 
비교적 간단한 사용법과 기술 자체의 강력함으로 인해 기초 생물학 분야뿐만 아니라 의학적인 적용에까지 전반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태.
 
이 CRISPR-Cas에 기반한 치료법이 현재 임상적 테스트를 거치고 있는 만큼, 유전적 질병을 고치고 세포 치료를 진일보시킬 잠재력은 상당하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유전자 편집 기술을 임상적으로 적용하기에는 안전성과 효율에 있어 더욱 세심한 관찰과 개선이 필요하다.
 
BRIC의 `CRISPR/Cas9 기술을 이용한 질병 치료 동향`에 따르면, CRISPR에 기반한 유전체 후생유전체 편집 기술은 외부의 유전자를 도입해 치료하는 초기 유전자 치료에서 벗어나 인간 유전체를 직접 편집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아데노바이러스(AAV)는 높은 효율과 안전성 그리고 다양한 조직에 대한 타겟팅으로 인해 가장 널리 사용되는 유전자 치료 전달법이다. 이 AAV를 이용해 골격근이나 심장 근육에 유전자를 전달할 수도 있다.
 
실제로 DMD(뒤센형 근육 이상증, Duchenne m uscular d ystrophy)라는 신경근육성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AAV를 이용한 Cas9 전달이 시도된 바 있다. DMD는 디스트로핀(dystrophin)이라는 유전자에 결손이 생겨 돌연변이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추가적인 결손을 도입해 프레임을 맞춰줘 부분적으로나마 정상적인 기능을 회복시켜 효과를 본 케이스다.
 
가장 임상적으로 진보된 형태의 유전체 편집 전략은 환자에게서 얻어진 세포를 실험적으로 조작한 후 다시 세포의 제공자에게 투여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는 '비만'에 이 유전자 편집 기술이 유용하게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만은 기본적으로 에너지의 축적이 소비보다 더 많은 상태이고 지질이 지방세포에 축적됨으로써 발현된다. 비만은 전 세계적으로 5억 명 이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심혈관계 질환, 암, 당뇨병과도 연관이 높다.
 
한 연구에 의하면, FTO(fat mass and obesity associated) 유전자의 변형이 발견됐는데 이 유전자가 몸무게가 증가하는 원인 중 하나일 가능성으로 꼽혔다. 이에 연구진은 CRISPR-Cas를 이용해 FTO 유전자를 생쥐 모델에서 편집했고, 에너지가 축적되는 방향이 아닌 사용되는 방향으로 유전자 스위치를 조절할 수 있었다.
 
비슷한 방식으로 여러 연구에서 세포의 에너지 대사 과정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편집을 통해 비만 치료 가능성을 넓히고 있다.
 
'암'에서도 유전자 편집 기술은 기대를 받고 있다. 암 세포 내에는 복잡한 전위, 돌연변이 등을 포함해 다양한 유전적 변형이 일어나 있을 가능성이 높다.
 
초기에는 CRISPR-Cas 시스템이 암 발생에 관여돼 있는 돌연변이나 치료 타겟을 찾아내는 탐지 역할을 맡았다. 이 연구에 기반해 CRISPR-Cas는 암의 특성 자체를 조절하는 편집을 할 수 있다.
 
한 예로 CRISPR-Cas를 통해 만들어진 방광암 모델에서 `MPT0L145`라는 유전자가 PIK3C3 와 FGFR 기전에 대한 이중 억제자라는 사실이 발견되기도 했다.
 
CAR-T(키메라 항원 수용체 T 세포, Chimeric antigen receptor engineered T cell)를 이용한 치료법은 가장 강력하고 주목받고 있는 세포 치료법이다. CRISPR-Cas9 시스템은 간단하면서도 효율적으로 CAR-T 세포를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했다. CRISPR-Cas9로 편집한 CAR-T 세포는 증가한 T세포의 기능을 보였고, 세포 면역치료에서도 효율이 증가했다.
 
최근에는 유전자 편집 기술이 PD-1을 타겟팅해 T세포가 암 세포를 인지하는 것을 막기도 했다. 자기 유래 T 세포가 꺼내어진 후 PD1 유전자를 제거하고 T세포 수용체의 α와 β 체인을 암 환자에게 다시 주입한 사례는 미국과 유럽에서 최초 적용 케이스이다.
 
'당뇨병'은 증가한 혈당에 의한 만성적인 대사 질환이며 혈관, 눈, 심장, 신경, 신장을 포함해 다양한 조직에 악영향을 미친다. 전 세계적으로는 해마다 4억 명 이상이 당뇨병을 겪고 있고 100만명 이상이 사망한다.
 
CRISPR-Cas9은 GLP 1(glucagon like peptide 1)같은 호르몬의 유전자를 편집해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GLP 1은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하고 혈당량을 낮춘다.
 
애초에 CRISPR-Cas9 시스템이 박테리아의 후천 면역 시스템으로써 발견된 만큼, '감염성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 효과도 예상된다. 유전자 편집은 다른 방식으로는 처리하기 힘든 바이러스 감염 유전체를 직접 분해하는 방식으로 접근 가능하다.
 
그중에서도 HBV는 만성적으로 감염된 2억 5천만 명 이상이 존재하는 바이러스이다. HBV에 의한 간세포 암종(hepatocellular carcinoma)은 질병으로 인한 죽음에서 상당히 높은 순위를 차지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CRISPR-Cas9을 이용해 HBV가 감염된 Huh 7 세포에서 HBV 유전체를 분해하도록 하면, HBV의 핵심 단백질과 표면 단백질의 발현이 상당히 감소했다.
 
고위험 HPV는 자궁경부암과 다양한 머리와 목 부위 암 발생을 일으킬 수 있다. 현재 HPV를 해결하기 위한 CRISPR-Cas9 기술로는 HPV 16이나 HPV 17에 감염된 세포의 E6/ E7유전자를 불활성화해, 세포 주기를 멈추고 세포 죽음에 이르도록 하는 방식이 있다.
 
마지막으로 잠재적인 치료 효과를 기대하는 분야는 HIV(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 human immunodeficiency virus)에 대한 치료이다. HIV의 DNA는 숙주의 유전체로 역전사를 통해 끼어들어감으로써 바이러스 단백질을 지속적으로 생산하는데 이것이 HIV를 근절하는데 가장 중요한 지점이다.
 
HARRT(능동적인 항바이러스 치료, Highly active antiretroviral therapy)라는 방식이 현재 HIV의 복제를 막기 위한 일차적인 처치이고 에이즈를 관리 가능한 질병의 수준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HAART는 근본적으로 HIV를 제거할 수는 없기 때문에 실질적인 원인을 없애는 것은 아니다.
 
CRISPR/ Cas 적용 사례에서는 gRNA가 HIV의 LTR(긴말단반복서열, long termi-nal repeat)을 타겟팅하도록 해 HIV 프로바이러스의 발현을 막고 치료 가능성을 보았다.
 
그 이후로 HIV의 핵심적인 보조수용체(coreceptor)인 CCR5가 주요한 타겟으로 주목받았고, CCR5에 동형의 돌연변이를 가지는 줄기세포를 에이즈 환자에 이식함으로써 HIV가 검출되는 정도를 확연히 감소시켰다.
 
그렇지만 CRISPR-Cas 시스템은 아직까지 극복해야 할 한계가 많다.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성상현 박사는 "AAV는 유전자 치료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전달 시스템이지만 유전 정보를 포장하는 능력에 한계가 있다. 별개로 AAV 벡터에 의한 Cas9의 발현이 계속 지속적으로 일어난다는 점과 벡터의 내용물이 유전체 내로 삽입된다는 점은 여전히 남아있는 문제이다"고 말했다.
 
Cas 단백질의 면역 반응도 임상 적용에 중요한 문제점이다. 숙주의 면역 반응은 치료 효과를 떨어뜨리고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최소화되거나 피해야 한다. 생쥐 모델에 Cas9을 전달했을 때 발생하는 면역 반응에 대한 연구는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치료 목적으로 적용됐을 때의 정확한 영향은 불분명한 점이 있다.
 
성 박사는 "유전자가 편집된 세포의 적응도 중요하다. CRISPR-Cas 시스템에 의해 편집된 세포는 아무래도 적응도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있고 결과적으로 유전자 치료의 효율과 지속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대표적으로 암 세포에 유전자 편집을 한다면 편집되지 않은 암 세포가 높은 적응도에 기반해 편집된 세포를 경쟁에서 쉽게 이길 확률이 높다. 따라서 치료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반복적으로 편집을 시도해야 함과 동시에 상당히 높은 편집 효율이 요구될 것이다. 이런 문제는 현재의 CRISPR-Cas 기술로 극복하기에 상당히 높은 장애물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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