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비용 커진 염증성장질환, 생물학제제 급여화 절실"

[인터뷰: 이창균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대한장연구학회 섭외홍보위원장)]
장염 등과 증상·발병연령 유사, 진단 수십년 걸리기도‥"젊어도 의심시 검진 받아야"
신은진기자 ejshin@medipana.com 2020-01-20 06:04
문재인케어의 확대로 희귀·난치질환자들에 대한 혜택이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약제 급여확대의 속도는 더딘 상황이다.
 
크론병, 궤양성대장염 등으로 알려진 염증성장질환이 대표적인 사례다. 염증성장질환 환자는 매년 늘어 2014년 4만9,153명에서 2018년 6만5,802명으로 34% 증가했으며, 궤양성대장염은 희귀질환에서 난치질환으로 카테고리가 바뀔만큼 환자가 늘었지만 여전히 중증환자들의 약제 선택은 비용을 이유로 제한되고 있다. 
 

19일 메디파나뉴스는 이창균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대한장연구학회 섭외홍보위원장)<사진>을 만나 2~40대 젊은 환자들이 많은 염증성장질환의 특성 및 치료와 사회·경제적 부담 경감을 위한 급여제도 변화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 방송 등을 통해 크론병 투병사실을 알리는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염증성장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염증성장질환이란 어떤 질환인가?
 
이창균 교수(이하 이) : 염증성장질환은 말 그대로 장에 염증이 지속되는 질환이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장염은 감염성·급성 세균성 또는 바이러스성 장염이다. 염증성장질환은 만성질환으로 완치되기는 어려운, 한번 발병되면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이 대표적인 염증성장질환이고, 이 외에도 결핵성 장염, 류마티스 질환인 베체트 장염 등이 있다. 결핵성 장염도 우리나라에 환자 수가 꽤 많은 질환이다.
 
궤양성대장염이나 크론병도 친숙한 질병은 아니다. 증상도 일반적인 장염, 과민성 장증후군 등과 유사해 환자가 질환을 인식하기 쉽지 않다고 알려져있다. 어떤 경우 염증성 장질환을 의심하고 정밀진단을 받아야 하나.
 
: 궤양성대장염이나 크론병, 일반적인 장염이나 과민성장증후군 모두 대표적인 증상이 복통과 설사다 보니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복통이나 설사 등의 증상이 만성적이라고 판단될 때 정밀검사가 필요한데, '만성적'이라고 판단하는 기준은 한달이다.
 
과민성장증후군만 하더라도 젊은사람들이 많은데 크론병이나 궤양성대장염 등의 호발연령도 젊은 층이다. 증상도, 발병연령도 겹치는 부분이 많은 질환이라 잠시 견디고 병원을 찾지 않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한달 이상 설사가 지속되고 복통이 동반되거나 횟수와 상관없이 혈변이 발생했다면 전문의와의 면담을 통해 정밀검사 필요여부를 확인할 것을 권고하고 싶다.
 
염증성장질환의 확진여부는 어떻게 알 수 있나? 내시경으로만 확인이 가능한 것인가
 
: 아쉽게도 염증성장질환은 한가지 검사만으로 검사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가족력, 임상증상, 혈액검사, 대변검사, 내시경, 조직검사, 필요시 영상검사까지 종합해야 진단이 나올 수 있다.
 
염증성장질환은 완치질환도 아닌데 확진을 위한 검사를 받는데도 시간이 상당히 소요되는 질환인 셈인다. 진료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 염증성장질환은 확진을 하고 치료를 시작하기 전까지 3,4번 정도 내원을 해야 한다. 세네차례 병원을 찾아도 치료를 시작이 가능할까 말까한 상태인 환자들도 많다. 궤양성대장염이나 크론병 모두 젊은 환자들이 많아 시간을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수차례 병원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경희대병원의 경우 10년 전부터 염증성장질환 원데이클리닉 운영을 통해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대한 당일 투약이 가능하도록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사가 필요한 환자라면 교수가 직접 내시경, 영상검사 등을 시행해야 하기에 하루 5례 정도밖에 진료를 할 수 밖에 없긴 하지만 검사가 꼭 필요하지 않은 환자들이 있을 땐 하루에 10례 전후의 진료를 하고 있다.
 
환자들이 인지를 하는 것도, 확진을 내리기도 쉽지 않은 질환같다. 염증성 질환을 확진하는데 소요되는 기간은 어느정도인가?
 
: 증상이 처음 발생한 시기를 기준으로 최소 몇 달 정도가 걸린다. 진단까지 1,2년은 물론 수십년이 소요되기도 한다.
 
올해 초에도 중년 여성이 어렸을 때부터 배가 아팠지만 원인을 찾지 못하다 결국 장 절제 수술을 받게됐는데 이 과정에서 크론병임이 확진된 경우가 있었다.
 
크론병의 경우, 장에 염증이 생겼는데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면 염증이 장 협착으로 이어지고, 이로 인한 장 천공이 생겨 응급수술을 받게되면서 질병이 확인되는 경우들이 적지 않다.
 
증상이 계속되도 참고 버티다가 장이 터져서 합병증이 발병한 후에야 염증성장질환 진단을 받는 경우가 여전히 흔하다. 이런 환자들 중에는 학생, 직장인 등 젊은 사람들도 많다. 
 
확진을 빨리 받지 못해 중증도 환자가 많을 것으로 추측되는데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가
 
: 경희대병원은 3차 병원이다보니 중증도 환자 비중이 높은 편이다. 염증성장질환 환자들은 진단을 제대로 받지 못해 3차 병원까지 왔거나,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상태가 복합적이고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기본적으로 치료는 약물치료가 우선인데 치료제는 단계적으로 사용된다. 5-ASA와 같은 염증조절제를 1차로 사용하고, 약제가 듣지 않으면 약의 강도를 올려간다. 스테로이드, 면역조절제 등이 그 다음으로 쓰이는 치료제다. 이러한 치료제들도 효과가 없으면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하게 된다.
 
염증성장질환에 대한 생물학적 치료제 사용은 수년째 화두다. 생물학적 제제의 급여화에 대한 요구가 높은데 실제 임상현장에서 느끼는 급여화 필요성은 어떤가?
 
: 최근 염증성장질환으로 인한 장 절제 수술이 크게 줄었는데 이는 내과적 치료기술이 발달한 결과다. 특히 생물학적 제제의 효과가 컸다.
 
학회에서 건보공단의 빅데이터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염증성장질환으로 인한 의료비용이 엄청나게 증가했다. 원인은 생물학제제, 즉, 항-TNF 제제의 사용이 늘어난 영향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염증성장질환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이 이미 너무 커진 상태이며, 적절한 환자를 선택해서 약을 적절히 써야하는 상황이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물학제제는 워낙 고가라 환자 부담이 클 것 같다. 비용문제로 치료를 망설이는 경우도 있나?
 
: 생물학적 제제로 치료를 하다가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비용때문이다.
 
대한장연구학회에서 2019 행복한 장(腸) 해피바울 캠페인 일환으로 시행한 국내 염증성장질환(크론병, 궤양성대장염) 환자 439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환자들은 월 평균 약 18만원, 연 평균 약 200만원 정도의 진료비(외래진료비+약제비)를 지출하고 있었다.
 
진료비, 응급실 내원비, 수술비 등 직접적인 의료비 외에 질환으로 인한 환자와 가족의 노동 생산성 소실비(간병비 등), 병원 내원을 위한 교통비, 기타 건강관리비(건강보조제 구입, 운동 등) 등 간접적인 의료비를 모두 합산하면 환자 1인당 연간 소요하는 비용은 약 880만원에 달했다.
 
비용 부담으로 인해 치료를 지연하거나 중단했다고 답한 환자가 11.6%이었고, 이후 상태가 악화됐다고 응답한 경우는 10명 중 8명(80.4%)였다. 진료를 중단하면 대개 증상은 악화되기에 문제가 커진다.
 
선별적으로라도 급여화가 시급하게 이뤄져야 하는 상황으로 보인다.
 
: 모든 환자들에게 생물학제제를 다 사용할 수는 없다. 질병예후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는 환자들을 선별해 조기에 생물학적 제제를 투여할 필요가 있다는데 전문가 대부분이 공감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단계를 거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는 약제들이 많고, 이런 이유로 치료가 지연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생물학제제는 고가약제다보니 비용효과성을 고려할 필요가 물론 있지만, 예후가 좋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는 환자들을 적절히선별해 조기에 강력한 항염증 치료를 시작해야만 사회경제적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염증성장질환이 의심되는 환자들, 확진을 받은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지속적 설사, 복통, 혈변 등의 증상이 반복될 때는 젊은 연령이라도 꼭 병원을 방문해주시길 바란다. 소화기내과를 방문해 상담을 받고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검사받아보시길 당부하고 싶다.
 
염증성장질환을 확진 받은 환자들에게는 해당 질환을 고혈압, 당뇨와 같은 것이라 생각해주시길 바란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과거에는 적절한 치료제가 없다보니 치료가 실제로 어려워 치료를 미루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제는 아니다. 지금은 염증성 장질환을 고혈압 당뇨과 같은 만성적인 질환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염증성 장질환도 대부분 약물치료만으로도 관리가 잘 되는데 일부 환자에게서만 약물로 증상조절이 잘 되지 않아 합병증이 생기고, 추가적으로 치료가 이뤄진다. 고혈압, 당뇨와 똑같은 것이다.
 
환자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환자가 관리만 지속적으로 하고 치료만 하면 된다. 만성질환이라 생각하고 꾸준히 관리하면 되는 질환으로 접근해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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