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비 폭증 관리? 민간보험 진료비 전송 '전문중계기관' 위탁

문케어 시행 후 비급여 더 늘고 보장률 개선도 미미한 실정
건보 보장체계 개선하려면 공사보험 연계·실태조사 불가피, "국회 계류된 근거법 조속 통과 필요"
서민지기자 mjseo@medipana.com 2020-01-20 06:03
[메디파나뉴스 = 서민지 기자] 비급여의 급여화를 골자로 하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계획인 '문재인케어'가 시행되고 있으나, 비급여에 대한 관리 부재로 오히려 비급여 진료비가 급증하는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수조원의 재정을 보장성 개선에 쏟아붓고 있음에도 보장률 증가율은 미미한 수치며, 제도 시행 후 민간보험에서 막대한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공·사의료보험 실태조사 체계 마련 및 운영방안 연구(책임연구원 서울대 보건대학원 이태진 교수)를 시행해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면서, 공사보험 연계 시스템 마련과 진료비 명세서 위탁을 위한 '전문중계기관' 신설 및 운영 등 개선안을 제안했다.
 
현재 민간의료보험은 건보에서 보장해주지 않는 진료비를 보장하는 보험으로 건보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나, 공·사의료보험 관리기관 및 소관부처가 상이해 연계가 이뤄지지 않으며, 이로 인해 보장영역을 구분하는 제도적 장치도 부재한 실정이다.
 
실손보험 등 민간의료보험에서는 비급여 본인부담금에 대해서 지급이 이뤄진다. 때문에 청구되고 있는 비급여 항목에 대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비급여 관리를 위한 코드의 표준화가 되어 있지 않고 수가 산정기준이 없다.
 
또한 민간보험 청구와 지급이 거의 수작업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청구 및 지급에서 사용된 자료들의 일부만 전산자료로 구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이유로 현재 건강보험 보장범위 변동이 민간의료보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민간보험이 건강보험 재정과 전체 의료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공·사의료보험 연계와 실태조사를 추진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보험개발원이 보유하고 있는 민간의료보험 지급총액과 민간의료보험 가입자 통계 정보를 건보공단과 공유해 반사이익을 산출하고, ▲신용정보원은 공단에 민간의료보험 가입자 정보를 제공하며 공단은 이를 건강보험 자격 자료와 연계한 후 ▲개별 지급건에 대한 정보를 추가로 제공하고 공단은 이를 청구자료와 연계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민간의료보험 자료를 전산화한 후 청구를 가입자가 아닌 병의원 등 요양기관이 대신하면 된다"며 "이어 제3의 청구대행기관을 통해 해당 업무를 위탁하면, 관련 자료가 하나의 DB로 구축돼 DB를 통해 민간의료보험 청구 건과 지급 건을 건강보험 청구자료와 연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자료연계를 위한 시스템 구축은 타 기관과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야 한다"며 "연계 가능한 정보 범위를 정하고, 연계정보의 레이아웃을 확정한 후 어떤 형태로 연계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지 등 연계기반 조건에 대한 충분한 검토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자료연계에 있어 비급여 항목 및 비용 관리를 위한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비급여의 급여화에도 비급여 비용이 증가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의료비를 관리하기 위해 필수적이기 때문.
 
중장기적으로는 요양기관에서 민간의료보험회사에 전자적 형태로 진료비 계산서 등의 서류를 전송하고 '전문중계기관'을 통해 해당 전송 업무를 위탁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것을 권고했다.
 
연구팀은 "피보험자와 보험회사의 편의 증진이라는 목적 외에도 '의료비 관리' 측면에서 민간보험에 보험금을 청구하고 이를 지급하는 일련의 자료들이 전산으로 관리돼야 한다"면서 "의료기관 및 의사단체의 이견이 존재하나, 민간의료보험 관리와 사회적 편익 제고의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회에 피보험자의 요양기관에 대한 실손의료보험금 청구 필요 서류의 전자적 전송 요청권 및 업무 위탁 등 서류 전송 절차에 관한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는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계류 돼 있다.
 
또한 정부가 문재인케어 시행을 알리면서 민간의료보험과의 관계 재정립과 비급여 발생 차단 등을 목적으로 한 국민건강보험과 실손의료보험의 연계에 관한 법률안(김상희 의원 대표 발의, 2017.12.29.) 등 총 4건의 공사보험연계법도 발의돼 있으나 2년째 발목이 잡혀 있다.
 
연구팀은 "원활한 공사의료보험 자료 연계와 실태파악, 활용 등을 위해서는 반드시 법·제도 등 근거가 있어야 한다"면서 "조속히 해당 법안을 통과시켜야 하며, 만약 제정이 어렵다면 자료공유와 연계를 위한 건보법, 보험업법, 신용정보법 등의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보연계 시스템 구축에 따라 요양급여 결정, 선별급여 지정, 비급여 진료비 현황 분석, 신의료기술 평가 등 보건복지부 실태조사를 할 수 있으며, 실손보험의 표준약관 개정, 순보험요율 산출, 분쟁 조정, 보험금 중복지급 방지, 보험사기행위 조사 등 금융위원회의 실태조사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연구팀은 "실태조사 자료 중 개인 수준의 급여/비급여 진료비 및 민간보험 지급금을 파악해 보건복지부는 이를 요양급여 대상 설정과 선별급여 지정 등에 활용할 수 있다"면서 "특정 의료기술의 수요·공급 등을 파악해 신의료기술의 유효성 등을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금융위는 항목 수준의 유형별 진료비 자료 구축을 통해 의료수요 등을 파악해 표준약관 개정에 활용할 수 있으며, 개인 수준의 자료 연계를 통해 의료이용의 의학적 타당성을 검증해 보험사기행위 조사에 활용할 수 있다"면서 "보험금 중복지급 여부 확인 등 본인부담상한에 따른 중복 보험금 지급의 문제 해결에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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