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감으로 버티기에는‥ 코로나19 간호사 한계 직면

보호장구·간호인력 부족에 감염 우려 높아져‥ 육아 문제 등 현실 문제까지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20-03-07 06:09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연일 지속되는 코로나19 사태 속에 24시간 환자 옆을 떠날 수 없는 간호사들의 피로 누적이 심각해지고 있다.

여기에 감염위험과 육아문제 등 현실적 어려움까지 겹치면서 현장 간호사들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기사와 직접적 관계 없음)
 
최근 코로나19 확진환자가 급증하면서 보호장구 및 의료인력 부족에 직면하고 있는 가운데,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일선 코로나19 의료현장에 '전신방호복'이 아닌 '가운' 사용을 권장한다는 새로운 지침을 내렸다.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이미 물품이 부족하다며 아껴쓰라는 압박과 더불어 1회용 방역물품을 재사용하라는 지침까지 내려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사명감 하나로 위험지인 대구·경북에서 방역 및 진료 활동에 나서고 있는 간호사들의 이제 감염의 위험에도 노출되면서, 간호사들의 사기도 저하되고 있다.

실제로 일선 간호사들은 가족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로 집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연일 컵밥과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일하는 것은 물론, 마땅한 휴게공간도 없어 병원 밖이나 복도, 장례식장 등에서 쪽잠을 자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지난 6일 성명서를 통해 "힘들어도 온몸을 다 가리는 전신 방호복, 안전한 보호구를 착용하면서 불안한 마음을 덜어내고 환자를 간호하고 있는 간호사들에게 물품 공급이 어렵다는 이유로 차단율이 낮은 비닐가운으로 완화시키는 것은 매일 24시간을 확진 환자와 접촉하여 간호하고 있는 일선 간호사들을 불안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간호사를 사지로 내모는 것과 같다"고 반발했다.

특히 중증 확진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는 인공호흡기 관리, 산소호흡기 모니터, 환자 가래 뽑기, 체위 변경, 식사, 기저귀 갈기, 대소변 처리 등 격렬한 노동을 하며 바이러스에 노출될 확률이 높기에, 온전한 차폐가 불가능한 보호구로 코로나19 확진 환자를 돌보라는 것은 간호사와 환자의 안전을 내팽개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간호사들에게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방역장비를 지급하였을 경우 의료진 감염 사례는 더욱 더 늘어날 것이다. 기저질환이 많고 면역이 약한 환자들과의 접촉이 잦은 의료진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환자들에게 감염되어 그 여파가 클 것이다. 간호사들이 자신과 환자들의 감염에 대한 불안 속에서 일하도록 할 것인가"라며 반발했다.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이같은 감염 우려에 더해 최근에는 간호사들이 현실적인 육아문제 등으로 현장을 떠나게 되는 사례도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 간호사커뮤니티에서 간호사 A씨는 휴원중인 어린이집에서 맞벌이 부부 아이들만 일시적으로 맡아주기로 했는데, 본인이 간호사라는 이유로 어린이집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를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직서는 냈지만 너 아니면 병원 어떻게 굴리나, 남은 동료들은 어떻게 하냐며 제발 조금만 버텨달라고 사정사정하는 수 선생님에게 붙잡혀 있다. 그 수 선생님은 집에도 못가고 하루 16시간을 근무한다"며, "아이 육아 때문에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 애를 맡길 곳이 없어서 사직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또 최근에는 포항의료원에서 16명의 간호사가 사직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서 해당 간호사들이 육아에 전념하기 힘든 환경이 있었기 때문으로 드러났다.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포항의료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를 맡은 간호사들은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해 퇴근 후 가정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장례식장 접견실을 임시 숙소로 이용하곤 했다. 이후 원내 기숙사 신청을 받았지만 신청기준이 계속 바뀌어 간호사들에게 혼란을 불러일으켰으며 일부 간호사들에게는 공지도 되지 않는 등 당장 숙소가 필요한 간호사들은 자주 바뀌는 병원지침으로 인해 외부 숙소를 계약하는 등의 손해를 감수해야했다"고 포항의료원의 현실을 설명했다.

또 간호인력 부족으로 기존에 한 달 기준으로 나오던 근무표 또한 일주일 단위 혹은 하루에도 매번 수정이 되는 등 예측 불가능한 근무가 이어져 간호사들이 제때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처럼 포항의료원에서 근무하면서는 도저히 육아가 어려운 현실에서 간호사들이 사직할 수밖에 없었음에도, '코로나19에 걸리기 싫어' 무단으로 결근했다는 등의 가짜 뉴스가 퍼지면서 간호계는 분노했다.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전국의 간호사들이 이 사건에 분노하는 이유는 희생정신을 요구하는 상황이 이번 뿐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면허를 가지고 있는 간호사들의 절반이 병원에서 떠나는데도 근본원인인 인력부족은 해결하지 않은 채 간호사 개인의 노력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라는 정부와 병원의 태도가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의료인들을 사지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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