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코리아?" 코로나 19 뒤안길엔 묵인된 간호사 '희생'

한국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세계 최고 수준‥"높은 노동 강도, 적은 보상 이제는 바뀌어야"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20-04-01 06:00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한국의 코로나19 방역이 전 세계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어느 나라보다 발 빠르게 확진검사를 실시하고, 환자들을 격리‧치료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간호사들의 헌신이 있었다.

문제는 언제까지 간호사들에게 '희생'을 강요할 수 있느냐이다.
 

최근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간호사들의 헌신이 큰 조명을 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한국의 간호사들은 마스크로 헐어버린 콧등에 밴드를 붙여가며 부족한 인력과 휴게시설, 보호장구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환자의 곁을 지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27일 열린 국제간호사협의회(ICN) 긴급 화상세미나에서도 대한간호협회가 발표한 한국 간호사의 코로나19 대응 활동은 전 세계 간호자 대표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화상회의 참석자들은 한국의 활동간호사 수가 OECD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간호협회 주도로 3,600여명의 지원자를 모집해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한국 간호사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탁월한 전문역량 등을 언급하며, 코로나19 사태의 훌륭한 모범 사례로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칭찬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인구 천 명 당 활동 간호인력(간호조무사 포함)은 6.9명으로 OECD 평균인 9.0명 보다 2.1명 적다. 여기서 절대 다수인 간호조무사 숫자를 제외한다면 OECD 평균의 3분의 1을 상회할 정도로 간호사 숫자는 부족하다.

그렇다 보니 간호사 1인당 담당 환자 수는 16.3명으로 미국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5.3명과 비교해 3배에 달한다.

이처럼 적은 인원이 많은 환자를 돌봐야 하면서 자연히 간호사들의 업무 강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렇게 높은 노동 강도와 역할의 중요성에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간호사의 간호행위를 독립된 수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는 OECD 국가에서 가장 많은 신규 간호사를 배출하면서도 전체 간호사의 약 64%만이 현장에 남아 간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 세계에서 인정한 것처럼 대구와 경북의 간호사들은 사실상 희생과 헌신의 정신 없이는 의료현장에서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며, 그나마 전국에서 이어지는 자원봉사와 협회의 지원, 국민들의 기부로 겨우 힘을 내고 있을 뿐이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이하 간호사회)는 보다 심각하게 현 상황을 바라보고 정부와 지자체를 향해 "간호사에게 희생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간호사들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소진 예방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장기화되는 코로나19로 간호인력의 소진과 감염 문제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간호사의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직장과 어린이집 등에서 불이익을 받고, 확진자를 보는 간호사는 재학 중인 대학원에서 휴학 통보를 받는 등 간호사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일부 지자체가 애초에 약속했던 의료인력 수당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행태를 보이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간호사회는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지자체는 의료진에게 당연히 지급되어야 할 수당에 대해서도 혼란을 주는 상황은 우려스럽다. 환자들을 위해 모든 걸 뒤로하고 뛰어든 지쳐가는 간호사들에게 당연히 보상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메르스 당시 간호사들에 대한 처우 문제가 오버랩되며,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도 간호사들이 외면받지 않을까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2015년 메르스 이후 간호사들은 지역사회로부터 바이러스 취급을 하며 배제하거나, 피해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간호사회는 "자신의 안위보다 환자를 살리기 위한 사명감으로 현장에 뛰어든 간호사들에게 그에 따른 적절한 관리와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이후 비슷한 재난 상황이 또다시 발생할 경우 간호사들의 적극적 참여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국가적인 재난 상태에서 대응 경험이 있는 간호사의 존재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며 "이제는 정부와 지자체가 그들의 건강을 보살펴야 할 때 이기에  좋은 시스템이 있다 해도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다 빠져나가고 나면 그 시스템이 제대로 굴러갈 수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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