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들 잇단 코로나19 확진‥장기화에 '피로 누적' 주원인

열악한 근무환경에 소진 심각‥"효율적 인력 배치, 충분한 휴식 보장 필요"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20-04-07 11:41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가장 가까이에서 코로나19 확진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간호사들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으며 의료계가 비상에 걸렸다.
 
여러차례 지적되었던 코로나19 간호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 문제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으면서, 간호사들은 일방적 희생만으로 버틸 수 있는 한계치를 초과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6일 오전 대구지역 감염병 전담병원인 대구의료원에서 간호사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같은 날 오후에는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간호사와 마산의료원 소속 간호사 2명이 추가로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앞서 지난 4일에는 대구에 의료봉사를 다녀온 대전보훈병원 소속 간호사 1명도 진담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 유행 초기와 달리 간호사의 감염 사례가 점차 증가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대한간호협회는 코로나19 간호 현장의 초고강도 노동으로 인한 피로 누적, 집중력 저하와 감염 예방에 취약한 병원 내 시스템을 문제로 지적했다.

대구광역시의 코로나19 전담병원 간호사 A씨는 "D레벨의 방호복을 입고 고글과 마스크를 착용하면 기본적인 감염예방은 가능하지만 문제는 장시간 근무에 따른 집중력 저하"라며 "극심한 피로누적이 집중력을 저하시키고 이로 인해 감염 예방의 허점이 발생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상북도 내 코로나19 전담병원 간호사 역시 피로에 따른 안전부주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경북 소재 병원 간호사 B씨는 "몇몇 간호사는 고된 노동 강도에 집중력이 떨어져 자신이 고글을 안 썼다는 사실을 잊은 채 격리병동으로 들어갈 뻔 한 적이 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다보니 대부분 간호사들이 지쳐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확진자 중 치매 환자들은 행동이 돌발적이라 방호복을 잡아 당겨 찢어지기도 해서 조심해야 하는데 정신없이 일을 하다보면 까먹는 게 다반사"라며 "육체적 피로에 정신적 피로까지 쌓이다보면 종종 감염에 노출될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덧붙였다.

마산 지역의 코로나19 전담병원 간호사 C씨역시 "격리병동에 투입돼 한달 넘게 근무하면서 몸이 파김치가 됐다"며 "더 견디기 힘든 것은 이 상태가 이어지면 감염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었다"고 털어놨다.
 
감염 예방 장비 재사용도 간호사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대구 지역 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 자원 봉사를 했던 간호사 D씨는 "파견 초기 레벨D 방호복을 재사용하면서 코로나19에 감염될까봐 걱정이 많았다"라며 "마스크도 장시간 착용하고 환자들을 대하다보면 마스크가 젖어 감염될 우려가 있어서 병원 감염관리실에 문제를 제기한 적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간호사의 감염 예방을 위한 시스템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구 지역의 또 다른 간호사 E씨는 "환자를 아직 접촉하지 않은 간호사와 격리병동에서 교대하고 나온 간호사 모두가 같은 대기 공간에서 머무는 것이 병원 내 현실"이라며 "전시나 다름없는 상황이라 그런지 미처 그 부분까지 예민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간호사들이 감염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대한간호협회는 코로나19 현장 간호사들의 높은 피로도가 감염 노출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 만큼 의료기관 내 적정 간호사 인력 배치와 안전하고 충분한 휴게·휴식 여건 제공이 급선무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간호협회 신경림 회장은 "코로나19 현장에서의 연일 강행군에 간호사들은 이미 지칠 대로 지쳐있는데 휴식도 제대로 취하지 못하고 심지어 장례식장에서 쪽잠을 자는 것이 현실이다"라며 "적정 간호사 수 배치와 근무 간호사에 대한 충분한 휴식과 안전한 시스템이 보장돼야 감염으로부터 간호사와 환자 모두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신경림 회장은 "현장에서 간호사 적정 인력 배치가 안 되는 이유는 절대적 간호사 수의 부족이 아닌 수급의 불균형 때문이다"라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근무환경을 개선하면 간호사를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의료진의 안전을 위해 감염예방 추진방안에 따른 세부계획을 마련해 시행하겠다며, 보호장구 및 감염예방용 점검도구를 배포하고, 감염 예방 컨설팅 및 자문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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