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 제품설명회에서 물 한잔 제공받지 못하는 '간호사'

"간호사도 KRPIA에 '보건의료인' 규정에 포함시켜 달라" 국민청원
다국적제약사, 최신 치료제 6시간 교육 동안 식음료 제공 불가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20-04-14 06:05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코로나19 사태에서 헌신적인 모습으로 국민들의 찬사를 받고 있는 간호사들이 제약회사들로부터 차별 대우를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가 정한 '보건전문가(의료인)'에 간호사가 제외돼 있어, 치료제 제품설명회에서 의사, 약사 등 다른 보건의료인에게는 당연히 제공되는 식음료가 간호사들에게는 제공되지 않고 있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 "치료제 제품설명회에서 물 한잔 제공받지 못하는 간호사를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보건의료인' 규정에 포함시켜 주세요"(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4F1pwb)라는 제목의 청원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간호사로 대학병원 암병동에서 근무하다 현재는 외국계 제약회사 연구개발팀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밝힌 해당 청원인은 간호사들의 실제 처우와 현실에 괴리가 발생하고 있으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제약회사에서는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했을 경우 의료인을 대상으로 치료제의 효능, 효과와 부작용 등에 대한 '제품설명회'를 진행하는데, 이때 제약회사는 의료인에게 10만원 이하에 해당하는 식사와 음료 등의 도시락을 제공할 수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 본사를 둔 다국적제약회사들은 최신 항암치료제를 국내에서 상품화하여 판매하는 과정에서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의 회원사로서 규정에 따라 활동을 하고 있다.

문제는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규정에 '보건의료전문가'가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약사, 한약사로 한정돼 있다는 점이다.

이에 제약회사에서는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에서 정한 규정에 따라 정해진 보건의료전문가에게만 식음료를 제공할 수 있어, 제품설명회에 참석한 간호사들은 어떠한 식음료도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한 제약회사가 미국 전문간호사를 초빙해 '심장질환 관련 간호사 교육'을 개최했는데, 이날 참석한 약 1,000명의 간호사들은 점심시간 포함 6시간 이상의 교육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식사는 물론 주스나 물도 제공받지 못한 것은 물론 보수 교육 시간조차 인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국내 의료법에서 '의료인'은 보건복지부장관의 면허를 받은 의사‧치과의사‧한의사‧조산사 및 간호사로 규정돼 있어,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규정과 상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청원인은 "치료제 설명회에 참석한 간호사들이 도시락에 손을 대는 순간 '죄송하지만 보건의료인이 아니기 때문에 식사를 드릴 수 없다'고 양해를 구한 뒤 제약사 직원들이 도시락을 수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가에서도 인정하는 의료인 중 전문간호사, 선임 간호사들이 식사를 빼앗기고도 애써 태연한 척 슬라이드만 보며 공부를 하고, 나머지 의사와 약사들은 식사를 하고 있는 실정이 계속되고 있다. 소위 간호사 그룹은 식사를 못하는 그룹이 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해외와 비교해도 차별이다. 외국 간호학회에서는 다국적 제약회사의 지원을 받아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치료제와 최신의학 지견에 대해 서로의 견해를 나누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이를 간호사 연간 보수교육으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원인은 호사 역시 의료인으로서 병원에서 환자와 의사의 최접점에 있기에 치료제에 대한 교육이 필요한 상황에서, 간호사에게 제품설명회 참여를 보장하면서도 식사는 제공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청원인은 "(간호사들은) 순수하게 환자 치료에 어떤 치료제가 어떤 방식으로 쓰이는지 알고자 참석한 것"이라며, 간호사 역시 '보건의료전문가'로서 치료제에 대한 이해와 교육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간호 수준은 표적항암부터, 면역치료제에 이르기까지 최신 의학, 약학을 전반적으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혈액암 치료 경험 상 간호사는 밤 새 환자의 상태를 살피고 주기적으로 치료제와 혈액제가 정확하게 공급 되도록 한다. 그로 인한 부작용은 없는지 계속해서 살피고 변화를 모니터링 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그래서 신규 간호사로 배정이 되면 질환과 치료제의 관계에 대해서 달달 외울 정도로 암기를 하고 이해를 한 상태에서 치료 환경에 임한다. 이런 것들이 환자의 치료에 직접적으로 연결이 된다는 것을 이해하고, 치료제와 예상되는 부작용과 결과에 대해 명확히 알아야 비로소 직업 의식을 갖춘 의료인으로써 거듭날 수 있을 것이고 저희 가족이 아파도 믿고 맡길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규정 '보건의료전문가'에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약사, 한약사의 규정에 간호사를 포함시켜 간호사에 대한 불평등한 대우를 개선할 것을 요청했다.

취재 결과,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의 보건의료전문가에 대한 규정은 약사법과 관련기관 규칙(복지부, 공정거래위원회)을 기반으로 마련된 것으로 확인됐다.

나아가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뿐만 아니라 제약바이오협회를 비롯한 제약업계, 그리고 보건의료전문가와 함께 일하는 모든 분야 역시 이에 부합되게 운영하고 있어,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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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호사
    정부차원의 개선이 꼭 필요합니다!
    2020-04-2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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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가는 사람11
    너무 충격적이군요! 기사 감사합니다
    2020-04-2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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