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틈타 음주운전...바이러스만큼 위험"

2개월간 음주단속 12.7% 줄고, 음주사고 22% 늘어
박민욱기자 hopewe@medipana.com 2020-04-15 18:13

최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경찰이 숨을 내뱉는 방식의 음주 감지기 사용과 일제 검문식 단속을 중단하자 단속 공백을 틈탄 음주운전이 늘고 있다. 이에 크고 작은 사고가 속출하면서 일각에선 심각한 재산과 인명피해를 일으키는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과 국민적 관심도가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 가려져 약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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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월 20일부터 3월 20일까지 두 달 동안 발생한 음주사고는 2,669건으로 지난해 2,188건 대비 22%(481건)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음주단속 건수는 1만 5,544건으로 지난해 1만 7,811건 대비 12.7%(2,267건) 줄었다.

음주운전과 사고율이 증가하자 경찰은 유흥가·식당가 주변에서 S형 코스로 차량 서행을 유도한 뒤 의심차량을 발견해 단속하는 '지그재그형 단속'이나 수시로 단속 장소를 이동하는 '점프식 이동 단속' 등을 전국에 확대 적용해 단속 강화에 나서고 있다.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석산 원장<사진>은 "술은 중추신경계 억제제로 음주자의 뇌 기능을 저하시켜 운전 사고 위험을 높인다"며 "코로나19로 많은 이들이 건강은 물론 생계까지 위협받고 있는 힘든 상황에서 음주운전은 다른 사람의 소중한 생명뿐 아니라 그의 가족도 큰 위험에 빠뜨리는 범죄”라고 말했다.

술에 포함된 알코올은 운동 능력과 평형감각, 인체의 반사 신경을 관장하는 소뇌를 손상시킨다. 이로 인해 술을 마시고 돌발 상황에 노출되면 신속한 대처가 어려워지는데, 이는 음주운전 사고가 단순 교통사고 보다 더 큰 치사율을 보이는 이유다.

지난 3월에는 상주시청 소속 공무원 A씨가 길을 건너다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차량을 몰던 운전자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을 훨씬 넘는 0.122%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술을 마시고도 사고 없이 운전을 하거나 단속에 적발되지 않은 경험이 생기면 또 다시 음주운전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최근 치열한 선거운동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전주시에서 현역 시의원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음주운전이 의심된다는 주민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의해 도로상에서 적발된 B의원의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64%로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그는 과거에도 음주운전으로 인해 소속정당에서 퇴출된 이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사랑중앙병원 김석산 원장은 "음주운전을 반복할수록 자신감이 생기고 결국 음주량이 늘어 더 큰 사고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상태에서 또다시 사고가 났을 경우 뺑소니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 매우 위험한 지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습적으로 음주운전을 한다면 단순히 교통법규 위반으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평소 알코올 문제가 있는지 의심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상습 음주운전자라면 알코올 문제를 지닐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다사랑중앙병원에서 알코올 의존증 환자 중 운전자 19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3회 이상 음주운전을 해온 상습 음주운전자가 전체의 61%(89명)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5회 이상은 21%(30명)였으며 셀 수 없이 많다고 대답한 환자는 무려 26%(38명)를 차지했다.

또한 음주운전은 난폭운전이나 보복운전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알코올의 심리적 이완 효과로 인해 술을 마셔도 충분히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등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크게 나타나 평소보다 난폭하고 대담하게 운전하기 쉽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외신들이 주목할 만큼 높은 시민의식으로 코로나19에 잘 대응해나가고 있는 것처럼 음주운전에 관해서도 성숙한 시민의식이 요구된다"며 "음주운전은 과실이 아닌 누군가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범죄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술을 입에 댔다면 절대 운전대를 잡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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