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강간·폭행에 '의사' 도마 위…개인 일탈로 쌓이는 불신

"강간, 폭행, 음주운전 의대생, 의사 되면 안돼" 국민청원 올라와
박민욱기자 hopewe@medipana.com 2020-04-23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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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사람의 병을 고쳐주는 '의사'는 직업 중 하나이지만, 과거부터 '선생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리며 사회적 리더로 인정받고 지역에서 존경받는 경우가 많다.

특히 '코로나19'라는 국가적인 신종감염병 사태를 맞이해, 일선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의료진들이 조명되면서 국민의 신뢰가 한창 높아진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일명 'N번방' 사건과 각종 강간·상해 사건에 연루된 사람이 의사 또는 예비의사라는 점이 주목받으면서 눈살이 찌푸려지고 있다.

비록 한 개인의 일탈로 치부할 수 있지만, 의사라는 직업이 주는 남다른 무게감 때문에 실망감은 더욱 커지고 있는 것.

최근 전북 소재 의과대학 본과 4학년인 A씨가 강간과 상해·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상)·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과 법원에서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들에 따라 피고인이 피해자를 때려 상해를 입히고 성폭행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전주지법 제1형사부는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장애인복지시설에 각 3년간 취업제한을 명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해 반항을 억압한 후 강간한 사안으로 범행 경위와 수단, 방법, 결과 등에 비춰 죄질이 매우 무겁다. 피고인은 강간 범행 후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피해자의 얼굴 부위를 때리고 목을 졸라 상해를 입혔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도 매우 크다"고 언급했다.

다만 "합의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성폭력 범죄로 처벌받은 적이 없는 점, 피고인 가족들이 선처를 간곡하게 탄원하는 점" 등을 종합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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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지난 22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강간, 폭행, 음주운전 의대생은 의사가 되면 안 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 하루 만에 약 4000여 명의 동의를 기록했다.

청원인은 "집행유예라는 비교적 가벼운 처벌 덕분에 성폭행씩이나 저지른 사람이 앞으로 의사가 되어 환자를 본다고 생각하면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신체적, 정신적 위협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성범죄에 대해 가벼운 처벌이 이어지면서 판결이 성범죄자를 키워낸다는 말이 나오는 요즘이다. 피해자가 합의했다니 법의 일은 거기서 끝난 것이고 이제 윤리가 등판해야 할 때이다"고 강조했다.

청원인이 주장하는 부분은 '의사 면허'가 독점적 권리가 되었다며 의학적 지식만 갖췄다고 해서 특권을 줄 수 없다는 것.

청원인은 "우리나라에서 의사 면허는 심지어 살인한 경우에도 영구박탈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이런 범죄자는 아예 의사가 되지 않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학교에서는 출교를 해주시길 바라고 혹시 무시 졸업하더라도 복지부에서는 의사국가고시 응시를 못하게 하거나 면허부여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

해당 사건이 크게 논란이 되자 이를 뒤늦게 인지한 전북대 측은 징계위원회를 연다고 밝혔지만, 국민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의대생들의 일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말에는 경희의대 1학년 남학생들이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동아리 동료 여학생 등을 주제로 성희롱성 발언을 하고 증거인멸까지 시도한 사건이 알려졌다.

또한 과거 2011년에는 고려의대생 3명이 동기 여학생을 성추행했다가 실형을 받은 바 있으며, 이중 한 명이 성균관대 의대에 새로 입학해 인턴으로 뽑혔다가 반대 여론이 일자 취소되는 사건 등이 있었다.

아울러 올해에는 서울 모 대학병원 전공의가 인턴 수련 중 수술실에서 마취된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 성추행, 성희롱하고 주변 동료에게도 평소 상습적으로 성희롱 발언을 해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이런 사건들이 발생하자 대한전공의협의회는 "현행법상 성범죄 전과가 의사가 되는 데에 법적인 제재는 없다. 현재 의료계는 비윤리적 행위를 자율 규제하는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을 시행 중이지만, 적절한 처분을 내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며, "의료인에게는 엄격한 윤리적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최근 사회적으로 공분을 일으킨 'N번방 사건'과 관련해 소아과 전공의가 "본인은 소아성애자이다"라고 소개를 하면서 가짜 N번방에 가입하려고 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격을 줬다.

이에 대한의사협회 박종혁 대변인은 "이런 사건들은 작게는 개인의 일탈이지만 의사들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안타깝다. 이런 사건을 바라보면서 의료계가 스스로 자정할 수 있도록 하는 자율징계권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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