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충격파 이겨낸 대학병원‥고대안암 vs 은평성모

서울 대학병원 최초 응급실 폐쇄, 이후 대구‧경북 지원 앞장선 고대안암병원
2주 간 운영 중단으로 타격, 이후 감염관리 강화로 신뢰 회복한 은평성모병원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20-04-27 06:08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열흘 가까이 10명 안팎으로 유지되며 다소 안정세에 들고 있다.

국민들의 자발적 노력과 의료계의 헌신으로 이룬 쾌거라는 평가 속, 앞서 코로나19로 운영을 중단했지만 선제적 감염관리 조치로 오히려 국내 코로나19 극복에 기여한 두 병원의 사례가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 소재 대학병원 중 가장 먼저 응급실을 폐쇄해야 했던 고대안암병원과 응급실을 포함해 병원 전체 운영을 2주 동안 중단해야 했던 은평성모병원이 그 주인공.

코로나19 초기, 확진 환자가 거쳐 갔다는 이유만으로 큰 손실을 감수하고 운영 중단을 선택해야 했던 두 병원은 해당 사건을 계기로 더욱 강화된 감염 관리로 전화위복을 꾀해 모범적인 방역 국가의 위상을 드높였다.

서울에서 첫 응급실 폐쇄의 충격 딛고‥대구·경북 사태에 발 벗고 나서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은 지난 2월 15일 오전 심장질환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은 한국인 남성이 원내에서 29번째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즉각 응급실 폐쇄 조치를 취했다.

해외여행력이 없고 평소 심장질환을 앓던 환자는 가슴 통증으로 응급실을 찾았으나, 응급실에서 실시한 심장검사와 흉부 X선 검사, CT 검사에서 바이러스 폐렴 의심 소견이 나와 신종 코로나 검사를 실시해 양성 판정을 받았다.

특히 응급실 단계에서 코로나19 감염을 의심하고 해당 환자를 음압병실로 격리하고, 즉각 응급실 운영을 멈추는 등 병원의 신속한 초동 대처가 코로나19의 원내전파를 막은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은 이후 29번 환자와 접촉한 응급실 의료진 36명, 당시 함께 응급실에 있었던 환자 6명은 즉시 격리 조치했고, 29번 환자의 CT촬영 이후 영상진료실을 이용한 환자 8명 역시 1인실로 입원시켜 타환자와의 접촉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

당시 병원은 응급실 외 안전하다고 판단된 외래진료와 수술 등을 정상으로 운영했지만, 미지의 병인 코로나19에 대한 공포심이 높았던 감염 초기 단계에서 고대안암병원의 응급실 폐쇄 조치는 인근 주민들에게 공포로 다가왔다.
 
▲고대안암병원 응급실 내 음압격리실 (출처-고대의료원 매거진)

다행히 폐쇄 5일 만인 19일부터 응급실 운영을 재개한 고대안암병원은 병원 내 선별진료소를 통해 철저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고, 선별진료소 대상은 아니지만 발열 혹은 호흡기증상이 있는 경우 호흡기발열진료소로 환자를 안내하는 등 정부로부터 국민안심병원을 지정받아 지역사회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 한창 코로나19 확진환자가 폭발했던 시기인 3월 20일부터는 서울시로부터 중증응급환자를 위한 중증응급진료센터로 지정돼 사전환자분류소, 음압격리 병상 5개 이상을 갖춘 '격리진료구역'을 갖춰 상급종합병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했다.

이 같은 경험을 토대로 고대의료원은 코로나19라는 전 국가적 재난사태에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서울 대학병원 최초로 대구와 경북 지역으로 가장 먼저 의료진을 파견하기에 이른다.

특히 대구·경북지역 의료현장 지원에 선봉에 나선 고대안암병원은 감염내과 손장욱 교수를 필두로 간호사 등 자원 인력과 함께 의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경주 농협연수원에 설치된 '경북·대구2 생활치료센터'로 달려갔다.

3월 초 당시 235명의 코로나19 경증 환자가 입원해 있던 생활치료센터에서 손 교수팀은 고대의료원에서 자체 개발한 '스마트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을 활용해 환자들에게 '개인건강기록(PHR)' 앱을 본인 스마트폰에 설치하도록 해 실시간으로 환자 상태를 파악해 환자 관리에 혁신성을 더했다.

이후에도 의료원은 대구‧경북 지역 코로나19지정병원인 계명대 대구동산병원과 다른 대구경북 생활치료센터 운영을 위해 의료원 산하 3개 병원으로부터 의료지원단을 모집해 파견하고, 인공호흡, 방호장비 등 의료물품을 긴급 지원에 앞장섰다.
 
▲고대의료원 코로나19 응원 유튜브 영상
 
사립대학병원임에도 전 국가적 비상사태 극복을 위해 힘을 보태고 있는 고대의료원은 최근 지역사회 상생의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모든 교직원에게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와 원내 입점 엄체에서 사용가능한 상품권을 전달하여 농가와 원내 입점 업체 고통 분담에도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고대의료원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적극 나선 데는 '사회적 의료기관'으로서 그 역할을 다 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이었다.

김영훈 고대의료원 의무부총장은 "고려대의료원은 여러 국가적 상황마다 의료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왔다"며, 고대의료원이 '사회적 의료기관'임을 강조하며, "이번 코로나19도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가 다소 잠잠해진 상황에서도 최근 고대의료원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과 소상공인을 위해 상생의 가치를 시행하고 힘을 보태기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2주 간의 병원 셧다운‥쇄신의 기회로 삼아 지역사회 신뢰 회복
 

은평성모병원은 지난 2월 20일, 병원 외주 용역업체 직원(확진 전 퇴사)으로 환자 이송을 담당하던 161번 환자가 본원 선별진료소에서 PCR 검사에서 1차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병원 전면을 폐쇄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 은평성모병원의 대처는 전반적으로 훌륭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은평성모병원은 병원 전면 폐쇄 결정 이후 전 교직원 및 재원 환자를 대상으로 확진자 접촉 이력을 확인하고 교직원 자가격리 및 출근 제한, 환자 병상 재배치 등 모든 조치를 선제적으로 시행했다.
 
병원 경영진의 정보 공개도 투명하고 발빠르게 진행됐다. 병원을 전면 폐쇄한 21일 오후 권순용 병원장과 최정현 감염관리실장이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A씨의 진료과정과 접촉 경로 등을 공개했다.
 
첫 확진자 발생 이후 병원에 있는 모든 인력, 의사 212명, 간호사 1069명, 행정 및 의료지원인력 455명, 재원환자 483명, 보호자 및 간병인 79명, 협력업체 427명 등 총 2,725명에 대한 검사를 시행한 결과 전원 음성으로 나오기도 했다.

은평성모병원은 교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방역, 동선 최소화, 재원환자 병실 재배치 등 병원 내 감염 및 지역사회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했지만, 2차, 3차 전파에 대한 우려로 운영 재개가 늦춰졌다.
 
 
병원 내 감염을 최소화한 가운데 철저한 방역을 거쳐 지난 3월 9일 진료재개한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은 지역사회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은평성모병원은 진료 재개와 동시에 일시 폐쇄 기간 불편을 겪었던 환자들을 개별적으로 안내하여 진료가 지속적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했다.

먼저 코로나 걱정 없이 진료 받을 수 있는 국민안심병원을 지정받았다. 특히 설계 단계에서부터 최신 감염관리 정책을 반영해 내원환자들의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위해 내원객 출입 및 증상 관리를 더욱 강화하고, 24시간 감염 모니터링 및 교육 등을 활성화 했다.

구체적으로 출입 동선을 정문 1층으로 단일화하고 병원 외부 출입부터 내부 진입, 진료 대기 등 이동 동선 단계별로 발열을 체크했다. 원내에서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환자가 발생될 경우 '코드 애플'(Code Apple) 대응 체계를 발효해 즉시 해당 환자를 선별진료소로 이동시키고 해당구역을 일시 폐쇄 후 방역하기로 했다.

입원이 필요한 환자 중 의심 증상이 있거나 폐렴 소견이 있는 경우 코로나19 PCR 검사 결과가 나올 때 까지 환자는 물론 보호자까지 1인 1실로 격리할 수 있는 안심병동을 마련했으며, 최신식 음압격리병상을 갖춘 확진자병동 또한 별도로 갖춰 환자를 철저히 관리했다.

또, 별도의 감염관리감시단을 구성해 외래, 병동 등 병원 전 구역에 걸쳐 24시간 감염관리 체계를 점검하고 환자 분류, 보호구 착용, 손위생 및 호흡위생, 장비 소독, 환경 및 폐기물 관리 등 현장 교육을 실시하는 중이다.

병원이 안심진료소로 운영하는 감염내과 외래의 경우 외래구역 전체에 음압시설을 갖췄으며, 국내 최초로 2중 전실을 갖춘 2개의 음압격리병상을 운영하고 있는 응급의료센터는 응급환자 중 감염 의심환자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이동식 음압기를 활용한 1개의 읍압격리병상을 추가로 설치했다. 분만실에도 이동식 음압기를 도입하는 등 진료 중 원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에 철저히 대비했다.

은평성모병원은 "지역 거점 의료기관으로서 국가적 재난을 함께 극복하기 위해 코로나 확진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의료 환경을 구축하는 등 지역사회의 건강을 책임지는 든든한 동반자로서 소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은평성모병원은 수도권 서북부 의료공백을 메우며 지역사회 거점병원으로 신뢰를 회복해 1일 외래환자가 2천 명을 상회하고, 중증 환자 치료도 정상화됐다.

지난 3월 27일 최신 음압격리병실을 활용한 30대 태국인 남성 코로나19 확진자 입원 치료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5명의 확진자 치료를 시행한 은평성모병원은 코로나19 극복에 동참하여 의료기관으로서 소명을 다하고 있다.

이 같은 은평성모병원의 노력은 가톨릭영성으로 하나된 가톨릭중앙의료원의 지원과 응원도 있었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은평성모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는 이유로 타 의료기관에서 진료받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면서, 서울성모병원이 나서서 안심진료소를 꾸려 해당 환자들을 받기로 한 것이다.

이후에도 가톨릭의료원 산하 8개 전 병원 교직원을 대상으로 의료지원 자원봉사단을 모집해 지속적으로 대구·경북으로 의료인을 파견했다.

국가적 비상사태에서 역할 나선 두 병원‥"긴장 놓치지 않는다"

코로나19라는 신종 감염병으로 나라 전체가 마비된 상황에서, 감염병 전파 초기 코로나19를 경험한 두 병원은 이를 전화위복으로 삼아 코로나19 전투에 기여할 수 있었다.

하루 1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던 우리나라가 이제는 전 세계 모범 당역국가로 칭송받는 과정에서 두 병원의 뼈 아픈 고민과 경험도 한 몫 했다.

두 병원을 포함한 사립대학병원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민이 코로나19 대응에 큰 기여가 되었던 것이다.

물론 감염병 환자가 병원을 이용했다는 이유로 짧게는 5일, 길게는 14일 간 운영을 중단하는 것이 과연 전체 의료체계에, 감염병 대응체계에 도움이 될 것이냐를 놓고는 논란이 되고 있다.

코로나19가 현재 국내에서는 안정권에 들었지만, 가까운 일본을 포함해 해외의 코로나19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 가을과 겨울에 재유행이 가능하다는 점, 아직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다는 점은 코로나19로부터 긴장을 놓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안정세 속에서 재점검을 통해 장기전에 대비해 코로나19 감염 모범국으로서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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