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포문 연 원격의료…의료계 반대 의견 고립되나?

과거 찬반 엇갈리던 여·야도 한목소리로 "원격의료 도입해야"
전경련 "규제에 막혀 중국·일본에 원격진료 뒤처져"
박민욱기자 hopewe@medipana.com 2020-04-27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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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의사단체의 반대로 수십 년 간 막혀있던 '원격의료'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포문이 열리고 있다.

2010년대 초만 해도 '원격의료'는 의사 총파업이 진행될 정도로 의사단체의 강경한 반대에 부딪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의료계 내에서도 그 필요성에 대해서 공감대가 흘러나오고 있는 것.

정부와 IT 업계 뿐만이 아니라 병원계에서 조차 "전 세계의 시대적 흐름에 뒤처지말고, 우리가 나서 이를 타파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이를 공식적으로 언급하는 것에는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올해 초 뜻하지 않은 신종감염병 사태로 한시적 전화상담과 대리처방을 허용하면서 이에 대한 논의가 다시 올라오고 있는 것.

그동안 의료계가 원격의료의 시발점이라며 '전화상담'은 지난 2월 정부가 한시적 허용을 발표 이후 활용해왔다.

이에 의사단체는 "일반환자 진료나 코로나19 진단에 오판과 오류를 낳을 수 있다"고 재차 반발하며 회원들을 대상으로 안내를 통해 정부가 발표한 사안을 보이콧할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전화상담이 막상 시행되자 병원계나 지역의사회는 이를 적극 활용해 현장과 협회의 괴리감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서울대병원 등 대형병원들은 물론, 한의계도 환자진료에 전화상담을 적극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전화 의료 서비스 이용 건수는 10만 건이 넘어섰다.

아울러 KT와 부산대병원이 VR 원격 재활훈련 솔루션 개발 협력, 메디히어와 명지병원은 원격 화상진료 실용화 추진, 인피니트헬스케어는 대구·경북지역의 병원을 대상으로 비대면 기술을 지원하는 등 관련 업계와 병원계의 협업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 원격의료 시장의 규모는 알 수 없지만, 전 세계 원격의료 시장은 매년 커져 내년에는 50조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기류에서 정계에서도 과거 원격의료를 두고 여야가 엇갈린 입장으로 대립하던 것에서 벗어나 이제는 한목소리로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지난 3월 10일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제 3정 조정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해가면서 우리도 원격의료 허용 여부를 본격적으로 고민해볼 시기가 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3월 14일 당시 자유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원격의료 등을 감염병 사태에 최적화된 사회구조를 재설계해서 국민 생활의 유연성도 재고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하며 여야에서 모두 이제는 원격의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했다.

과거 원격의료를 두고 여야의 의견이 엇갈리던 상황이 바뀐 것이다. 아울러 재계에서도 "우리나라가 규제에 막혀, 중국과 일본보다 원격진료 활용이 뒤처진다"는 해석을 내놓면서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최근 '中·日 원격의료 현황과 시사점'을 통해 중국과 일본은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원격진료를 활용해 의료진 감염방지와 진료 효율화 측면에서 효과를 보았다고 분석했다.

반면, 한국은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가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었기에 코로나19 사태로 원격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됐음에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에 전경련은 "향후 전염병 발생 등에 대응 역량을 키우고,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는 원격의료 시장에서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원격의료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는 데 있어 중국과 일본에서는 원격의료를 적극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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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알리페이, 바이두 등 총 11개 업체가 참여해 ‘신종 코로나 온라인 의사 상담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 중 최대 사용자 보유 플랫폼인 핑안굿닥터는 코로나19 이전 대비 회원 수가 10배 증가하여 총 11억 1천만 명이 이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유럽, 미국 등 중국 외 지역 확진자 급증에 따라 알리바바헬스는 해외 거주 중국인 대상으로 무료 진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일본에서는 다이아몬드프린세스호 크루즈 승객 대상으로 ‘코로나19 대응 지원센터’ 앱을 통해 원격진료를 했다. 구체적으로는 의료진 상담, 필요 약물 요청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일본 정부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의사와의 원격 상담 창구를 설치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성장하는 원격의료 시장의 기회를 잡고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원격의료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의사-환자 간 원격진료 제한 규제부터 과감히 개선해 향후 신종 전염병 출현에 대비하고 관련 시장 선점을 위한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고로 중국과 일본은 각각 2014년, 2015년부터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전면 허용했다. 특히 중국은 의료 인프라 불균형과 의료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서 원격의료를 권장하는 추세이다.

일본은 20년에 걸쳐 원격의료 규제를 점차 완화하였다. 1997년 특정 질환과 지역을 대상으로 의사-환자 간 원격진료를 허용한 것을 시작으로, 2015년에 원격의료 대상 제한을 없앴다. 2018년 부로 원격진료가 건강보험에 포함되어, 향후 일본의 원격의료 시장 성장세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의사단체는 "대면진료가 원칙이 되어야 추후 제도 논의가 가능하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의협 관계자는 "의사는 최선의 진료를 제공해야 한다는 도덕적 책무가 있는데 그걸 달성하기 위해 대면진료가 원칙이 되어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하고 원점에서부터 늘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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