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으로 전락 '안전안내문자' 醫 "둔감해져도 관심가져야"

초기 '정보전달' 역할, 중복문자로 일상 스트레스로 바뀌어
박민욱기자 hopewe@medipana.com 2020-05-14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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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갑자기 울리는 싸이렌, 그리고 뒤이어 들리는 또다른 싸이렌 소리와 진동들.

휴대폰을 확인해보니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4.24~5.6일 서울 이태원 소재 클럽, 주점 등 방문자는 증상유무 관계없이 익명검사가 가능하오니 외출을 자제하고 보건소 상담을 바랍니다'라는 안내가 뜬다.

이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정부가 전송한 '안전안내문자'로 올해 초부터 여러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신종감염병 초창기에는 국민은 이를 통해 지역 내 코로나 확진자 현황을 확인하고, 동선을 체크해 방문을 지양하면서 문자는 그야말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같은 내용의 문자가 여러부처에서 중복으로 오고,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되자 다수의 사람들이 이를 확인하기 보다는 그대로 쌓아두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를 대체할 다른 효과적인 방안을 찾지도 못한 상황에서 그야말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계륵'과 같은 신세가 되었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매일 오는 문자에 둔감해질 수는 있지만, 국민들이 관심을 놓아서는 안된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대한의사협회 박종혁 대변인은 "사회적 거리두기도 8주가 지날수록 그 효과성이 떨어지고 사람들이 지치고 방심하게 된다는 통계가 나와있다. 사람들이 안전재난 문자도 처음에는 관심있게 봤지만 이제는 문자 폭탄수준으로 오고 있기 떄문에 관성이 생겨 초반의 긴장감이 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코로나19가 사라진게 아니라 현시점에서 계속해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매일 오는 문자에 둔감해질 수는 있지만, 국민들이 관심을 놓아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정부에서 보내는 안전재난문자는 이젠 그야말로 스팸과 같이 인식되고 있다.

의료계 A관계자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월 초 긴급재난문자가 왔을때는 일일 확진자 수 증가와 동선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확인을 했다. 그러나 이제는 문자가 와도 보지도 않고 꺼버리는 등 귀찮아지고 무관심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는 같은 내용으로 문자가 여러번 오거나, 너무나도 잦은 문자로 인해 자극에 무뎌지는 효과 때문이다. 이태원 클럽발 확산 등 아직 신종감염병 사태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런 문자가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다"고 덧붙였다.

긴급재난문자는 태풍, 홍수, 폭설, 지진, 화재 등 각종 재난 발생 시 신속한 대피를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휴대전화로 보내는 긴급 문자메시지로 2017년 통합된 행정안전부가 긴급재난문자에 관련된 총괄적인 업무를 수행하며, 지진에 관한 긴급재난문자의 경우, 빠른 송출을 위해 기상청이 직접 송출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예전에는 지자체의 요청을 받아 행정안전부가 직접 발송했었지만 이제는 효율적이고 즉각적 발송을 위해 필요에 따라 지자체가 행안부의 승인 없이 직접 보낼 수 있는 권한이 2017년 주어졌다.

따라서 2017년 이후 안전재난문자라는 이름으로 산불발생 정보전달, 한파·폭염 경보, 구제역 확산 방지, 건조경보 등 기상 상황의 변화에 따른 안내와 전염병 현황을 환기시켰다.

특히 수도권 지역에는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하는데 있어 한달에 한번 정도 안내문자를 보내 국민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런 효과성 때문에 지난 2월부터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자,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

그러나 과거에는 안내 특성상 주로 환경부에서 이를 보냈지만, 이제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시청, 구청 등 휴대폰 위치기반을 토대로 휴대폰을 소지한 사람이 머무른 지역의 지자체에서 이를 송부한다. 

코로나 19 대응이 심각단계로 결상된 2월23일부터 5월 현재까지 매일 신종감염병 관련 문자가 보내지고 있으며,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3월 말에는 서울 소재 시민기준으로 하루에 최소 10개 이상의 문자를 받기도 했다.

이런 이유에서 점차 안전재난문자에 무뎌지고, 그 효과성이 반감되고 있는 것이다.

의료계 B관계자는 "안내 문자가 와도 소리나 진동이 있어 스트레스를 받았다. 인터넷을 통해 긴급재난문자 알림 소리 차단 및 안전디딤돌 앱을 검색해 이를 깔아서 이제는 보지도 않고 쌓여있다"고 언급했다.

나아가 의료계에서는 문자 내용이 불특정다수에게 보내는 만큼 유의미한 정보를 담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의협 성종호 정책이사는 "정보가 너무 많이 자주 노출되니까 둔감해진다. 따라서 메시지를 특별하게 받아드리기 보다는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렸다"며 "문자 내용도 불특정 다수에게 보내는 것이는 만큼 포괄적이고 형식적으로 보내는 것이 많으며, 일선 의료현장과 괴리가 있는 부분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예를 들어 문자를 통해 '이태원 방문자는 검사를 위해 보건소를 방문하라'고 안내하는데 실제 의료현장에서는 보건소에 과부하가 걸리면 병원으로 가라고 다시 안내를 한다. 이렇게 되면 헛걸음을 하는 환자의 불만과, 보건소와 의료기관의 업무 영역 문제로 다툼이 될 수 있다. 안내를 문자를 통해 구체적으로 했으면 좋겠지만 그렇게 하기 어렵다는 점도 이해가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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