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약속 이제야‥감염병전문병원 '속도', 중앙 감염병병원은?

문재인 대통령 공약인 중앙감염병병원 설립‥NMC 신축 이전 문제로 '답보'

원지동 이전 무산 이후‥서울시 미공병단 활용 제안에도 진전 없어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20-05-15 06:09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메르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던 중앙‧권역별 감염병전문병원 설치가 코로나19를 계기로 적극 추진되고 있다.
 

지난 2017년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2022년까지 고위험 감염병 및 원인미상 질환 대응을 위한 시설·장비·인력을 갖춘 중앙·권역별 감염병전문병원 설치'를 약속한 바 있다.

보건복지부 역시 고시 제2017-24호 제2조를 통해 국립중앙의료원을 중앙감염병병원으로 지정하고, 조선대학교병원을 호남권 감염병전문병원으로 선정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특정 유행 시기에만 환자가 발생하고, 언제 새로운 감염병이 등장할 지 예측할 수 없는 '감염병'의 특성상, 감염병전문병원은 평시에는 그 중요성을 인정받기 어려웠다. 365일 환자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메르스 이후 약 5년 간 별다른 감염병 유행 현상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감염병전문병원의 필요성도 잊혀져갔다.

국립중앙의료원은 현 서울시 중구 부지가 중앙감염병병원을 설치하기에 부적합하다는 이유로 신축 이전 이후로 일정이 미뤄졌고, 조선대학교병원 역시 당초 2021년까지로 예정됐던 정상 운영 일정이 2023년으로 미뤄진 상황이다.

그리고 2020년 신종 감염병인 코로나19의 등장과 함께 다시금 감염병전문병원의 필요성이 급부상하게 된 것이다.

지난 4월 14일에는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가 설립비 409억원 지원 계획을 갖고 중부권 또는 영남권 소재 권역 감염병전문병원 구축 참여희망기관을 공모한데 이어, 지난 14일에는 기획재정부가 감염병 대응 산업 육성 방안을 통해 감염병전문병원 추진 계획을 발표하면서 '감염병전문병원' 설립 계획이 탄력을 받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판데믹의 공포를 경험한 각 지자체들은 앞 다퉈 감염병전문병원 구축을 희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질본의 계획대로라면 호남권에는 이미 지정된 조선대병원이, 대전시, 충청남북도, 세종시를 아우를 중부권에 1개 병원, 부산, 대구‧울산시, 경상남북도를 포함한 영남권에 1개 병원 총 3개 감염병전문병원이 설치되게 된다.

인구가 가장 밀집한 서울, 경기, 인천과 강원지역의 감염병전문병원은 자연히 서울시에 위치한 국립중앙의료원의 중앙감염병병원이 그 기능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신속하게 감염병전문병원 지정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속에, 정작 이들 감염병전문병원을 비롯해 국가지정 감염병 입원치료병상을 운영하는 병원들을 관리할 감염병 사태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중앙감염병병원 설립 문제는 10년 동안 논의중인 국립중앙의료원의 신축 이전 등 문제로 인해 한발 짝을 떼지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르면 중앙감염병병원은 ▲감염병 환자 등의 진료 및 검사 ▲감염병 대응 교육 훈련 ▲신종 및 고위험 감염병 임상 연구 ▲감염병 대응 자원(병상, 시설, 인력, 장비)에 대한 관리 및 평가 ▲환자 의뢰 회송 체계 관리 운영 등의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는 중앙감염병병원으로 지정된 국립중앙의료원이 겨우 겨우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를 설치해 자문 역할을 수행하고, 중앙응급의료센터의 전원조정센터가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위한 여유 병상을 파악하고, 중증 환자 전원 및 입원을 조정하고 있다.

코로나19에서 환자 경로 추적 및 격리 등 방역 과정은 전 세계의 인정을 받을 정도로 우수했지만, 실제 코로나19 치료에 대해서는 이견이 발생하는 이유도 감염병 관리에 있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 할 중앙감염병병원의 부재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대구 경북의 집단감염 당시 병상이 부족해 중증 환자가 집에서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고, 의료진조차 보호 장구가 부족해 의료 행위 자체가 어려운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던 것이다.

3월에 대구로 파견된 한 의료인은 "대구와 경북에 집단 감염이 발생할 당시, 신종 감염병 대응에 대한 컨트롤 타워가 없다보니 의료인들의 헌신과 희생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는 기분이었다. 실제로 많은 곳에서 구멍이 생기고 이로 인해 피해를 본 환자들도 있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물론 최근 서울시에서 애초 국립중앙의료원의 신축 이전 부지인 원지동 계획이 사실상 불가능함을 인정하고, 방산동 미군 공병단 부지를 이용하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중앙감염병병원 설치에도 진전이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정작 정부에서는 전문감염병병원 지정에만 힘을 쏟으면서, 중앙감염병병원에 대해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메르스 이후로 정부도 중앙감염병병원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대통령 공약으로도 제시할 정도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감염병병원 자체가 공공의 특성이 강하다보니 재정 등의 문제 등으로 계속해서 후순위로 밀렸던 것이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코로나19에서 현재 각 지자체 공공병원 등이 감염병 전담병원으로서 감염병 전문병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은 컨트롤타워의 부재였다. 당장 코로나19 2차 유행 등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컨트롤 타워인 중앙 감염병병원에 대한 확실한 정립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나아가 병원 설립에 오랜 기간이 걸리는 만큼, 하루 빨리 중앙감염병병원 설치 계획 등을 확정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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