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메디톡신주 품목허가 취소처분의 향방과 법적 쟁점

최미연 제약회사 사내변호사(前 복지부 규제개혁법무담당관실 전문위원)
메디파나뉴스 2020-05-21 06:06
최근 메디톡신주와 관련된 검찰의 기소 및 식약처의 잠정 제조·판매중지 조치가 많은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사건은 얼마 전에 있었던 인보사 사태와도 비교되어 보다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많은 기사나 뉴스를 살펴보아도 이에 대한 법률적인 쟁점에 대한 설명이 존재하지 않거나, 설혹 언급되더라도 그 내용이 명확하지 않아 기존의 기사들만으로는 앞으로 이 문제와 관련된 법적 다툼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예측하기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식약처의 보도자료 등에 나타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문제되는 법률적 쟁점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식약처의 보도자료와 관련 기사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메디톡신주 제조사의 무허가 원액 사용 행위, 원액 및 역가 조작을 통한 국가출하승인 취득 행위, 허가 내용 및 원액의 허용 기준을 위반해서 제품을 제조, 판매한 행위에 대한 검찰의 기소를 근거로 식약처에서는 해당 의약품의 품목허가 취소 절차를 진행 중이며, 이와 함께 잠정적인 제조·판매 중지를 명령한 바 있다.
 
이에 메디톡신주 제조사는 식약처의 잠정 제조·판매 중지 명령에 대해 취소소송을 제기함과 동시에 집행정지를 신청하였고, 법원은 이 중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기각결정을 한 바 있다.
 
제조사는 이러한 법원의 기각결정에 대해 항고하여 아직 집행정지 여부에 대한 다툼이 계속되고 있다. 또한 품목허가 취소처분을 함에 있어 거쳐야 하는 선행절차인 약사법 제77조에 따른 청문 절차가 이달 22일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식약처의 잠정 제조·판매중지 명령의 근거법령은 약사법 제62조 제2호와 제3, 71조이고, 해당 명령은 약사법 제76조 제1항 제3호에 근거한 품목허가 취소 절차의 사전 조치의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식약처의 이와 같은 처분을 둘러싸고 메디톡신주 제조사에서는 허가 이후 자료가 조작되었다는 등의 사실이 있더라도 현재 제품과 관련해서는 조작 사실 등이 없어 약사법 제71조의 공중위생상의 위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과거 자료 조작, 무허가원액 사용 등 위법행위가 존재했던 사실 자체가 품목허가 취소사유이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의 위법행위가 존재하는지는 고려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위와 같이 상반되는 입장에 대해 법적으로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식약처의 잠정 제조·판매 중지 명령은 품목허가 취소를 전제로 이루어진 사전 예방적 조치라 할 수 있기 때문에 두 처분을 따로 떼어 판단할 수는 없다.
 
즉 결국 다툼의 대상이 되는 것은 품목허가 취소처분이 될 것이기 때문에, 품목허가 취소의 행정법적 의미를 중심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수익적 행정행위인 의약품의 품목허가는 의약품을 제조·판매할 수 있는 자격과 권한을 일정 요건을 갖춘 자에게 부여하는데, 만약 잠정 제조·판매중지 명령을 다투는 도중 메디톡신주에 대한 품목허가가 취소된다면 결국 해당 제품은 당연히 제조·판매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식약처의 보도자료와 같이 메디톡신주 제조사의 무허가 원액 사용 행위, 원액 및 역가 조작을 통한 국가출하승인 취득 행위, 허가 내용 및 원액의 허용 기준을 위반해서 제품을 제조, 판매한 행위가 존재한다면, 이는 약사법 제62조 제2호와 제76조 제1항 제3호 및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별표8]의 행정처분의 기준에 근거하여 품목허가 취소가 가능하다.
 
다만 품목허가를 취소함에 있어서 재량권의 일탈·남용의 여지가 존재할 수 있는데, 이 경우 법익의 비교교량, 즉 취소로 인한 당사자의 불이익(기득권과 신뢰 등의 침해)과 공익상 취소의 필요성을 비교하여 공익상 필요가 당사자의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한 경우에 취소할 수 있다.
 
그런데 위와 같이 의약품에 대한 처분에 있어서 비교교량을 해야 하는 경우에 법원이 어떤 시각을 가지는지 여부는 2008년도에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조작과 관련된 의약품 회수·폐기명령에 관한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88628 사건)를 보면 그 기준을 짐작할 수 있다.
 
당시 1심과 2심에서는 시험자료 조작이 경미하고 원고의 귀책사유가 상당히 작다는 등의 이유로 회수폐기명령이 재량의 일탈·남용이라는 이유로 생동시험을 조작하였던 원고 회사가 승소하였으나, 대법원에서 결과가 뒤집혀 최종적으로는 피고인 식약처가 승소하였다.
 
대법원은 의약품이 국민의 생명, 건강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어서 안전성과 유효성의 확보가 중요하므로 국민 보건을 위한 처분의 경우 다른 분야의 처분보다 엄격한 기준이 요구된다고 하였다.
 
또한 시험자료 조작은 그 자체로 비윤리적인 사위의 방법에 해당해 비난가능성이 크고, 결과적으로 시험기준을 충족하더라도 이를 용인하게 되면 안전성·유효성이 보증되지 않는 의약품 유통을 방치하는 결과라고 보아 해당 회수폐기명령을 적법하다고 판시하였다.
 
결국 이번 사건에서 식약처의 품목허가 취소처분이 이루어진다면 위와 같은 대법원의 논리에 의해 판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향후 법원에서는 세부적인 사실관계 즉, 조작된 자료가 있다면 조작의 정도 등 위법행위의 정도와 기간, 국민보건상 위해의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품목허가 취소의 공익과 품목허가 취소로 인한 사기업의 손해를 비교·교량하는 판단을 하게 될 것이다.
 
|기고| 최미연 제약회사 사내변호사
 
-사법시험 제55회 합격
-사법연수원 제45기 수료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고려대 대학원 행정법 석사과정
-前 보건복지부 규제개혁법무담당관실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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