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병 전문병원 유치‥지역 간 경쟁 '과열' 우려

중부권 4개 병원, 영남권 7개 병원 신청‥공공의 역할 강한 '감염병 병원' 제대로 운영할 병원 지정돼야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20-05-26 06:09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정부가 빠른 속도로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을 추진하면서 각 지자체들의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정부가 공모를 한 중부권에는 4개 병원이, 영남권에는 7개 병원이 유치신청을 한 것으로 나타나 지역 간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공공의 역할이 큰 '감염병 전문병원'을 제대로 운영할 적임자를 정할 수 있을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지난 4월 14일 질병관리본부는 설립비 409억원 지원 계획을 갖고 중부권 또는 영남권 소재 권역 감염병전문병원 구축 참여희망기관을 공모했다.

이에 따라 현재 중부권에는 대전시의 충남대병원, 충남도의 순천향대 천안병원, 단국대병원, 충북도의 충북대병원이 각각 감염병 전문병원 사업자로 유치전에 뛰어들어 4파전 양상이 됐다.

영남권의 경쟁은 더 치열하다. 대구에서는 칠곡 경북대병원과 영남대병원, 계명대 대구 동산병원 그리고 대구 가톨릭대병원이 공모에 참여했고, 부산에선 삼육부산병원, 경남에선 양산부산대병원과 창원 경상대병원이 신청해 총 7개의 병원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대구시는 대구에 위치한 병원이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지자체 차원에서의 지원사격도 약속하고 있다. 지역의 병원이 선정될 경우 음압병실 추가비용 등에 최대 120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지자체 간에 감염병 전문병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 감염병 환자만을 진료하는 감염병 전문병원이 제대로 지정되어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정부는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제8조의2(감염병병원)를 통해 감염병의 연구ㆍ예방, 전문가 양성 및 교육, 환자의 진료 및 치료 등을 위한 시설, 인력 및 연구능력을 갖춘 감염병전문병원 또는 감염병연구병원을 설립하거나 지정하여 운영하기로 했다.

이후 보건복지부는 국립중앙의료원을 중앙감염병병원으로 지정하고, 권역에는 호남권의 조선대병원을 유일한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지정한 바 있다.

하지만 국립중앙의료원 신축 이전 문제로 중앙감염병병원 설립 및 운영은 계속해서 미뤄졌고, 호남권의 조선대병원 역시 애초 2021년으로 예정됐던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이 재정 및 인력 등의 이유로 연기돼 현재 2023년까지 늦춰진 상황이다.

감염병 환자 등의 진료 및 검사, 감염병 대응 교육 훈련 신종 및 고위험 감염병 임상 연구, 감염병 대응 자원에 대한 관리 및 평가, 환자 의뢰 회송 체계 관리 운영 및 각종 관리 연구를 수행해야 할 중앙감염병병원 및 음압격리실 등 감염병 환자를 전문으로 수용할 수 있는 감염병 전문병원의 부재는 코로나19 사태에서 큰 혼돈을 야기한 것이 사실이다.

뒤늦게 정부도 중앙감염병병원 역할의 필요성을 느끼고 하반기 2차 대규모 환자 발생 등을 대비해 국립중앙의료원이 실질적 중앙감염병병원으로 역할을 상시화할 수 있도록 하고, 서울시와의 협력을 통해 미공병단 부지를 활용해 중앙감염병병원 설립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감염병 병원이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된 배경에는 감염병 전문병원이 어쩔 수 없는 수익 창출분야가 아니라는 점이 크다.
 
메르스 사태와 마찬가지로 감염병 환자들은 일시 집단으로 환자가 발생했다가, 유행이 끝나면 일시에 환자들이 사라지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시 병상을 비워둬야 하지만, 그로 인한 손실을 메울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양상은 권역외상센터에서도 반복됐다. 전국 각 지자체는 정부의 권역외상센터 설립 공모에 뛰어들어 정부 지원금을 받고 센터를 세웠지만, 막상 이를 운영하는 병원들은 중증 외상 환자만을 위해 병상을 비워두고, 외상환자만을 위한 외상전담인력을 상시 유지하는 데 적자를 면치 못해 병원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일부 권역외상센터 운영 병원들은 센터 운영으로 인해 적자에 시달리다, 결국 외상전담인력 및 외상센터 병상을 다른 환자들을 위해 활용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에서 지자체와 병원들이 감염병 전문 병원의 필요성에 관심을 갖고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은 환영이나, 정말 손실을 감수할 각오가 있는 건지 걱정도 된다. 감염병 전문병원은 공공의 성격이 강한 만큼, 향후 코로나19가 잦아든 후에도 감염병에 대해 지속해서 연구하고 언제 올지 모르는 제2의 코로나19를 위해 준비할 수 있는 각오가 된 병원이 지정되어 제 역할을 수행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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