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감염병에 취약했던 요양병원, 코로나 이겨낸 비결은?

정부와 요양병협 발빠른 대처로 방역에 성공‥직원·간병인·신환 관리에 철저
요양병협, "요양병원 차별정책 개선 통해 뉴노멀 시대 요양병원 역할 고민"
조운기자 goodnews@medipana.com 2020-05-28 12:00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65세 이상 기저질환자에게서 높은 치명률을 보이고 있는 코로나19로 요양병원 및 시설에 대한 관리가 전 세계 방역의 가장 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던 2월, 일부 요양병원에서 감염 사례가 발생해 대규모 집단 감염 및 2차 감염이 우려되는 오싹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정부의 발 빠른 방역 대책과 요양병원들의 협조가 빛을 발하며, 현재까지 해외에서 발생한 요양병원 및 시설 내 대규모 집단 감염 및 집단 사망 사건과 같은 극심한 사례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요양병원이 이처럼 큰 위기를 겪지 않은 비결을 살펴봤다.
 

요양병원 1,674개 중 25개 병원, 390명 환자·직원 발생

우리나라 요양병원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지난 2월 23일. 대구 A요양병원 사회복지사 1명이 요양병원 첫 확진자로 발생한 이후, 2월 24일 부산 B요양병원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해당 요양병원이 첫 코호트 격리에 들어갔다.

현재까지 요양병원 1,674개 병원 중 25개 병원에서 1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총 390명의 환자와 직원이 양성판정을 받았으며, 코호트 격리는 3개의 병원에서 시행되어 현재는 모두 해제됐다.

감염 양상을 살펴보면, 집단발생이 일어난 병원은 대구와 경북지역의 5개병원이며 직원을 통한 지역사회로부터의 감염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2월 대구와 경북 신천지 신자를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 사태로 일부 요양병원에서도 집단 감염 사례가 발생했지만, 초기 대응에 성공하면서 재차 대규모 감염이 발생한 사례는 없다.

요양병원 '감염병 온상' 낙인 막기 위한 대한요양병원협회의 노력
 

이처럼 국내 요양병원들이 해외와 비교해 코로나19 감염에 다른 양상을 보인 것은 대한요양병원협회(이하 요양병협)의 발 빠른 대처 때문이 컸다.

요양병협은 올해 1월 말 중국 우한폐렴 발생으로 인해 첫 국내 확진자가 나온 후 전체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감염예방활동에 대한 요양병원의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정부와 지자체, 병원협회에서 나온 자료를 팩스와 이메일, 홈페이지와 카카오톡 플러스를 통해 공지해왔다.

특히 요양병원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기 시작한 지난 2월 25일부터는 회장단과 시도회장을 중심으로 지회현황을 파악하고, 실시간 정보 전달, 긴급상황 발생 시 긴급대응팀을 가동하기 위해 ‘요양병원 코로나19 대응본부’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이 대응본부를 통해 요양병협은 일선 요양병원의 애로와 건의사항을 취합하여 병협을 통해 중수본과 방대본에 전달하고 있고, 실제로 많은 부분의 건의가 정부 지원 대책에 포함되기도 했다.

또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방안과, 발생 시에도 집단감염을 막고 최소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요양병원 대응매뉴얼'을 발간해 배포했고, 지난 5월 8일에는 2차 대응매뉴얼을 수정해 배포했다.

'감염예방' 최우선으로‥요양병원 감염병 차단 나서
 

요양병원들은 코로나19 사태에서 1차 목표를 '감염예방'으로 잡고, 위생관리와 감염예방활동에 철저히 하며 어쩔 수 없이 발생할 수 있는 감염에 대해 확산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 등을 세워 시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 종사자 및 환자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 전 종사자와 환자의 발열 체크 및 동선관리 ▲인원 및 시설통제 ▲정기적인 환기 및 소독, 방역관리를 기본지침으로 하여 감염예방활동 등에 철저히 해 나가고 있다.

요양병원에 감염병이 전파되는 이유는 외부 출입이 가능한 직원 및 외부인, 신환 두 가지 경로이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한 노력이 분주히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병원에 종사하는 직원과 협력업체 직원에 대한 발열체크 및 동선관리, 간병인에 대한 관리에 나아가 방문객의 통제와 보호자 면회제한을 실시하고 있다.

간병인의 경우 중국간병인이 전체 간병인력의 50%를 넘고, 협력업체 직원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병원에서 검사를 실시하고 교육을 시키는 데 애로가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발생 초기 간병인에 대한 코로나19 검사 시행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면서, 정부에서도 신규 간병인의 PCR 검사를 의무화하고 해당 비용을 지자체에서 부담하도록 해 관리되고 있다.
 

또 다른 애로사항은 보호자 면회제한이다. 행정명령에 따라 면회가 통제되고 있지만, 환자와 보호자들의 민원이 자주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요양병원들은 가능한 전화나 화상통화를 통해 면회를 실시하며, 입원 시 그리고 임종을 앞둔 경우의 특수한 경우에는 주 보호자만 방문하게 하여 직원이 동행하여 면회실에서 환자와 2M 거리를 두고 면회시간도 20분 이내로 진행하게 하고 있다.

일부 병원에서는 야외에 비닐 가림막을 사용하고 환자와 보호자의 동선을 달리해서 비닐막을 사이에 두고 면회를 시행하고 있으며 감염예방측면이나 보호자의 만족도부분에서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면회완화의 기본가이드 지침을 준비하고 있다.

외부 감염병 차단을 위해 또 중요한 것은 신환에 대한 관리다.

요양병원 입원 시 무증상의 경우에도 코로나19 검사가 의무화되고, 정부도 검사비의 50%를 수가로 인정해주는 등 지원함에 따라 모든 신환은 코로나19 검사를 통해 관리되고 있다.

하지만 요양병원은 자체적으로 PCR 검사를 할 수 없기에 결과가 나오는데 하루 정도 시간이 걸린다. 이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격리실에 입원해야 하지만, 이에 대한 수가는 아직까지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어 정부에 요청 중이다.

이러한 노력 속에 지난 5월 초 수도권 요양병원 전 직원과 환자 6,544명을 대상으로 한 풀링검사에서 전원 음성 판정이 나왔다.

위기 타고 남은 요양병원, 뉴노멀 시대 새로운 요양병원 기대
 
▲손덕현 대한요양병원협회 회장

요양병협의 수장인 손덕현 회장 역시, 본인이 운영하는 울산 이손요양병원에 지난 2월 26일 직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코로나19의 위기를 겪어야 했다.

하지만 확진자 발생 인지 시점에서 자발적으로 코호트 격리를 시행하고, 일찍부터 모범적으로 감염관리를 실시한 덕분에 이손요양병원은 2차 감염자를 단 한 명도 배출하지 않은 채 코로나19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이제 손덕현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새로운 패러다임, 뉴노멀(New Normal)시대의 요양병원의 모습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지난 26일 열린 대한요양병원협회 학술대회에서 손덕현 회장은 당장 요양병원 코로나19 대응 위한 ▲요양병원 격리실 입원료 체감제 적용 개선 ▲suction tip 등 1회용 재료대 수가산정 ▲신규 입사직원의 코로나19 진단검사 지원 ▲요양병원 감염예방관리료 수가 기준 마련 등 요양병원 차별 대책들을 개선하고, 이에 더해 요양병원계의 숙원사업인 ▲간병급여화를 요구했다.

손덕현 회장은 "현재 요양병원의 간병인력은 내국인이 간병업무를 꺼려하여 중국인이 다수 활동하고 있으나 현 제도에서는 중국인 등 간병사의 관리 및 인력실태가 파악이 되지 않고 있어,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당국도 현황파악에 애로사항이 있었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간병인이 제도권으로 들어오게 되면 관리감독이 가능하고 고용현황 등이 파악되어 수급 문제 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간 '감염병의 온상'이라는 오명까지 써야했던 요양병원이 코로나19를 통해 '감염 예방'을 최우선으로 두며 실제로 철저한 관리에 성공하면서, 그간 다소 위축됐던 요양병원들이 뉴노멀 시대에 적절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는 목소리다.

나아가 손 회장은 요양병원에게도 "지금까지 요양병원이 노인의료를 담당해 왔지만 우리의 역할에 대해 국민들로부터 많은 신뢰를 얻지 못한 부분이 많다. 그것은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는 것이다. 요양병원의 장점도 많지만 부족한 부분을 차근차근 채워나가는 작업이 지금부터 필요하다. 이를 통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요양병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위기는 곧 기회다’란 말처럼 어려운 시기를 기회로 만드는 우리의 작은 노력들이 함께 하여 대한민국의 노인의료를 굳건히 지키는 파수꾼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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